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2 화. 군사의 증강은 어찌하는가.

제 122 화. 군사의 증강은 어찌하는가. 

 

제환공(齊桓公)은 관중(管仲)에게 다시 차를 권하고는 같이 마시자

관중(管仲)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이야기를 꺼낸다.

 

       신은 청컨대 내정(內政)의 법을 잘 정비하여

       군제(軍制)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나이다.

 

내정(內政)을 어떻게 올바로 세워 백성이 따르게 할 수 있겠소?

군주께서 내정(內政)의 법을 이렇게 만들면 어떠시겠나이까?

 

       제(齊) 나라 전체를 21 향(鄕)으로 나누고

       공(工)과 상(商)의 향(鄕)은 모두 여섯을 두고

       나머지 15개의 향(鄕)을 사(士)의 향(鄕)으로 합니다.

 

       공(工)과 상(商)의 향(鄕)은 재정을 풍족하게 하고

       사(士)의 향(鄕)은 군사를 충족하게 할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군사(軍士) 수를 많아지게 할 수 있습니까?

그것은 군사를 징발할 체계를 갖추면 되옵니다！

 

       다섯 집을 모아 한 궤(軌)라 하고

       그 장(長)을 궤장(軌長)이라 부르며

       10궤를 1리(里)라 하여 그 장을 유사(有司)라 합니다.

 

       4리(里)마다 연(連)을 두고 그 장을 연장(連長)이라 하며,

       10 연(連)을 합하여 1향(鄕) 이라 하고

       향(鄕)에는 양인(良人)을 두어 다스리게 합니다.

 

       이렇게 내정(內政)을 정비하면서 갖춰나가면

       기본적인 군사(軍士)의 수는 확립하게 되옵니다.

 

관중(管仲)은 말을 이어나가며 군사의 수를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제환공(齊桓公)에게 제시하여주고 있다.

 

       오가(五家)를 하나의 궤(軌)라 하니

       즉 다섯 명의 장정(壯丁)을 오(伍)로 묶어

       궤장(軌長)이 다스리게 하여줍니다.

 

       10궤(軌)의 1리(里)는 50명의 장정(壯丁)으로

       소융(小戎)이라 명명(命名)하여

       유사(有司)로 하여금 이끌게 합니다.

 

       그리고 매 4리(里)의 1연(連)은 이백 명의 군사(軍士)가

       되므로 연장(連長)이 이끌게 하여야 합니다.

 

       10연(連)을 합하여 하나의 향(鄕)이라 하니

       일개 향(鄕)은 2천 명의 여(旅)가 됩니다.

       향양인(鄕良人)이 여(旅)를 지휘하도록 합니다.

 

       5개의 향(鄕)이 모여서 사(師)를 이루니

       고로 1만 명의 군사가 일군(一軍)이 됩니다.

 

       15개의 향(鄕)에서 3만 명의 군사를 낼 수 있으니

       이를 삼군(三軍)이라 부를 수 있사옵니다.

 

       주군께서는 중군(中軍)을 맡으시고

       고경중(高敬仲)과 고혜(高傒), 두 종족(種族)의

       수장(首長)들이 좌우의 일군(一軍)을 맡게 하십시오.

 

       이렇게 군사(軍士)의 수가 갖춰지게 되면,

       사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산이나 들에 나가

       사냥하게 하면서, 사냥으로 군사들의 조직을 서로

       연계(連繫)시키면서 단련(鍛鍊)해나가는 것입니다.

 

       봄에 하는 사냥을 수(搜)라 하오며

       새끼를 배지 않은 수놈의 짐승을 사냥하는 것이며

 

       여름에 하는 사냥은 묘(苗)라 하여

       농사(農事)에 해가 되는 짐승을 잡는 것이며

 

        가을에 사냥하는 것은 선(獮)이라 하여

        가을 기운(氣運)에 서려 있는

        살기(殺氣)에 순응(順應)하기 위한 것이며

 

       겨울에 하는 사냥을 수(狩)라 부르며,

       에워싸고 지킴으로써, 훈련이 성공하였음을

       고(告) 하는 것이 되므로, 이로써 백성들이 저절로

       군사(軍事)의 일에 익숙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한 연고로 군오(軍伍)는 리(里)에서

       대오(隊伍)를 정연하게 유지하게 되며

 

       군려(軍旅)는 성문(城門) 밖 들판에서

       대오(隊伍)를 이루게 하여야 합니다.

 

       성(城)안에서 훈련하여 익숙하게 된다면

       성(城) 밖으로 나가서도 그 영令 을 바꾸지 않아야！

       군사들은 변함없이 잘 익혀나가게 됩니다！

 

이리하여 오(伍)를 이루는 사람들은 함께 제사를 지내게 되며,

같이 복(福)을 빌어주고, 사람이 죽어 상례를 치를 때는 서로

슬퍼하면서 서로 상여(喪輿)를 메고 가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은 사람대로 집안은 집안대로 서로 짝을 지어

       대(代)를 이어 같은 지방에서 같이 살아가게 되면

       어렸을 때는 같이 놀아 친해지게 됩니다.

 

       그리되면 전쟁터의 어둠 속에서 싸울 때라도, 그 목소리만

       듣고도 서로 알 수 있어, 서로 어긋나지 않게 되고

 

       낮에 싸울 때는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게 되어

       서로를 위하여 싸우는 것으로 인식되어

 

       서로 흩어져 달아나지 않고

       싸우다가 서로 죽는 것도 즐거워합니다.

 

       또한, 고향에서 함께 살 때는 서로 같이 즐거움을 나누고,

       죽을 때는 서로 같이 슬퍼하니,

 

       외적이 쳐들어와 지킬 때는 견고해질 것이며,

       싸울 때는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군사(軍士)들을 3만을 데리고 있으면

       천하를 마음껏 누비고 다닐 수 있사옵니다.

 

한 가지 더 묻겠소이다！ 군사들이 이미 강해졌다면, 천하의

제후들을 징벌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는 않나이다！

       왕실 주상의 명命 을 받들지 않고는

       제후(諸侯)들을 정벌(征伐)할 수 없나이다.

 

       주군(主君)께서 주(周) 왕실을 버리시면

       이웃의 제후들이 따라오지 않게 되나이다.

 

       주군께서 만약 천하 제후(諸侯)들로부터 섬김을 받으려

       하신다면, 주(周) 왕실의 명(命)을 받들고, 또한

       이웃 나라와 친하게 지내지 않으면 불가합니다！

 

그렇다면. 천하의 제후(諸侯)들로부터 존중(尊重)받으면서 따라오게

하는 방법(方法)은 무었이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선 국력을 신장(伸張)시켜 안정과 번영을 가져오게

       하며, 이에 따라 우리의 영토를 튼튼히 지키는

       강력한 국방력을 갖춰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강역(疆域)을 세밀히 조사하여

       우리가 침략하여 빼앗은 이웃 나라의 땅은

       욕심내지 않고 깨끗이 돌려주면서

 

       또한, 먼저 예물(禮物)을 들려 사절을 보내며

       예물(禮物)을 주면서 문안하는 반면에, 우리는

       이웃 나라로부터 보내오는 예물(禮物)을 받지 않으면

 

       그것으로 이웃 나라들은 부담을 갖지 않게 되어

       이웃 나라들이 우리에게 친하게 다가오게 되옵니다.

 

       또한, 학식이 풍부한 선비 80여 명을 선발하여

       거마(車馬)에 의복과 많은 예물(禮物)을 싣고서는

       천하를 돌아다니게 하면서,

 

       사방의 현인들과 친하게 사귀게 하면서

       우리 제(齊) 나라에 오게끔 초빙하는 것입니다.

 

알겠습니다！한 가지 더 묻겠습니다！

사농공상(士農工商) 중에 상업(商業)은 어떻게 발전시키는 것이오?

 

       천하의 온갖 물산을 값이 쌀 때 걷어 들여.

       백성이 필요할 때 풀어내며

       백성의 생활을 도와줘야 합니다.

 

       나라의 창고에 물산(物産)을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 유통이 잘되도록 무역을 관장합니다.

 

       또한, 장사꾼들이 생활에 필요한 물품과 백성들이

       좋아하는 폐백(幣帛) 들과 여러 가지 짐승의 털가죽을

       가지고 사방에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게 하면

 

       자연스럽게 그 지방의 윗사람과 아랫사람들의

       좋고 나쁨을 살피게 되며 민심을 알게 되옵니다.

 

       이렇게 얻어진 정보로 못난 사람이 사는 곳만을

       골라서 공격하여 토지를 더하고

 

       또한, 음행(淫行)한 자와 찬역(簒逆)한 자만을 골라잡아서

       죽이신다면, 위엄(威嚴)을 능히 세울 수 있나이다.

 

       이처럼 한다면 장차 천하의 제후들도 모두

       제(齊) 나라에 들어와 조공(朝貢)을 올리게 되옵니다.

 

       이에 주(周) 왕실에 조공(朝貢)을 게을리하지 않도록,  

       제후들을 인솔하고 감독함으로써,

       왕실의 위세를 더욱 높여주게 하신다면

 

       방백(方伯)의 이름을 주군께서 비록 사양한다. 하여도

       그 이름을 어쩔 수 없이 얻게 되어 패공(霸公)이 되옵니다.

 

제환공(齊桓公은 관중(管仲)의 말에 완전히 빠져들어 3일 밤낮을

계속하여 이야기 나누면서도 나누는 말마다 서로 의기가

투합되었으므로 전혀 피곤한 줄 모르고 오히려 즐거워하였다.

 

       관중(管仲)은 경제정책에 뛰어난 정치가이자

       백성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사상가임에도 

       백성이 먹고사는데 걱정이 없어야!

       개혁(改革)도 가능하다고 자세히 풀어가며 말하였다.

 

 제 123 화. 여유에서 사유가 나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