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간 사랑
떠나간 사랑
서 휴
너무나 뜨거운 사랑은 하지마세요
너무나 깊은 사랑은 하지마세요
뜨겁고 너무 깊은 사랑은
일순간에 지나가기 쉬운 것
손을 잡고 있지 마세요.
눈빛으로 항상 끌어 앉고 있지 마세요.
손을 잡고 항상 끌어 앉는 사랑은
시샘 받아 멀리 가있기 쉬운 것
뜨겁고 깊고 깊은 사랑은
잠시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사랑은
슬프고 애달픈 사랑이 되기 쉬운 것
아름다운 사랑에 너무 쉽게 웃지 마세요.
마주보며 마냥 너무 즐거워 하지마세요
그 누가 시샘하여
슬픔과 애달픔을 가져오게도 한답니다.
그걸 누가 어찌 알랴
그걸 누가 가르쳐주랴
산만이 아는 이야기를
바다만이 아는 이야기를
흘러가지 않고 머무는
저 구름만이 아는 이야기를
채 육 개월도 안 되어 사랑하는 이가
갑작스레 숨을 몰아쉬며
가슴을 쥐어 잡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둘만의 아름다운사랑은
슬픔이 되고 애달픔이 되어
가녀린 여인을 몸부림치게 하였습니다.
너무나 슬픈 사랑은 하지마세요
너무나 애절한 사랑은 하지마세요
너무 슬프고 애절한 사랑은
사람을 몸부림치게 하고
비참한 모습을 만든다고
나의 아름다운 사랑이
슬프고 애절한 사랑이 될 줄
어찌 알 수 있었으랴
알았으면 처음부터 하지 말 것을
알았으면 사랑을 멀리 하였을 것을
그러나 사랑은 아름다운 것
짧은 사랑은
슬픔 속에서 아름다운 모습이 보이는 것
일순간에 지나가 슬픔과 애절함이 남아도
뜨겁고 깊은사랑의 아름다움만
생각하게 하는 것
누가 무어라 하는 말이
그 사람이 하던 말로 생각하게 하고
누가 무어라 웃는 얼굴이
그 사람 얼굴이 되어 웃고 있고
지나간 사랑은 아름다움만을 간직한 체
먼 산을
먼 하늘을
먼 바다를 바라보며 그리워하게 하는 것
비몽사몽간에 말없이 다가온 모습을 보며
반가워 맺힌 이야길 하려다
잠에서 깨어나 눈시울적시며 돌아눕게 하는 것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눈물이 베이면
먼 곳을 바라보며 누가 볼세라
돌아서서 손수건을 꺼내게 하는 것
그리운 사랑은 외로운 사랑이 되어
사랑의 그림자를 떠 앉고
혼자서 바라보며 혼자서 웃고 울면서
마음속에 살아있는 사람과
이야기 나누며 같이 서 살아가게 하는 것
짧은 사랑은 지나간 사랑은
마음깊이 간직되어 혼자서 바라보며
말없이 사랑하는 것
사랑은 쉽게 떠나지 않는다는데
그래 말이어요.
*** 쓰고 있는 '가거도의 사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