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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서 휴
2020. 12. 19. 11:23
꽃무릇
서 휴
깊은 산사 스님들이
참식나무 단풍나무 섭 그늘에
심어 논 꽃무릇
초가을 구월 어느 날
꽃대가 서서히 오르며
무리지어 피어나는 꽃
수선화과 상사화속 빨간 꽃 무릇
짙은 빨간 꽃술이 화려하게 만발하여
군락을 이룬 모습이 눈을 부시게 한다.
그렇게 붉은 꽃이 지고나면
마늘잎 같은 이파리가 나와 겨울을 난다.
꽃은 잎을 보지 못하고
잎은 꽃을 보지 못한다니
서로 만나지 못하는 상사화라 부르나
보고픈 그리움에 애타다 죽으면
슬픈 꽃 상사화가 된다고
사랑을 기다리다 기다리며
피처럼 붉게 물들다 쓰러지는
슬픈 꽃 상사화가 된다고
피처럼 붉은 빛깔의 꽃무릇은
영영 떠나버린 사랑의 영정이던가.
그리움에도 만나지 못하는 얼굴이련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