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24 화. 섣부르게 전쟁을 일으키는가.

서 휴 2023. 5. 26. 15:08

      36. 시험대에 오르는 관중

 

124 . 섣부르게 전쟁을 일으키는가.

 

제환공은 관중의 부국강병책을 자세히 듣게 나자, 크게 감동을

받아 재상(宰相)의 벼슬을 내렸으며, () 나라에서 걷는 일

치의 세금 총액 중에서 1할만큼의 봉록(俸祿)을 주기로 했다.

 

        그리고 관중이 천거한 공손 습붕(隰朋)

        비롯하여 다섯 사람을 그 벼슬에 임명하며,

        각기 자기의 맡은 직무에 힘쓰도록 하였다.

 

또한, 성문 위에 방()을 걸어 부국강병(富國强兵)의 계책을

올리는 자에게는 모두 등용하거나 상을 주겠다고 널리 공표했다.

 

       이에 제나라 백성들은 군주인 제환공과 조정의 신료들을

       믿게 되면서, () 나라가 급속도로 안정을 찾아가며

       백성의 살림살이는 태공망 시절보다 더한층 부유해지기

       시작했다고 하였다.

 

사마천의 사기 중에 화식열전(貨殖列傳)이 있다. 화식(貨殖)

재산을 불려 나간다는 용어이며, 여기에는 춘추시대부터 한()

나라 초기까지 재산을 늘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산동반도를 봉토로 받아 제()를 일으킨 강태공(姜太公)

       부녀자의 일을 장려하여 옷감을 짜게 하였으며,

 

       바닷가에서는 많은 소금을 만들어 천하에 유통하고 또한,

       공업을 일으켜 제() 나라를 부강하게 만든 전례가 있다.

 

       이로 보아 관중(管仲) 부국강병책은 강태공(姜太公)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자 제환공(齊桓公)은 관중(管仲)에게 자기

성정(性情)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며 의논하게 된다.

 

      과인은 불행하게도 사냥과 여자를 좋아하는

      성정(性情)을 가지고 있는바,

 

      이것이 나라를 다스리고 패업(覇業)을 이루는데

      혹여 해()가 되지는 않겠소이까?.

 

      주공, 그와 같은 성정(性情)은 해가 되지 않나이다.

      그렇다면 어떤 성정(性情)이 해가 됩니까?

      주군께서는 들어보시옵소서

 

관중(管仲)은 나라를 다스리고 패업(覇業)을 이루는데 군주로서

갖춰야 할 성품과 인품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현자(賢者)를 몰라보는 것이 해가 되고

       현자(賢者)를 알고도 쓰지 않으면 해가 되며

       현자(賢者)를 데려다 쓰면서 믿지 않으면 해가 되나이다.

       

       또한, 믿으면서 소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시면

       반드시 해가 따라오게 되나이다.

 

       으흠모두 절절히 옳은 말이오

       이 모두 명심(銘心)하겠소이다.

 

관중(管仲)은 군주로서 훌륭한 인재를 등용하여 쓰려 한다면, 군주

자신부터 훌륭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여 말하였다.

 

       이번 인사에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하나 있소?

       주군께서는 말씀하여 보시옵소서

       주공, 무엇이나이까?

 

       이번 주요 인사에서 죽마고우(竹馬故友)이며

       목숨까지 구해주면서 재상에까지 천거한

       포숙아(鮑叔牙)를 어찌하여 빼 논 것이오?

 

       포숙아(鮑叔牙)의 능력을 믿지 못하는 것이오?

       아무래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소!

 

       주군께서는 좋은 지적을 하셨나이다.

       포숙아(鮑叔牙)는 당연히 요직에 있어야 하오나?

 

       주공, 정해진 법()과 예()에 따라 개혁법(改革法)을

       만들어야 할 사람도 필요한 것이며

 

       그 개혁법(改革法)이 정해지면, 개혁(改革)

       집행할 실천자(實踐者)를 뽑아야 합니다.

 

       그에는 포숙아(鮑叔牙) 만한 사람이 없을 것이옵니다.

       허허, 그리 깊은 뜻이 들어있었소

 

포숙아(鮑叔牙)는 죽마고우인 관중(管仲)의 능력을 먼저 알아보고

작은 실수를 감싸주며, 자기가 먼저 잘되려 하는 욕심과 시기심을

버리고, 친구를 믿고 천거하여 끝까지 우정을 지켜나갔다.

 

      개혁법(改革法)을 잘 지켜낼 포숙아(鮑叔牙)와 

      그를 인정하고 믿는 제환공(齊桓公)과 또한 관중(管仲),

 

       이 세 사람의 큰마음은 개혁법을 시행하여 민생안정을

       끌어내며, () 나라의 세력을 크게 넓혀 나가면서

 

       () 나라의 수많은 제후국 중에 경제와 군사력에서

       먼저 앞서나가는 천하의 패권(覇權) 국가를 이루어

       내기로 약속하며 만들어 내기로 하였다.

 

제환공(齊桓公)은 관중(管仲)의 뜻을 모두 이해하며 믿게 되어

조정의 백관들을 불러 모아 조례에서 다음과 같이 명령한다.

 

       지금부터 관중(管仲)은 중보(仲父)가 되었소

       누구도 관이오(管夷吾), 이름으로 부르지 말고

       지금부터는 중보(仲父) 라 부르시오

 

       나라의 모든 큰일은 먼저 중보(仲父)에게 고하고

       그리하고 난 후에 과인에게 알리도록 하시오.

 

       그 밖의 모든 일은 중부(仲父)의 결심을 받아

       맡은 바 임무를 다하도록 하시오

 

제환공(齊桓公)은 옛날 주문왕(周文王)이 강태공(姜太公)을 부를

 상보(尙父)라 불렀듯이, 중보(仲父) 라고 높여 부르게 하였다.

 

중보(仲父)라 한 것은, () 나라가 생긴 이래, 태공망(太公望)

함께 가장 높여 부르는 최상의 존경을 나타내는 존칭어가 된다.

 

        관이오(管夷吾) 중부(仲父)라 부르게 되었으나,

        그 이후 백성들은 성과 이름을 함께 부르기 쉽게

        하자면서 관중(管仲)이라는 이름이 생겨난다.

       

한편 노장공(魯莊公)은 제환공(齊桓公)이 관중(管仲)을 죽이지도

않으면서도리어 제() 나라 재상으로 삼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환공이 관중을 재상으로 삼았단 말인가?

       시백(施伯)의 충언이 정말로 맞는 도다

 

       지금 와서 후회한들 관중을 죽일 수가 있겠는가?

       포숙아(鮑叔牙)와 같은 일개 서생이

       나를 어찌 이렇게 기만하였단 말인가?

 

       분하구나이 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 있겠는가?

       좋다. 관중(管仲)이 얼마나 똑똑한지 두고 보자

 

       , 노군(魯軍)을 일으켜 제() 나라를 정벌하여

       건시대전(乾時大戰)의 치욕을 갚고 말리라

 

노장공이 노군을 새롭게 징발하여 훈련을 충분히 마치고,

이제는 () 나라를 침공하고자 곧 진군한다는 소식이 퍼져

나갔다. 이 소식을 듣게 된 제환공은 다급하게 관중을 찾았다.

 

       내가 군위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 나라가 우리를 쳐들어오려 한다니!

 

       이는 제후(齊侯)가 된 나를 무시하는 것이며

       이는 우리 제() 나라를 얕잡아보는 것이오

 

       중보(仲父), 노(魯) 나라의 침공을 받았야 하겠소?

       우리를 무시하는 저 노() 나라를 

       이번 기회에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고 말겠소

 

       우리가 먼저 노() 나라를 정벌해버리고 싶소.

       중보(仲父)의 생각은 어떠시오?

 

       주공, 지금 제() 나라를 새롭게 만들 때이오며

       아직 내정도 안정되지 않았습니다.

 

       지난번 건시대전(乾時大戰) 후에 제군(齊軍)

       정비하지 않아 섣불리 출동할 수 없나이다.

 

       주공, 지금 군사를 일으켜서는 이길 수 없습니다.

       좀 더  (魯) 나라의 움직임을 살펴 보시옵소서!

 

       차라리 사자를 보내어 노장공의 분한 마음을

       달래주며 화해를 요청하십시오.

 

       중보(仲父)우리에게 폐한 노()는 더 어렵지 않겠소?

       지난번 전투에서 우리가 이겼지 않소?

       과인은 방어보다는 공격이 낫다고 생각하오

 

       노장공에게 화해를 요청하는 건 말이 안 되오.

       좋소, 과인은 노() 나라를 정벌하고 말 것이오

 

제환공은 관중과 3일 낮 밤을 이야기하며, 서로의 의기와 서로

품은 뜻을 완전하게 합했다고 하겠으나, 그렇게  짧은 시일 내에

서로의 신망(信望)이 너무 쉽게 쌓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제환공은 그때까지만 해도 관중에 대한 신뢰가

      절대적이지 못했다.

 

      세상일이 다 그렇듯이 어려움 없이 이뤄지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관중(管仲)도 세상일이란 어려움 없이 쉽게 이뤄지는 일이 드물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빨리 시련이 다가올 줄은 몰랐다.

 

조정의 모든 힘을 모아가며 제() 나라를 열심히 개혁해나가고

있을 그때, 갑작스럽게 노() 나라의 일로 첫 시련을 겪게 된다.

 

       제환공은 이때만 해도 관중의 능력을

       완전하게 인정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지난번 건시(乾時) 전투에서 승리하였던

       자신감도 가지고 있었기에,

 

       자기 스스로 도 얼마든지 승리할 수 있다는

       자만심으로 일방적인 결단을 내리게 된다.

 

제환공은 관중을 전혀 관여시키지 않고, 완전히 빼놓았으며 

포숙아를 대장으로 삼고, 중손추(仲孫湫)를 부장으로 삼아,

노군(魯軍)을 아예 일어나지 못하도록 초토화 시키려는

생각을 단단히 세우고 먼저 장작(長勺) 땅으로 출정했다.

 

       노장공은 갑자기 제군이 쳐들어와 장작(長勺) 땅에

       진채를 세우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오자,

 

       노() 나라 조정에서는 갑자기 초비상이 걸리게

       되면서, 중신들이 속속 조정에 모여들었다.

 

125 . 시간과 기회의 싸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