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용이 흘리는 침
제 16 화. 용의 아이가 태어날까.
주선왕(周宣王)은 군사를 다시 동원하여 정벌할 계획을 세우게 했다.
그러나 군사의 수가 충분치 않았으므로, 직접 태원(太原)으로 가서
태원(太原)의 백성들을 징발했다. 태원(太原) 땅은 본래 융적(戎狄)의
땅이었으나 이미 점령한 곳으로 지금의 고원주(固原州) 지역이다.
주상, 중산보(仲山甫)이옵니다.
주상, 훈련할 예산이 하나도 없나이다!
필요한 예산은 세금을 더 거두어 충당시켜라!
왕이시여. 무리하옵니다!
이번 견융(犬戎)과의 싸움에서 손실이 너무 큰바
지금은 안정을 찾아야 할 때이옵니다.
이제 유화정책(宥和政策)을 펴시면서 시간을 벌다가
차후에 만반의 준비가 되면,
견융(犬戎)과 강융(姜戎)이 안심하고 있을 그때
한꺼번에 완전하게 섬멸시키시옵소서?
그도 옳은 말이다! 그러나 빨리 준비하라!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봐야 한다!
어서 훈련장을 곧바로 완성 시키고
빨리 군사와 인부를 더 징발하여 훈련시켜라!
주선왕(周宣王)도 재위 기간이 어느덧 39년이나 흘러가게 되자,
다른 노인들처럼 아집이 생겨났으며, 충신 중산보(仲山甫)의
충성스러운 간언은 듣지도 않으면서 아집만으로 밀어붙인다.
주상, 세금을 무리하게 징수하여선 아니 됩니다!
허 어, 그러나 하루빨리 융족을 무찔러야 한다.
태원(太原)을 완성키 위해 조금은 무리를 해보라?
저놈들을 하루빨리 무찔러야 하는데 어쩌겠는가?
주상, 무리한 방법은 쓰지 마시옵소서.
아니 그렇다면, 뾰쪽한 방법이라도 찾아보아라?
이렇게 쉽게 포기할 수 없지 않은가?
하루빨리 융족을 무찔러 나라를 안정시켜야 한다!
왕후인 강후(姜后) 또한, 좀 쉬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말리자,
주선왕(周宣王)도 어떻게 하여야 할지 망서리며 고민하게 되었다.
주상, 연세를 좀 생각해 보세요?
벌써 70이 다 되어 가고 있잖아요!
언제까지 전장에 직접 다니려 하십니까?
주상, 이젠 좀 쉬시어야 합니다.
좀 쉬시며, 나라 안의 일을 좀 살피세요!
왜, 나라 안에 무슨 일이 있소이까?
그렇지는 안 사 오나 평생을 전쟁터에서만
보내시니 걱정이 너무나 크옵니다.
흠, 그러하오! 왕후의 말이 맞소이다!
거의 40년을 융족들과 싸우느라 힘들었소이다.
주선왕(周宣王)은 왕후인 강후(姜后)의 권유와 더불어 신료들의
한결같은 만류를 듣게 되자, 강융(羌戎)과 서융(西戎)을 토벌할
생각에서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이미 시작한 일이라면서, 오늘도
태원(太原)의 훈련장 시찰을 끝마치고 환궁하게 된다.
月將升 日將沒 (월장승 일장몰)
달은 떠오르려 하고, 해는 지려 하네,
檿孤箕箙 幾亡周國 (염고기복 기망주국)
산 뽕 활과 쑥대 전대, 주(周) 나라가 망하겠네.
직접 훈련장의 진척 상황을 시찰하고, 오후 늦게 호경(鎬京)에
들어서게 되자, 아이들이 떼를 지어 부르는 노랫소리를 듣고는
뜻밖으로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저게 무슨 소리냐? 어가(御駕)를 멈추어라!
주(周) 나라가 망하다니. 괴이한 노래로구나.
저, 노래 부르는 아이들을 모두 잡아 오너라!
너희들은 누구에게서 이 노래를 배웠느냐?
붉은 옷을 입은 소년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붉은 옷을 입은 소년이 어디에 있느냐?
노래를 가르쳐주고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놈 참 고얀 놈이로구나!
그놈을 수소문하여 잡아드려라!
앞으로 저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하라!
저 노래를 부르는 자는 엄하게 벌하리라!
주선왕(周宣王)은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아이들을 꾸짖어
돌려보내고도, 이상하고 괴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사시관(司市官)을 불러라!
사시관(司市官)은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어떤 아이들도 이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하라!
주선왕(周宣王)은 사시관(司市官)을 불러 엄명을 내리고도.
돌아오면서도 마음이 불안하여, 초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삼공(三公)과 육경(六卿)을 모두 불러들이라고 명하였다.
사시관(司市官)은 시장 거리를 감독하던 옛날의 하급 관리였다.
경들은 아이들이 부르는 이 노래를 아시오?
주상, 얼마 전부터 아이들이 불렀사옵니다.
허 거참, 괴이한 노래가 아니겠소?
주상, 요언(妖言)에 장승(將升) 장몰(將沒) 이라 했으니
장(將)이라는 말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장래에 일어난다는 뜻이 되옵니다.
무슨 뜻인지 자세히 말해보라?
주상, 노래에서 달이 뜨고 해가 진다는 말은
해는 임금이고, 달은 음(陰)으로 여자입니다!
일몰장승(日沒將升)은 음(陰)이 승(勝)하고
양(陽)이 쇠(衰)해진다는 뜻이니, 국사를
더욱 밝게 행하시면 그 화를 피할 수 있나이다!
염고기복(檿孤箕箙)은 무슨 뜻이오?
신. 대종백(大宗伯) 소호(召虎) 이옵니다.
염(檿)은 산뽕나무로 활(弓)을 만듭니다.
기(箕)는 산죽(山竹)이며, 화살(矢)통을 만듭니다.
신의 소견으로는 아마도 활과 화살로 인한
궁시(弓矢)의 변이 일어날 것 같사옵니다.
노래에 무슨 뜻이 들어있겠소?
주상, 신 중산보(仲山甫)이옵니다.
주상, 궁시(弓矢)는 나라의 무기이옵니다.
출정이 많아지니 백성들의 원성이 높사옵니다.
주상, 태원(太原)의 훈련장을 폐쇄하시어
징발된 백성들을 돌려보내시옵소서!
더욱 덕을 쌓으시면서 재난에 대비하신다면
자연적으로 화(禍)가 길(吉)로 변하나이다.
모두 들 그렇게 생각하는가?
주상, 모두 그리 생각하옵니다.
이 노래를 퍼트렸다는 붉은 옷을 입은
그 아이는 어떤 아이겠는가?
신. 태사(太史) 백양보(伯陽父) 이옵니다.
하늘이 아이들을 통하여 깨우치려 한 것입니다.
동요는 한 사람의 길흉에서 크게는
나라의 안위(安危)가 걸릴 수 있사옵니다.
태사(太史) 백양보(伯陽父)!
그렇다면 과인이 견융(犬戎)을 용서하고,
태원(太原)의 군사를 고향으로 돌려보내며
무기고의 활과 화살을 불사르고
또한, 활과 화살을 만들거나 판매하는 자를
가차 없이 참수(斬首)시킨다면
그 참화(慘禍)를 막을 수가 있겠는가?
주상, 신이 천문(天文)을 보옵건대
이미 그 조짐이 일어나고 있사오며
나라 밖의 일과는 아무 상관이 없사오니
활과 화살을 불사를 필요는 없사옵니다.
주상, 아마도 궁궐 안에서 변고가 있을 듯합니다.
장차 웬 여인이 참화를 일으킬 듯하옵니다.
궁궐 안에서 여인의 변고가 있을 거라니?
강후(姜后)는 어질어 나와 잘 의논하고 지낸다.
또한, 비빈(妃嬪)들도 가려 뽑은지라!
내게서 여인의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주상, 지금이 아니오라, 장차 어느 때에
여인의 난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언이 되옵니다.
태사(太史) 백양보(伯陽父)! 어쩔 수 없구나!
근본적으로 막아보도록 대책을 세워 보자!
활과 화살을 만들거나, 판매하는 자도, 가차 없이
침수시킨다는 방을 써 붙이도록 하라!
주선왕은 불안한 마음에 무리한 명령을 내리고, 회의를 끝마치게
되자, 밤늦게 퇴청하여 내당(內堂)에 들어오게 되며, 평소처럼
오늘 있었던 일을 강후(姜后)에게 자상하게 이야기하여 주었다.
주상, 여인의 참화라 하시었나이까?
왜. 그리 놀라시오? 무슨 일이 있었소?
괴이(怪異)하옵니다.
괴이(怪異)하다니요? 어서 말해보시오!
나이 오십이 넘은 한 궁녀가
갑자기 여자아이를 낳았습니다.
허 어. 그게 무슨 소리요?
그래, 그 여자아이를 어떻게 하였소?
불길하여 청수하(淸水河) 강물에 버리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아기가 죽는 걸 보았소?
돗자리에 꽁꽁 싸서 강물에 버렸으니
아마 지금쯤 죽었을 것이옵니다.
이거 큰일 나겠구먼!
어서 두백(杜伯) 장수를 빨리 불러라!
제 17 화. 용의 아기는 어디로 갔나.
'춘추 열국지( 001∼100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18 화. 홧김에 충신을 죽이다니. (0) | 2023.04.21 |
---|---|
제 17 화. 나라의 위험을 막아라. (0) | 2023.04.21 |
제 15 화. 처음으로 공화시대가 오는가. (0) | 2023.04.21 |
제 14 화. 무당이 나라를 망치는가. (0) | 2023.04.20 |
제 13 화. 주는 고조선의 작은 나라다. (0) | 2023.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