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휴 2014. 10. 30. 04:12

만추晩秋

서길수

 

 

여보

왜 울어

 

가을 산야에 물든 단풍

한두 번 보는 거 아니잖아

 

그래도 눈물이 나

울고 싶어져

 

그래

울고 싶을 땐 울어야지

자 손수건

 

잠간 봐

그래

 

처녀시절 단풍을 보며

환하게 웃던 당신 얼굴이 겹쳐져

 

당신은 참 예뻤어.

이제는 아름답다고 하여야지

 

예쁜 것도

아름다운 것도 점점 추억이 되나 봐

 

즐거운 일 도

어려운 일 도

지나가며 낙엽처럼 물이 드나 봐

 

빨간 단풍이 내 마음 같아

빨간 단풍처럼 살아온 것 같아

 

그래

모두다 추억 속에 배어 있어

 

모두 다

향기 나는 추억이면 좋겠어.

 

여보

손 잡아

이제 일어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