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이야기

우정조사

서 휴 2013. 7. 24. 00:11


우정조사

雨政調査

서 휴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만 머물러

폭우가 쏟아지며 피해가 심하네요.

 

남부지방은 폭염에 쌓여 잠을 잘 수도 없고

북부지방에도 비가 왔다 안 왔다 하구요

농사도 안 되고 큰일이라 합니다.

 

하눌님

편안하게는 못해주실 망정

예년 처럼만 해주시면 되는데


이게 뭡니까

비도 없고 더워서 살 수가 없네요.

 

그래요.

경기지역만 비가 않오고있어요.


내 참.

찬 대기와 더운 대기가 장마전선 붙들고


서로 옳다고 주장하며 양보를 안 한답니다.


그러니 장마전선이 올라가지도 않고 

내려가지도 않고 한자리에 서 있답니다.



찬 대기와 더운 대기가

그동안에는 그런 대로 알아서 했는데

올해는 말장난이 너무 심합니다.

 

하눌님께서

그러면 장마전선을 정하여 논

문서를 찾아보면 되지 않느냐 하시니

 

장마전선이 어딘지 정하여논 문서는

기밀문서라 30년 후에나 공개할 수 있어

섣불리 가져다 읽을 수 없다고 합니다.

 

팽팽히 맞서고들 있으니

장마전선이 내려가지도 올라가지도 않으며


중부지방에만 머물러 싸움질하며

사람들을 못살게 하고 있지요

 

그래 사람들의 원성이 하도 심하니

말씨름 하다가 안 되겠다며


어렵게 합의하여

우정조사雨政調査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조사위원을 정하는데

누구누구는 찬바람 쪽에 너무 치우쳐있어 안되고

누구누구는 더운 바람 쪽에 너무 가까워 안 되고

 

또 싸우다가 그런 사람들을 빼고

새로 물갈이하여 진행하기로 하였답니다.


하눌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빨리 보고 빨리 정하여 장마전선 위치를

잘 해석하여 순조롭게 왔다 갔다 하여야지

안 그러냐.

 

맞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기밀문서가 없어졌다고 야단들이네요

 

가만히 창고에 들어가 있는 문서가 발이 달려 있느냐

지 멋대로 움직이게


글쎄 말이 예요.

참 한심스럽다

 

내가 알아서 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너희들은 어려운 일 닥칠 때마다

내 얼굴만 쳐다보겠지

 

내 자손들아

부끄러운 것도 모르냐

 

세계적인 문명을 만들며

중원까지 차지하던 땅덩어리를

 

상고사까지 거슬러 올라가 거의 삼천년 간이나

한 집안에서 너희들끼리 싸움질만하다가

 

밀리고 밀려 반도 민족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걸.

부끄럽게 생각지도 않느냐

 

너희들도 한반도라고 제 입으로 부르고 있으니

재입으로 한반도라 부르다니 부끄러워 말도 못하겠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하눌님

이제 내려오시어 정리 좀 해주세요.

 

글세라

장마기간은 정하여놨으니

좀 참으면 장마전선이야 없어지겠지만 은

그때까지는 참 답답하겠구나.

 

자손들아

왜 그리 답답하게 사냐.

 

너희들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오랜 세월동안 그 만큼 혼이 났으면

서로서로 힘을 합하여 잘 살아야 하는 대

왜들 이러냐.

 

거짓말 하지 말고

인정할 거 인정하고

서로 타협하며 살면 될 일들을

 

넓게 생각하며 잘 살아야하지

서로 도우면서 잘 살아야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