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위나라의 반역
제 48 화. 반역은 성공할 수 있을까.
상경 석작(石綽)은 위장공(衛莊公)이 주우(洲吁) 공자의 못된 버릇을
고쳐주지 않자, 위(衛) 나라의 장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예의 없는 주우(洲吁) 공자의 거친 행동을
위장공(衛莊公)이 말리지 않으니 큰 걱정이로구나!
주우(洲吁)는 반드시 반역을 일으킬 것인바
이를 어찌해야 하겠는가!
이에 상경 석작(石綽)은 미리 피해를 막을 생각도 하여 보았으나,
위장공(衛莊公)이 그의 간청을 들어주지 않자, 때가 이미 늦었다는
걸 깨닿게 되었으며, 이에 나이가 많다는 이유를 들어, 늙었다면서
조례도 나가지 않으며 집에서 칩거하기 시작했다.
아들 석후(石厚)야. 이리 와 앉아보아라!
예에. 아버님 무슨 일이 있으시옵니까?
어제 어디 갔다 왔느냐?
공자 주우(洲吁)와 사냥을 다녀왔습니다.
석후(石厚)는 주우(洲吁)와 이미 깊은 친교를 맺고 있으며, 어제는
함께 병거(兵車)를 타고 나가 사냥을 하다가 민가를 어지럽혔다.
너와 공자 주우(洲吁) 와는 어떤 관계냐?
주우(洲吁) 공자는 대단히 명석(明晳)하며
무예가 뛰어나 소자와 형제처럼 지내옵니다!
주우(洲吁)와 어울리지 마라! 하지 않았느냐?
앞으로 너의 신상에 큰 해(害)가 될 것이다.
아버님. 무슨 뜻으로 말씀하시는지요?
이해가 가지 안 사 옵니다!
어제는 민가를 어지럽혔더구나!
사람은 올바른 사람을 사귀어야!
장차 올바른 일을 할 수 있도다.
그래. 몇 번이나 이야기하여야 알겠느냐?
주우(洲吁)는 성격이 과격하고 교만하여
반드시 화를 불러올 것이다.
멀리 보면서 좋은 사람을 사귀어야 한다.
그릇된 사람은 만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너는 하나뿐인 우리 가문의 아들이다.
잘못하면 멸문지화(滅門之禍)를 가져올 수 있으니
절대 만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아버님, 설마 그럴 리가 있겠사옵니까?
아버님. 꼭 나쁘게만 생각하지! 마시옵소서?
그렇게 타일렀건만 알아듣지 못하는구나.
이놈과는 말이 통하지 않도다!
여봐라. 이놈을 마당의 가래나무에 묶어라!
말을 들을 때까지 사정없이 매우 쳐라.
석작(石綽)은 아들 석후(石厚)가 공자 주우(洲吁)와 만나지 못하도록,
마당의 가래나무에 꽁꽁 묶어 50대의 매질을 하고 헛간에 가둬놨다.
석후(石厚)는 50대의 매질을 당하고 헛간에 갇혔으나 용하게
빠져나와 공자 주우(洲吁)를 찾아가 함께 기거(起居)하게 되었다.
공자, 아버님으로부터 심한 매질을 당하였습니다.
아버님은 주우(洲吁) 공자를 위험하게 보고 있습니다.
상경 석작(石綽)께서는 나의 어린 모습만을 보시어
나를 위험하게 보시고 있으나, 그때는 옛날이오!
이제 나는 옛날의 내가 아니오!
이제 우리는 새로운 나라를 세워야 하오!
공자, 나의 마음을 알아주시어 고맙습니다.
공자, 세자 완(完)은 너무 무능하고 나약합니다.
주우(洲吁) 공자께서 군주가 되셔야!
우리 위(衛) 나라도 정(鄭) 나라처럼 강대국이 되어
천하를 호령할 수 있나이다!
나도 알고 있는 바이나
어떻게 준비하여야 할지 모르겠구나!
공자, 그 점은 염려치 마십시오,
비밀리에 500여 명의 잽싼 자들을 끌어모아
산속에 숨어서 한동안 열심히 훈련을 시켜
일당백의 뛰어난 갑사(甲士)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하오나, 훈련을 시키려면 막대한 자금이 들어갑니다.
공자, 이 많은 자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는지요?
좋다! 내가 그 자금을 어떡하던 만들어 낼 테니
소문이 나지 않도록 그리하여보자!
아들 석후(石厚)는 집을 뛰쳐나와, 아예 공자 주우(洲吁)의 집에
기숙하며, 주우(洲吁)의 꾀주머니 역할을 하며 지내고 있었다.
위장공(衛莊公)이 상경 석작(石綽)의 충간을
듣지 않고 세상을 떠나자,
마음씨 어질고 선량한 공자 완(完)이 보위를
물려받아, 위환공(衛桓公)이라 부르게 되었다
완(完)의 어머니 대규(戴嬀)는 자기 아들을
잘 키워주는 장강(莊姜)에게 언제나 감사하며
친형제처럼 돈독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날 무렵에 주평왕(周平王)이 붕어(崩御)하고,
주환왕(周桓王)이 등극했다는 소식이 위(衛) 나라에도 전해졌다.
문무백관 모두는 들으시오!
할아버지 위무공(衛武公)께서는
주평왕(周平王)을 왕위에 올리셨으며,
또한 사도(司徒)를 맡아 왕실에 머무셨소!
우리 위(衛) 나라는 예전부터
왕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바,
반드시 입조(入朝)하여 선왕을 조문하면서,
신왕의 등극을 축하하러 가야 하오!
이 소식을 알게 된 석후(石厚)는 반역할 아주 좋은 기회가 왔다면서
주우(洲吁)와 귓속말을 나누며 거사 계획을 짜기 시작하였다.
주우(洲吁) 공자님. 그동안 혹독한 훈련을 하였고,
조직화시킨 갑사(甲士)가 500여 명이나 됩니다.
공자, 모두 일당백( 一當百)을 할 수 있습니다.
글쎄 좋은 기회가 와야 할 터인데
언제쯤 좋은 기회가 올지 궁금하구나!
공자님. 절호의 기회가 온 것입니다!
위환공이 왕실에 가는 걸 기회로 삼자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이만큼 좋은 기회가 없습니다!
우리 갑사(甲士) 500명을 몰래몰래
행관(行館) 주변에 숨겨놓는 것입니다.
공자께서는 행관(行館)에서 전별연회(餞別宴會)를 여십시오.
우리 갑사(甲士) 500명으로 제압을 하겠습니다!
단번에 정리할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가 충분한 준비를 한바 좋은 기회입니다.
그으래. 좋다, 그렇게 감행해보자!
주우(洲吁)는 왕실로 가는 길목의 행관(行館)에 연회를 마련하여,
위환공(衛桓公)과 수행하는 대부들을 초청하고, 호위하고 있는
군사에게는 큰 가마솥을 걸고, 얼큰한 국밥을 충분히 나누어주었다.
허 어. 아우가 큰 선심을 쓰는구먼!
생각지도 않은 송별연(餞別宴)을 다 열다니!
내, 다녀와 봐야 한 달도 걸리지 않을 텐데
송별연(餞別宴)이 너무 거창한 거 아닌가?
주공. 평소에 형님을 존경하는
이 아우의 작은 정성으로 받아주십시오!
그래. 앞으로 무얼 하며 지내려 하느냐?
형님에게 꼭 부탁 올릴 일이 있사옵니다!
무슨 일인가? 어서 말해보아라?
우리 국경 변두리에서 제일 험한 곳을
봉토(封土)로 주시오면 어떠실는지요?
험한 곳에서 무얼 하려 하느냐?
땅을 개척하며 외적을 막아내겠사옵니다!
허 어. 거참 잘 생각하였다!
어디 봐둔 곳이라도 있느냐?
주공께서 정해주는 곳으로 가겠습니다
으흠. 좋다. 왕실에 다녀와서 결정하기로 하자.
위환공(衛桓公)은 골치 아픈 동생이 스스로 국경 외곽(外廓)으로
떠나겠다고 하자, 흡족(洽足)하게 생각하며 마음을 놓게 되었다.
내가 없는 동안 나랏일에 힘쓰도록 하라!
형님은 마음을 놓으시고 무사히 다녀오십시오.
형님,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형님, 술 한 잔 받으시옵소서?
고맙도다. 자 동생도 술잔을 받아라!
연회(宴會)가 무르익어 갈 때, 공자 주우(洲吁)가 성큼 무릎을
꿇으며 술잔을 올리니, 위환공(衛桓公)은 기분 좋게 받아 마시고,
빈 잔을 주우(洲吁)에게 권하며 술잔에 술을 따라 주었다.
주우(洲吁)는 술잔을 받아들다가 엉겁결에 술잔을 떨어트리며,
술잔을 줍는 듯 몸을 숙이다가 재빨리 단검을 꺼내더니, 갑자기
위환공(衛桓公)을 찔렀다.
자 보아라! 위환공(衛桓公)은 이제 죽었다!
아 저런, 저건 반역(反逆) 이다!
누구냐, 죽고 싶은 자는 앞으로 나오라!
누군가 반역(反逆)이라고 외쳤으나, 행관(行館) 주변에 숨어있던,
5백여 무장한 갑사들이 갑자기 안으로 쫓아 들어오며, 단번에
행관을 장악해버리니, 신료들은 당황하며 저항도 못 하게 되었다.
석후는 마차에 위환공의 시신을 싣고
궁궐에 돌아와 장례를 치르면서
갑작스러운 병으로 죽었다며 방을 붙이게 했다.
주우(洲吁)가 스스로 군주(君主) 자리에 오르면서 석후(石厚)를
상대부에 임명하여 전권을 휘두르게 하였다.
주우(洲吁)가 위환공(衛桓公)을 죽이고, 스스로 군위에 오르는 걸
뻔히 보게 된 공자 진(晉)은 재빨리 형(邢) 나라로 달아나버렸다.
이때가 주환왕(周桓王) 원년이며,
기원전 719년 봄 삼월의 무신(戊申)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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