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20 화. 선견지명은 예지능력인가.

서 휴 2023. 7. 14. 17:15

 220 선견지명은 예지능력인가.

 

백리해(百里奚)는 일어나 현관(玄關)에 나가보니, 어젯밤처럼

닫혀있었으므로,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나아가 주변을 살펴본다.

 

        이건 행운이 찾아온다는 것일까?

        새로운 시련이 다가온다는 것일까?

 

사람은 앞날을 예측하며 살아가기가 참으로 어려운 일이며앞날을

미리 내다보며 판단하는 총명함을 선견지명(先見之明이라 한다.

 

        선견지명(先見之明)

        먼저 선(). 볼 견(). 갈지(). 밝을 명()으로

        앞을 내다볼 수 있다면 앞으로가 밝아진다.

 

        한서(漢書)의 열전(列傳곽광김일제전(藿光金日磾传)

        () 38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선견지명(先見之明)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앞날을 예측하여 나라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승리하는

방법을 예측할 수 있기에혼란한 춘추시대(春秋時代)에는 앞을

내다보는 안목을 가진 훌륭한 인재가 더욱 절실히 필요하던 때였다.

 

진목공(秦穆公)이 많은 세작을 풀어내자흩어진 세작(細作)들은

(나라 곳곳에서 모두 열심히 백리해(百里奚)를 찾아다녔다.

 

        백리해(百里奚)를 찾는다 하였소?

        그렇습니다좀 알려 주십시오.

 

        소를 너무 잘 키우는 사람으로서

        초성왕의 마음에든 사람은 그 사람뿐이오.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겠소이까?

        허 어어서 동해(東海목장으로 가보시오.

        동해 목장에서 말을 키우고 있을 거요

 

백리해(百里奚)는 초()의 완성(宛城)에서 소를 키웠던 인물로는

전설적인 인사가 되어있었으므로 가장 쉬운 곳에서 금방 찾아졌다.

 

        백리해(百里奚라는 사람이 완성(宛城)에서

        소를 기르다가 초성왕(楚成王)에게 발탁되어,

 

        지금은 동해 목장에서 말을 키우며

        제일 높은 목사(牧師)로 있다고 합니다.

 

세작(細作들의 보고가 연이어 올라오자(나라에서는 조례가

열리게 되며백리해(百里奚)를 데려오고자 작전 회의를 열게 되었다.

 

        (나라의 동해 목장이라면 커다란 말 목장인데,

        그 책임자라면 데려오기가 쉬운 일이 아닐 것이오

 

        후한 예물을 보내어 데려와야 하지 않겠소.

        주공그렇게 찾으려 하시면 백리해(百里奚)

        영영 데려올 수가 없게 되나이다.

 

        무슨 까닭으로 그런 말을 하오?

        무슨 까닭인지 공손지(公孫枝)는 어서 말해 보시 오

 

        (나라는 백리해(百里奚)의 뛰어남을 아직 모르고

        그저 소나 말을 키우는 사람으로만 알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귀한 예물을 보내시면 어찌 되겠나이까?

        어떤 인물이기에 이토록 많은 값을 치르고

        데려가려 하는가 하고 의심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백리해百里奚 살펴보고그의 인품을 알게 되면

        초나라는 자신들이 등용하려 내어주지 않을 것입니다.

 

        으음, 그도 옳은 말이오어찌하면 좋겠소?

        주공차라리도망친 종놈의 죄를 묻겠다고 하십시오

 

        지난날 포숙아(鮑叔牙)가 노(나라에서

        관중(管仲)을 빼낼 때의 계책으로

        종놈을 잡아가 죄를 묻겠다하시는 겁니다

 

        헐값을 주어 그를 사겠다하는 것이지요.

        헐값으로 사람을 사다니 무슨 말인가?

        그래도 몸값은 치러야 하지 않겠는가?

 

        염소 가죽 다섯 장이면 충분합니다.

        염소 가죽 다섯 장으로 사람을 산다고.

        하하하그리싼값으로 되겠는가?

 

        좋소공손지(公孫枝)는 초(나라에 가서

        백리해(百里奚)를 꼭 데리고 오도록 하시오

 

공손지(公孫枝)는 초(나라 도성인 영성(郢城)으로 찾아가

초성왕(楚成王)에게 정중히 인사 올리며 찾아온 뜻을 밝히게 된다.

 

        그대는 어찌하여 이 먼 초(나라까지 찾아왔는가?

        (나라의 노비 중에 큰 사고를 치고 도망친

        백리해란자가 이곳 초(나라에 숨어 살고 있습니다.

 

        우리 주공께서는 그를 붙잡아 죄를 묻으려 하오니

        그를 찾아주시기를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공손지(公孫枝)가 염소 가죽 다섯 장을 내놓고꼭 찾아 달라면서

정중하게 부탁하고 나가자초성왕(楚成王)은 신료들에게 묻게 된다.

 

        백리해가 누구이며 어디서 찾을 수가 있겠는가?

        왕이시여그자는 동해 목장에서 말을 키우고 있습니다.

 

        내가 동해 목장으로 보낸 그자를 말하는가?

        그러하옵니다지금 목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자는 성실하고 선량한 자가 아닌가.

        (나라가 찾을 만큼 큰 죄를 저지를

        사람 같아 보이지 않던데허 참

 

        왕이시여사람은 겉으로 봐선 잘 모르오며

        성실하고 착하게 보이는 사람일수록

        큰 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사옵니다.

 

        그대 공손지(公孫枝)에게 물어보겠소.

        그 사람은 본시 우(나라 사람이라 하던데

        어찌하여 진(나라의 노비가 되었단 말인가?

 

        왕이시여, (나라 사람은 맞습니다. 하오나

        (나라의 잉신(媵臣)으로 뽑혀 (나라로 오다가

 

        귀한 폐백(幣帛)을 훔치고사람까지 죽인 자이므로

        (나라에서도 계속 찾고 있나이다.

 

        말을 키우는 걸 보아 유능한 사람 같던데

        어찌도둑질할 수가 있단 말인가?

 

        왕이시여유능하다고 다 좋은 사람은 아닙니다.

        도둑질하고 사람까지 죽였다 하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만일유사시에 말들을 끌고 멀리 도망가는

        사고를 저지른다면, 그때는 어쩌시려 하시나이까?

 

        도둑놈 하나로 진()과 진(두 나라와 등을 질

        필요가 없사오니 내어주심이 마땅하옵니다!

 

초성왕은 신료들의 말에 따라 백리해를 내어주기로 했는바

한 떼의 초(나라 군사들이 동해 목장에 나타나 백리해를

갑자기 묶어버리며 함거(轞車)에 실으려 한다.

 

       동해 목장이 술렁거리며 사람들이 모여들어 

       백리해(百里奚) 죽을 죄를 지은 사람이란 걸 듣고는,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며

       웅성거리기도 한다.

 

오랫동안 그를 믿고 따르며 정이든 목부(牧夫들이 모여들어서는

그럴 리가 없다며모두 슬퍼하고 울기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여보시오투진(鬪軫장수.

        나는 동해 목장의 장수 팽손(彭孫)이오.

 

        어떻게 된 거요?

        백리해(百里奚)가 사람을 죽여 잡아가는 것이오

 

백리해(百里奚)와 많은 정이 들었던 장수 팽손(彭孫)이 뭔가 이상한

걸 느꼈으나별수 없이 백리해(百里奚)를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팽손(彭孫장수님. 제가 목사(牧師임을 따라가겠습니다.

        죽을 사람을 따라가 어쩌자는 것이냐?

        돌아가시면 시신이라도 묻어드리겠습니다

 

        여보시오투진(鬪軫장수.

        예까지 오시느라 수고하였소만

        이 젊은 목부 성희(成僖)를 따라가게 해주시오?

 

성희(成僖)는 장수 팽손(彭孫)의 도움으로 백리해를 따라가게 되자

성희(成僖)는 좋은 말 한 필을 끌고 와서 함거(轞車)를 인솔하는

투진(鬪軫장수에게 주려 하였으나, 그는 받지 못하고 망설인다.

 

        여보시오투진(鬪軫장수.

        이 말은 잘 훈련된 귀한 명마요.

        주저 말고 받아도 괜찮소이다!

 

        정말 받아도 되겠습니까?

        팽손(彭孫장수고맙게 받겠습니다.

 

팽손(彭孫)이 받도록 권하니, 장수 투진(鬪軫)은 너무나 좋아했으며

성희(成僖)는 다른 말 한 필에 짐을 실어 부지런히 따라가게 된다.

 

성희는 열심히 따라가며 투진(鬪軫장수와 군사들의 궂은일을

도맡아 해주며식사 시간이 되면모두에게 정성껏 음식을

대접하고, 백리해에게도 적지 않은 요기(療飢)를 하게 만든다.

 

        잠을 잘 시간이면백리해가 조금이라도

        편하도록 군사들에게 부탁하였다.

 

        열흘이나 넘게 지나자, 마침내 완성(宛城)에 가까이

        오게 되며, 해가 질 무렵이 되자,

        외딸은 한 객잔(客棧)을 만나게 되었다.

 

객잔(客棧)은 음식과 술을 팔며 여관처럼 잠을 재워주는 곳이므로,

성희(成僖)가 장수 투진(鬪軫)에게 간청을 하게 된다.

 

        예까지 오시느라 너무나 수고가 많으셨사옵니다.

        오늘 밤은 이 객잔(客棧)에서 노독(路毒)을 푸시고

        내일 아침에 떠나시면 어떨는지요?

 

        장수임객잔(客棧)의 비용은 모두 성희(成僖)

        해결하겠다고 합니다.

 

        죄인의 경계는 저희가 책임지고 지켜내겠사오니

        장수께서는 조금이라도 노독(路毒)을 푸시고

        내일 아침에 떠나심이 좋으리라 봅니다.

 

        성희(成僖너는 무슨 돈으로 이렇게 베푸느냐.

        투진(鬪軫장수님.

        옛날 완성(宛城성주님이 수고하였다며,

        떠날 때 주신 여비를 조금 남겨 쓰고 있습니다.

 

        죄인이 완성(宛城)에서 소 키웠던 일은 나도 안다.

        너는 이렇게 매번 호의를 베푸는데

        혹여무슨 부탁할 일이라도 있는 것이냐.

 

        그렇사옵니다한 가지 소원이 있습니다.

        그래 말하여 보아라.

 

 221 사람의 진가가 나타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