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7 화. 꿈에서 계시를 받는다.
옛 사가들이 말하였단다.
하(夏)와 상(商)과 주(周) 나라가
이곳 기(崎) 땅에서 일어났는데
어이하여 이곳을 진(秦)에게 주었는가?
기산(崎山)과 풍(豊) 땅의 기상이 합해지면,
반드시 큰일이 벌어지는 것을
주평왕(周平王)은 몰랐더란 말인가?
하기야, 그렇겠지!
그 옛날 왕(王)에서 황제(皇帝)로 바뀐다는 것을
그때의 평왕(平王)인들 어찌 알 수 있었으랴?
이렇게 흘러가는 역사의 흐름은
사람의 생각으로 짐작지 못하게 만드나니!
언제나 열심히 갈고 닦는 자에게만
불현듯 행운이 다가오기도 하는 것이리라!
아, 흘러가는 역사의 변화를 어찌
누가 무어라 미리 말할 수 있으리오?
진(秦) 나라가 주(周) 왕실의 부용국(附庸國)에서 제후국(諸侯國)이
되면서, 군주의 명칭도 진군(秦君)에서 진후(秦侯)로 바뀌며,
영개(籝開) 라는 이름도 진양공(秦襄公)으로 존칭을 받게 된다.
그래서 사가(史家) 들은 진(秦)나라 초대 군주를
진양공(秦襄公)으로 기록하고 있다.
진양공(秦襄公)은 그때부터 떳떳한 제후국으로써
당당하게 다른 제후국들과 거래를 시작하였다.
또한, 넓은 영지를 차지하게 되면서, 이때부터 춘추전국시대에서
확실한 위세를 떨치게 되면서, 장차 진시황(秦始皇 )이 중국 천체를
처음으로 통일하게 되는 기초를 놓았다고 볼 수 있다.
이때가 주평왕(周平王) 5년이며 기원전 766년의 일이었다.
그래서 사가(史家) 들은 진(秦)나라 초대 군주를
진양공(秦襄公)으로 기록하고 있다.
진양공(秦襄公)은 그때부터 떳떳한 제후국으로써
당당하게 다른 제후국들과 거래를 시작하였다.
진(秦) 나라를 강성하게 한 진양공(秦襄公)이 죽자, 그 아들이
즉위하여 진문공(秦文公)이 되었다.
진문공(秦文公)은 진양공(秦襄公)의 공업(功業)을
이어받아, 주(周) 왕실의 발원지인 기산(岐山)과
풍읍(豊邑)으로 진출하여 다스리게 된다.
이 모두 영개(籝開) 진양공(秦襄公)이 앞장서서,
주도면밀(周到綿密)한 암살 작전을 펼침으로써,
진(秦) 나라의 규모를 제대로 갖춘 제후국이 되었다.
주도면밀周到綿密
두루 주周. 이를 도到. 이을 면綿. 빽빽할 밀密.
집중할 일에 주변의 모든 정성을 모아 빈틈없게 한다.
진秦 나라 군주들은 처음부터 어쩌면 천성적으로 남의 말을
고분고분 듣지 않는 기질인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 만큼 그들의
관습이나 예법 등에서 중원과는 상당히 다른 파격적이고
독선적이며 진취적인 행동을 자주 보여주고 있었다.
진문공(秦文公)은 국가경영에 여유가 생기자,
호경(鎬京)을 벗어나 넓은 옹雍 땅으로 도읍지를
옮기려고 생각하던 그때, 어느 날이었다.
진문공秦文公은 부읍鄜邑에 순수를 나갔다가
수레에서 잠시 꿈을 꾸게 되었다.
웬 누런 뱀이 하늘에서 내려오며 머리는 수레바퀴만 하고, 몸은 땅에
닿고 있었으며, 꼬리는 하늘에 감추면서, 진문공(秦文公)을 보자마자,
작은 아이로 변하였다.
아이야, 너는 누구냐?
나요. 나는 상제(上帝)의 아들이오!
상제(上帝)께서 그대를 백제(白帝)로 삼는다 하였소.
앞으로 서방(西方)의 제사를 게을리하지 마시오!
진문공(秦文公)이 대답하거나 물어볼 겨를도 없이, 아이는 문득
사라지고 없었으며, 그때 허망하고 이상한 꿈에서 깨어나게 되었다.
태사(太史) 돈(敦)은 어디 있는가?
예에, 신 태사(太史) 돈(敦) 이옵니다.
나의 꿈을 해몽해보아라!
주공. 어떤 꿈인지 말해보시옵소서?
수레바퀴만 한 누런 구렁이의 커다란
머리가 땅에 내려왔으며
꼬리는 하늘에 닿아 보이지 않았도다.
조금 있다가는 순식간에 동자(童子)로 변하여
나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주공, 무어라 말하였사옵니까?
나는 상제上帝의 아들이오!
상제(上帝)께서 그대를 백제(白帝)로 삼노니
서방(西方) 신(神)에게 제사를 잘 지내라 하였소!
그리고는 홀연히 사라졌는데 이게 무슨 꿈이오?
주공, 이는 대단히 좋은 꿈이옵니다.
백(白)은 서방(西方)의 빛깔입니다!
상제께서 서방(西方)을 차지하라는 명이십니다!
서방(西方)은 황하(黃河) 서쪽 모두를 말하는 것이며,
긴 황하(黃河) 서방(西方)의 모두를 차지하라는 말입니다.
주공, 상제(上帝)의 아주 좋은 명이시니,
흰 소를 잡아 제사를 올리시옵소서!
진문공秦文公은 태사 돈(敦)의 말에 따라, 부읍(鄜邑)에 높은 제단을
쌓아 백제묘(白帝廟)를 세웠으며, 천지신명께 제사를 지내는
부치(鄜峙)에서, 흰 소를 잡아 정성껏 천제(天祭)를 올렸다.
진창(陳倉)은 현 섬서성(陝西省) 보계시(寶鷄市)와
보계현(寶鷄縣) 사이에 있던 지명으로,
섬서성에서 사천성(四川省)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곳에 세워진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곳이었다.
그즈음에 어느 진창(陳倉) 사람이 사냥하다가 이상한 짐승을 잡았다.
그 짐승은 몽둥이로 온몸을 찌르고 두들겨 패도 죽지를 않았다.
그 모양이 마치 가득 찬 주머니같이 둥글고
그 색깔은 황색(黃色)과 백색(白色)이 섞여 있으며
꼬리는 짧으며 네 개의 다리도 역시 짧았다.
주둥이는 뾰족이 날카로우며 온몸은 큰 바늘 같은
큰 침들이 에워싸여 있는 아주 위험한 짐승이었다.
거, 참으로 이상한 짐승이로다.
이름도 알 수 없으니 우리 군주께 바쳐보자!
이랴, 이랴, 야 이놈아! 빨리 가자!
진창(陳倉) 사람은 이 짐승을 진문공秦文公께 바치러 가던 도중에,
길에서 두 동자(童子)를 만났는데, 그들은 손뼉을 치며 큰소리로
웃으면서 손가락질을 하며 빈정대며 놀리는 것이었다.
네가 죽은 사람에게 포악하게 굴더니
이제 산 사람에게 잡히고 말았구나.
에이, 저놈은 정말 나쁜 놈이오!
아니, 동자童子는 이놈이 무엇인지 알고 있소?
저놈은 커다란 고슴도치로, 위(猬) 라는 놈이오!
땅속에서 죽은 사람의 골수(骨髓) 만 파먹고
그 정기(精氣)를 얻어 사람이 되려 하니
잘 끌고 가서 꼭 죽여야 할 것이오!
두 동자가 이처럼 말을 하자, 위(猬) 라는 놈이 갑자기 몹시 화가
난 듯이 두 동자를 향하여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 내가 고슴도치 태위(太猬) 가 맞다!
저 두 동자(童子)는 사람이 아니라 진보(陳寶) 요!
진보(陳寶)가 무엇이냐?
진보(陳寶)란, 들꿩의 정(精) 을 말하는 것이오!
한 놈은 수꿩이고 한 놈은 암꿩이오!
수꿩을 얻는 자는 왕이 되고
암꿩을 얻는 자는 천하를 제패한답니다.
나를 풀어주시오?
내가 저 놈 둘 다 잡아드리리다!
진보(陳倉) 사람은 고슴도치 위(猬)의 말을 믿게 되었으며, 갑자기
욕심이 나서, 진보(陳寶)를 잡으려 쫓아가자, 두 동자(童子)는 한참
도망을 가다가 갑자기 들꿩이 되어, 진창산(陳倉山) 북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이 바람에 위(猬) 라는 짐승도 사라지고 없었다.
이 진창(陳倉) 사람은 욕심을 내다가 다 놓쳐 버리고,
다시 진창산(陳倉山)으로 올라가 북쪽에서 헤매다가
암놈 까투리가 옥(玉) 돌로된 옥꿩(玉雉옥치)으로
변한 걸 발견하게 되었다.
진창(陳倉) 사람은 이상한 이 이야기를 전부 고하게 되었으며,
이 모든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진문공(秦文公)은 진창산(陳倉山)에
진보사(陳寶祠)라는 사당을 짓게 하고, 옥치(玉雉)를 안치시켰다.
그리고 조정의 내부(內府)에 이 사실을 기록한 문서를 남겨놓았다.
제 38 화. 귀신의 말을 엿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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