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가거도

사랑하는 가거도

서 휴 2016. 9. 29. 13:13

 

사랑하는 가거도

서 휴

 

1. 가거도

 

 

가거도可居島목포木浦에서 떠나는

페리호4시간 반을 힘차게 달려가야 하는

우리나라 제일의 국가어항기지國家漁港基地이지요.

 

신안군 1,004개의 섬 중에

태평양을 향하여 맨 끝에 자리하고 있어

 

흑산도黑山島에서도 두 시간을 더 가야하다니

멀기도 하여 찾기도 어려우나

 

전체가 높은 위험한 절벽으로 이어지며

생각보다 우람하고 아찔한 독실산이 있다며

 

위험한 속에 아름다운 독실산이 있다며

멀리서 찾아오게 만드는 이기도 하지요.

 

한없이 넓기 도한 망망대해에

사랑하는 사람과 용궁을 찾아

 

거친 파도를 힘차게 헤쳐 나가는

거북이를 닮은 섬이라 하지요

 

가거도 可居島는 그래요

먼 태평양을 향하여 헤엄치며

 

그리운 고향을 찾아가는

거북이와 닮아 있는 섬이기도 하지요.

 

본섬과 여덟 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일백만 평으로

여의도와 같다고들 말하며

 

해변은 200m를 훌쩍 넘는

높고 긴 절벽들로 이어지며

 

긴 세월동안 바닷물이 파고 드나들어

절벽을 따라 움푹 들어갔거나 튀어나왔거나

 

파도가 치면 그 사이로

큰 고래가 소리지르며 물을 품어내 듯

크나큰 소리를 내 뿜기도 하면서

 

해변에 홀로 서있는

기암괴석들에 엉킨 전설

 

사람들의 애환이 되어

함께 살아가고 있답니다.

 

높다란 절벽위에 우뚝 솟은

회룡산回龍山독실산犢實山이 고개를 들어

 

넓은 바다를 거쳐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하며

 

높다란 절벽위에 서있는 하얀 등대燈臺

먼 곳까지 등불을 밝혀 주며

 

오가는 배들에 갈 길을 가르쳐 주려

손짓하고 있답니다.

 

관악산冠岳山 만큼이나 높은

639m독실산犢實山

 

좁기 도한 일백만평에 오롯이 홀로서서

해무가 안개에 뭍이어

언제나 구름이 되면서

 

높기 도한 독실산犢實山은 얼굴을 가리우고

한번 보기가 힘들게 만들기도 하지요

 

독실산犢實山 일 년에 몇 번 얼굴을 내밀어

화창하여 말간 얼굴을 바라보게 하지요

 

독실산犢實山의 봉우리를 보면

사랑하는 여인의 얼굴인 것처럼

 

귀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답니다.

귀한 사랑의 복이 이루어진다고 전한답니다.

 

독실산犢實山을 오르다보면

온 산은 후박厚朴 나무숲으로 덮이어

봄여름 가을 겨울 사철 짙푸른 빛을 내며

 

오르며 걷는 곳마다 약초들이

제가끔 군소群小를 이루며 터를 잡고 있지요

 

가거도可居島 사람들은

귀한 거는 보는 게 더 아름다운 거라며

마음껏 자라는 걸 좋아한답니다.

 

가거도 可居島는 그래요

넓고도 넓은 먼 태평양에서

덜자란 물고기들이 힘차게 몰려와

 

가거초可居礁에 잠시 쉬었다가

이곳에서 서해로 남해로

더 크려고 멀리 헤어지게 되지요.

 

남해를 거쳐 울산까지도

서해를 거쳐 저 평양 앞바다 까지도

 

바닷길을 따라가며

숱한 멸치잡이 노래

만들어 내기도 한답니다.

 

많은 어종들이 있다며

많은 고깃배들이 모여들고

많은 사람들도 모여들어

 

힘차게 그물을 끌어올리며

풍요함 속에

제가끔 자리 잡아 인정을 베풀게 되니

 

가히 살만한 섬이라

가거도可居島라 이름을 지었답니다.

 

광복을 맞고도 삼 년여 6.25 사변으로

어부들이 괴롭히지 않으니

 

오랫동안 마냥 번식을 하며

많은 물고기들이 평화롭게 살았었지요.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고깃배들이나

많은 물고기 들을 따라 사람들이

3,000여 명이나 모여들며

 

초등학교 분교가 세 개나 있었으며

중학교와 고등학교 분교도 있었다고 하네요.

 

가거도 대리大理 에는

온 배들이 찾아들어와 떠들어대며

 

바다 위에서 물고기들을 사고파는

파시波市가 이루어지고

 

밤이면 술집마다 젓가락 두드리는 소리에

어부들의 애환은 눈물에 져져 흐르고

 

그리운 정을 찾아 오고가는 섬이지만

지나가는 강아지도 지전紙錢을 물고 다녔다는

풍요로운 기도 하였답니다.

 

정말 바쁜 가거도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세월도 한때

어선들도 한때

 

물고기도 떠나고 배들도 떠나고

이제 500여명이 남아 있지만

 

아직도 가까운 가거초可居礁에는

물고기들이 많이도 모여들어

 

고깃배 들은 물론이며

시름을 달래려는 찾아오는 사람들이

 

대어의 꿈을 낚으려는 갯바위 낚시꾼들이

가거 도머물며

 

우람한 아름다움에 흠뻑 졌기도 하고

바닷가 고유한 음식 맛에 취하고

 

잠시 쌓인 정이 못내 아쉬워

보고 또 보고 싶어 손을 흔들며

다시 찾아오기도 하는 이 되었답니다.

 

2. 태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