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32 화. 동주 시대가 열리는가.

서 휴 2023. 4. 25. 19:36

32 . 동주 시대가 열리는가.

 

천도 소식을 받고 달려온, 진후(秦侯) 영개(籝開)가 진군(秦軍)

적절히 배치하고, 주평왕(周平王)을 호위하면서, 융족의 침공을

대비하니, 별 탈 없이 모두가 낙읍(洛邑)에 도착하였다.

 

       힘들게 낙읍(洛邑)에 도착하여보니,

       저잣거리가 호경(鎬京)과 다르지 않았으며,

       또한, 안정된 걸 보고는 모두 안심하였다.

 

낙읍(洛邑)에 도착한 걸 알게 된 천하의 제후들이 표문(表文)

올리고, 헌상 품과 특산물을 바쳤다.

 

오로지 형만(荊蠻)이라고 부르는 초() 나라만이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 나라는 현재 호북성과 호남성 일대 지역에 있었다.

 

       왕이시여, 건안(建安) 하시 온지요

       호오, 모두 찾아와 주어 고맙소

 

       주상, 모두 하례의 축하문을 올리고 있사옵니다.

       주상, 제후들이 헌상하는 공물이 넘치옵니다.

 

       오직. () 나라만이 아무 기별이 없사오며

       사신도 공물도 보내온 것이 없사옵니다.

 

       형() 이라면 초() 나라가 아니겠는가

       초() 나라 놈들. 건방지고 괘씸하도다

 

       제후들이 형() 나라를 정벌하면 어떻겠는가

       주상, 그러실 필요가 없사옵니다!

 

       초() 나라는 보잘 것이 없사옵니다.

       공물로 기껏 보내줘 봐야.

       청모(菁茅) 한 수레에 불과하였나이다.

 

       청모(菁茅)가 무엇인고

       청모(菁茅)는 일종의 띠 풀로 술을 담그거나

       약으로 쓰이는 약초(藥草)에 불과합니다.

 

       선왕(宣王)께서 여러 번 토벌한 후에 크게 책망하지

       않은 것은, 딱히 받을 만한 산물이 없었기에

       크게 말썽이나 피우지 말라 하시면서

       그저 붙들어 놓은 것에 불과하였사옵니다.

 

주평왕(周平王)은 낙읍(洛邑)으로 천도한 후에 여러 가지로 

흡족하고 마음이 안정되었으며, 이에 처음으로 조례를 열었다.

 

       낙읍(洛邑)으로 천도하는데

       경()들의 수고가 너무나 많았도다

 

       낙읍(洛邑)은 천하의 중심지이므로

       백성들이 사방에서 왕래하기 편한 곳이라 하오.

 

       제후들이 모두 모이는데도

       서로 공평한 거리가 된다니 얼마나 좋소.

 

       이제 낙읍(洛邑)이 낙양성(洛陽城)이 되어야 하오

       모두 수고를 아끼지 말고 성을 만듭시다

 

주유왕(周幽王)이 죽은 후, 새로이 추대된 주평왕(周平王)

도읍지를 호경(鎬京)에서 낙읍(洛邑)으로 옮겨 정사를 보게 된다.

 

       주() 나라가 서쪽 호경(鎬京)에 있었던

       기원전 771년 이전까지를 서주(西周) 시대라 부르며

 

       동쪽의 낙읍(洛邑)으로 옮긴 기원전 770

       이후부터를 동주(東周) 시대라 구분하여

       부르며 역사에 기록하게 된다.

 

이때부터 사통오달의 교통이 편리한 동주(東周)의 시대가 열리며

낙읍(洛邑)을 증축하며 낙양성(洛陽城)이라고 부르게 하였다.

 

       주상, . 진후(秦侯) 영개(籝開) 이옵니다.

       호오. 진양공(秦襄公) 어서 오시 오

 

       주상, 호경(鎬京)에서 낙읍(洛邑)까지 오는데

       다행히 아무런 불상사가 없었사옵니다.

 

       모두가 주상의 홍복(洪福)에 따른 것이옵니다.

       호오. 그건 진후(秦侯)가 애쓴 덕분이요

 

       매번 몸을 아끼지 않고 짐()을 돌보는바,

       그대의 충정을 깊이 알고 있노라

 

       지금 기산(崎山)과 풍경(豊京)도 절반이나

       견융(犬戎)과 서융(西戎)에 점령당하였도다.

 

       진후(秦侯)가 다행히 그쪽 땅을 회복한다면

       이 모두가 진()나라 땅이 될 것이니

       진후(秦侯)는 이 나라 서쪽을 안정시켜,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주도록 하라

 

       주상,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소신. 서쪽의 융족(戎族)을 반드시 다스려

       성은에 보답하겠나이다.

 

진후(秦侯) 영개(籝開)는 무수히 머리를 조아리며 주평왕(周平王)

명을 받들고 돌아가자마자, 곧바로 진군(秦軍)을 호경(鎬京)으로

옮겨와 지키게 하면서, 신료들을 불러 모아 긴급한 회의를 열었다.

 

       드디어 왕명이 떨어졌소

       우리가 왕성 모두를 차지하게 되었소

 

       이제부터는 우리 진나라를 제대로 세워야 하오

       견융(犬戎)과 서융(西戎)을 쳐낼 계획을 세워야 하오.

 

       저 간악한 융족(戎族)을 쳐부숴야 우리가

       풍경(豊京)과 호경(鎬京) 일대를 차지할 수가 있소.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견융(犬戎)을 먼저 쳐부숴야 하겠는가

       아니면 서융(西戎)이 먼저인가

 

       주공, 한꺼번에 싸우기에는 우리가 약하오며

       한쪽을 공격하면 한쪽이 돕게 됩니다.

 

       우리의 힘이 생길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이렇게 망설이다가 당할 수도 없는 일이 아닌가?

 

       어찌하면 좋겠는가

       주공, 견융(犬戎)을 먼저 치시옵소서

 

       요즘의 견융(犬戎)은 서융(西戎)보다 강하다

       주공, 강한 적을 먼저 쳐부숴야

       약한 서융(西戎)이 함부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지금까지 저들과 싸워본 바 우리가 약하다.

       더 좋은 방법은 없겠는가

 

       주공, 한 가지 좋은 방안이 있사옵니다.

       좋도다. 어서 말해보라

 

       융족(戎族)들은 우리처럼 조직화 되지 않아

       우두머리를 잘라내기만 하면

       까마귀 떼처럼 시끄러워지기만 할 뿐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며 우왕좌왕할 것으로

       오합지졸(烏合之卒)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으흠. 오합지졸(烏合之卒)이라

       까마귀들이 모여 봐야 시끄럽기만 하고

       단합된 힘을 쓰지 못한다는 말이 아닌가

 

       주공, 그렇사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보라?

 

       주공, 시끄럽지 않고 조용히 제압하는 것입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정리하는 것이지요.

 

       쥐도 새도 모르게 제압한다니 무슨 말인가

       주공, 주변을 물려주시옵소서

 

       그래. 이제 우리 둘뿐이다.

       주공, 전쟁하지 않고 암살 작전을 쓰십시오.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는 것이지요.

       죽이다니 누구를 죽인다는 말인가

 

       견융(犬戎)의 우두머리인 견융반(犬戎班)

       서융(西戎)의 대족장인 서융반(西戎班)

 

       견융(犬戎)의 우선봉 패정(孛丁), 그리고

       만야속(滿也速)을 일시에 죽이는 것입니다.

 

       그렇게 큰일이 한 번에 가능하겠는가

       소신에게 칼 잘 쓰고 날쌘 군사 300여 명을

       잘 가려 뽑아 주시옵소서.

 

       소신이 성심껏 조련하여 보고 드리겠나이다.

       좋다. 그렇게 하도록 하라

 

서융(西戎)과 견융(犬戎)이 기산(崎山)과 풍경(豊京) 땅의 절반을

점령하고 난 후에 풍경(豊京) 땅에 머무르고 있을 때이었다.

 

       견융(犬戎) () .

       진() 나라에서 사신(使臣)이 왔습니다

       그대 사신은 무슨 일로 찾아왔는가

 

       견융(犬戎) () . 우리 진후(秦侯)께서는

       언제 쳐들어올지, 확실하게 물어보라 하셨습니다

 

       방금. 뭣이라고 하였느냐

       공격 날짜를 알려 달란 말인가

 

       견융(犬戎) () . 그러하옵니다.

       허허. 별난 사신이 다 왔구나

 

       너희 진()과는 여러 번 싸워보지 않았느냐?

       싸움이란 각자 알아서 하는 걸

       새삼스레 공격 날짜를 묻다니 알 수가 없구나.

 

       그래,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저희 진후(秦侯)께서는 서로 싸우지 않고

       잘 지내자는 평화를 원하옵니다.

 

       그것은 좋은 제안이로다.

       그것은 진군(秦軍)이 먼저 조심해야 한다.

       진군(秦軍)은 앞으로 침공하지 말라

 

       그대 뒤에 딸린 자들은 무언가?

       예에. 악공(樂工)들과 미녀(美女) 들이옵니다

 

       뭐 하러 데려왔는가?

       견융(犬戎) () 임께 바치오니

       즐거움이 끝나는 날 돌려보내 주시옵길 바라나이다.

 

       하하. 당돌하고 재밌는 사신이로구나?

       너의 진후(秦侯)에게 알려주어라

 

       나의 즐거움이 끝나는 날

       내가 총공격한다고 알려주어라!

 

       진()의 사신은 이제 알겠는가?

       예에, 그리 전하겠습니다.

 

33 . 진나라가 세워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