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휴 2012. 12. 8. 22:26

아  끼

서 휴

 

수의를 지어놓으면 오래 사신다. ?

 

어머님이 병약하시고 연로하시여 진갑이 지나자

수의를 지어 장롱 위에 놓아두었다

 

장수하시어 83세에 돌아가셨다

친구가 이야기한다.

 

나의 어머님은 일찍 돌아가셨다

어릴 적 수의를 알았으면

오랫동안 사시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서울 은평구 한복집 하는 여사장님이

남편분과 같이 수의를 만들어 선물하고 있단다.

 

병원에 입원하신 어느 할머니께 수의를 드리니

임종에 가까운 할머니는 고맙다 웃고

그 할아버지는 목이 메어 눈물 흘린다.

 

삼베 값이 비싸다

옷감이 많이 들어간다.

 

여자 18종 :

    속적삼,속바지,겹저고리,겹바지,겹치마,원삼,

    원삼 띠, 버선, 악수, 턱받이, 염포(장매), 면보,

    남보, 요, 베게, 이불, 오낭주머니, 신발

 

남자 21종 :

    속적삼,속주의,겹저고리,겹바지,겹두루막,도포,

    허리끈,버선,데님,행전,악수,턱받이,염포(장매),

    면보,남보,요,베게,이불,주머니,신발,도포끈,

 

좋은 일 한다고 소문이나

봉사자들이 모여들어 여러 벌씩 지어 선물한단다.

 

우리 가족 중에

아끼 이야길 해야겠다.

 

벨이 울리면 전화 왔다 알린다.

띵 똥 하면 사람이 와있다 알린다.

물이 끓으면 주전자 태우지 마라한다

 

윗 층집 아끼 동갑은 눈이 뽀얗다

아끼

너희들은 백내장 수술이 안 된다하지

 

아니야, 되는데

보험처리가 안되니 한눈에 400여만 원이나 든단다.


두 눈 다해야지

미안해


 

이젠 아끼도 등부터 반점이 생기고

전립선이 안 좋아 여기저기 찔끔 싼다.

산에 가면 방향이 무뎌졌다

 

인생나이로 90이 다 되었다한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나보다 훨씬 많은 나이이다

 

반말해서 미안하다

그래도 본 나이는 15세니 이해 해줄 것으로 본다.

 

아끼가 입을 수의가 있다고

친구가 카페에 들어가 보라한다

 

들여다보니 잘 만들었다

사람 수의 값에 3분의1도 안 된다

 

태어나 우리 집에 와

인간의 3분의1이상 역할을 하고 정까지 듬뿍 주었으니

 

아끼

네가 입을 수의를 어찌 돈으로 계산하랴

 

큰일이다

내가 입을 수의가 없다

해줄 생각도 안하는 것 같다

 

은평구 한복집에 이야기하면 될까

독거노인이 아니라고 한다.

 

내 생각은 이렇다

그냥 입은 데로 태우면 된다고

 

태워 재가 되면

내가 사랑하는 가거도 可居島에 뿌려달라고

 

내가 재가 되어

가거도 可居島에 가면 환영하여 줄까

 

아니다

내가 가거도 可居島에 기여한바가 없다한다

 

3분의2는 피켓 들고 왜치고

3분의1은 배를 몰고나와

 

가거도항 입항을 막을 것 같다

요즘 잘 나가는데 제뿌리면 안 된다고

 

방법이 있다

한밤에 헬리콥터 타고가 뿌리면 된다.

 

집사람이 말린다.

잠자리 비행기는 한밤에 위험하다고

죽는 것도 맘대로 하기 힘든 다

 

아끼

너는 내가 묻어 주겠지만

우리의 영혼은 어떡하지

 

극락도 천당도 지옥도 들어갈 티켓이 없잖아

파는 곳 있다 하는 데 모두 사기 같고

 

어디서든 좋은 일 봉사하든가

열심히 기도하든가

글쎄 남은 시간이 적다

 

아끼

긴급 소식이 들어왔다

우주학자 호킹이 우주에는 밖에 없단다.

 

극락도 천당도 지옥도 없단다.

별만 있고 나머진 빈터란다

이젠 걱정 안 해도 되겠다.

 

나는 괜찮다

아끼

너는 한곳에 다녀와 좋은 사람이 되어

 

복잡한 세상 안 태어나는 게 낫겠지만

기왕이면 한가락하며 살다 가야지

 

아끼

우리가 헤어지면 우주에서

 

그 넓은 곳 중에

좋은 빈터에서 만나자

 

 

 

*** 가거도는 목포에서 배로 4시간반 거리의

      서해안 맨 끝 상하이와 가까운 섬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가기가 힘든 아주 먼 우리나라 고도입니다

 

      항상 안개와 구름이 뒤덮인 639메타의 큰 산 독실산으로 이뤄져

      논이 없고 손으로 일군 자투리밭 만 조금 있으나

 

      약초 등이 많이 자라고 먹을거리가 많으며

      자연경관이 수려하여 요사이 관광객이 모여들어 감명 받아

      다시 오겠다하며 다녀가는 곳입니다

 

      각종 어종이 풍부하여 갈치, 조기, 열기, 멸치 등

      종종 파시가 이뤄지며 

 

      바늘만 넣어도 큰 고기가 잡힌다하며,

      바다 갯바위 낚시꾼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곳입니다

 

      저도 반하여

      가거도의 사랑이라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