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한겨울의 소백산

서 휴 2012. 11. 12. 01:25

한 겨울의 소백산

서 휴

 

한 겨울에 돌풍이 분다.

소백산 정상

 

단양의 아주 추운 날 -15.7도

소백산 정상은 영하 45도는 되려니

 

바람막이가 없는 소백산

얼굴이 찢어지는 듯 차가운 날

 

눈발을 실어 돌풍마저 부는

차거운 소백산에 오른다면

오르는 우리에게 후회하는 산행일까

 

살을 에는 듯 차가움 속에서

검은 듯 휘날리는 돌풍 속에서

하얀 눈발을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산행일까

 

오뉴 월처럼 조용한 날

푸른 하늘이 보고 싶은 우리네

 

철쭉꽃들이 피고

들 풀숲들이 푸르르고

잔잔한 바람이 불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땀방울에 얹은 손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싶은 우리네

 

무언가 내일의 행운을 바라보며

웃으며 오르고자 하는 인생길

 

그러나 한겨울의 소백산은

눈발이 얼어붙어 살을 파고드는

찬바람과 돌풍이 우리를 떨게한다

 

살아 있느냐고

한 번 가보라고

돌풍 속으로 사납게 몰아 넣는다

 

그래도 우리는 오르고 있다

차가운 돌풍 속을 걸어가고 있다.

 

한발 한발 힘겹게

인생을 걸어 오르는 소백산

 

흐르는 마음은 땀방울이 되어

찬바람을 삯이고

내딛는 걸음은 돌풍을 뚫고 간다

 

항상 푸른 산이 아니었듯

항상 차가운 산이 아니었듯

우리네 마음이 잔잔하지 않았듯

 

실망도 하고 웃기도 하며

그래도 아름다운 사랑을 바라보며

 

힘겹게 힘차게

차가운 소백산을 걸어 오른다.

우리가 함께 오르고 있다

 

        

***** 지난 2012년 1월 5일 소백산에 올랐다                 

       다음 2013년 1월 초엔 어느 산을 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