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52 화. 위여신의 혜안을 어찌 생각하는가.

서 휴 2023. 11. 15. 15:01

 352 위여신의 혜안을 어찌 생각하는가.

 

연이어 사자가 연곡성(連谷城)에 당도하여 초성왕의 뜻을 전하자,

성득신은 멍석을 깔고 꿇어앉으며, 품속의 단도를 꺼내 들었다.

 

       나는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노라

       비록 왕이 나를 용서한다 할지라도

       나는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도다

 

       살아있는 다 해도 신읍(申邑)과 식읍(息邑)

       청년들을 다 죽여 놨으니 어찌할 것이며

       더구나 자식을 잃은 부모들을 어찌 볼 수 있겠는가

 

       대왕이시여,  신은 세 번 절을 올리나이다.

       건안 하시옵고 부디 우리 초나라를

       부강하고 강력한 나라로 만드시옵소서

 

그때 아버지를 따라 신성(申城)에 있던 위가(蔿賈)는 성득신이

패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아버지 위여신(蔿呂臣)에게 물어본다.

 

       아버님우리 초군이 졌다는 것입니까

       글쎄 말이다져도 크게 졌단다.

       그럼 대왕께선 성득신을 어찌하셨습니까

 

       대왕께선 몹시 격노하시어

       성득신을 비롯한 패장들에게 자결하라 하셨단다.

 

       아버님그건 아니 됩니다

       아니무엇이 아니 된다는 것이냐

 

       성득신(成得臣)은 공명심이 크고 교만하긴 하나

       지혜 있는 사람이 도와주면 큰일을 할 사람입니다.

 

       이번에 그가 안타깝게 패하긴 했지만,

       후일에 원수를 갚을 사람은 역시 성득 신뿐입니다

 

       왕께서는 성득신을 죽임으로써

       (나라에 두 번이나 패하는 것이 됩니다.

 

       부친께서는 어찌하여 대왕께 간하여

       성득신의 목숨을 구하지 않으십니까

       대왕의 분노가 너무 커서 간해봐야

       쓸데없을 것 같아 아무 말도 드리지 못했다.

 

       부친께서는 범(땅의 무속인인 율사(矞似)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하십니까

       무슨 말인지 어서 말해보라

 

       율사(矞似)는 관상을 잘 보는 사람으로

       주상이 왕위에 오르시기 전에

       그를 불러 관상을 보았답니다.

 

       율사(矞似)가 주상과 성득신(成得臣), 투의신(鬪宜申)

       이렇게 세 사람의 관상을 보고는 말하기를

 

       이 세 사람 모두는 후일에 제명을 다 하지 못하고

       죽을상이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율사(矞似)의 말을 기억하고 계시다가

       그 후에 왕위에 오르게 된 주상께서는

       율사(矞似)의 예언이 맞지 않길 바라면서

 

       성득신(成得臣), 투의신(鬪宜申)에게 면사패(免死牌)

       주면서, 오늘 같은 날을 대비하셨던 것입니다.

 

       아버님아무래도 주상께서 몹시 노하시어

       그 때의 일을 깜박 잊고 계신 것 같습니다.

 

       아버님빨리 입조(入朝)하시어, 그 일을 말하면

       주상께서는 반드시 옛 일을 기억해 내시고

       반드시 두 분 장수의 목숨을 살려줄 것입니다.

 

       그렇구나대체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냐

       아버님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위여신(蔿呂臣)은 아들 위가(蔿賈)의 말을 듣고 나자정신이 번쩍

들었으므로곧바로 입조(入朝)하여 초성왕을 알현하고 말하였다.

 

       대왕이시여옛날의 율사(矞似)를 잊으셨나이까

       대왕께선 성득신(成得臣)과 투의신(鬪宜申)에게

       면사패(免死牌)를 주시었나이다.

 

       이제 대왕께선 면사패(免死牌)를 빨리 거두시어

       성득신(成得臣)과 투의신(鬪宜申)을 살려주시옵소서

 

       아니(대부는 그때의 일을 어찌 알았는가

       신의 아들인 위가(蔿賈)가 생각해냈습니다.

       위가(蔿賈)가 아니었다면 내가 잊을 뻔 하였구나

초성왕은 두 사람의 자결을 막아야 한다며대부 반왕(潘尫)에게

명하여 급히 연곡성(連谷城)으로 달려가게 하였다.

 

       성복(城濮)의 장수들에게 죽음을 면하노라     

       한 사람도 자결하여서는 절대로 아니 된다 

 

대부 반왕(潘尫)이 급히 달려가 연곡성(連谷城)에 당도하였을 때는

이미 성득신(成得臣)이 자결한 지가 벌써 한나절이나 지났었다.

 

       좌군 대장 투의신(鬪宜申)은 대들보에 목을 매었으나

       체구가 너무 크고 너무 무거워 목을 맨 비단

       끈이 끊어져 다행히 목숨만은 건졌다.

 

       투발(鬪勃)은 성득신과 투의신의 시체를 거둔 후에

       죽으려 하였기에 그 역시 죽지 않고 살게 되었으며

       죽은 사람은 오르지 성득신 한 사람뿐이었다.

 

아들 성대심은 아버지 성득신이 급한 성미대로 빨리 자결 했다며 

몹시 애통해하면서 그의 시신을 거두어 연곡성에서 장례를 치렀다.

 

투의신(鬪宜申), 투발(鬪勃), 투월초(越椒椒) 등은 반왕(潘尫)을 따라

신성(申城)으로 찾아가 초성왕을 배알하며 용서하심에 감사했다.

 

       대왕이시여살려주신 은혜에 감사드리나이다.

       성득신이 자결해 버리다니 너무 안타깝구나

       이제 영성(郢城)으로 돌아가자.

 

초성왕은 성득신이 자결하게 된 걸 몹시 후회하며, 할 수 없이

신성(申城)에서 초()의 수도인 영성(郢城)으로 돌아갔다.

       성득신(成得臣)은 ()의 관중(管仲)에 버금간다는

       명재상인 투곡어토(鬪穀於莵) 동생이면서,

       후계자로서 재상인 영윤(令尹) 벼슬에 오르기도한

       초(楚) 나라 제일의 장수였다.

 

       성득신은 왕명에도 자기의 뜻을 관철하려한 강한

       성품이면서 공명심과 권력욕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교만한 만큼 폭넓은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 하고,

       자기의 고집이 세면 부러진다는, 옛말이 있듯이

       어린 위가(蔿賈)의 말을 통해 교훈을 주는 것이다.

 

초성왕은 수도인 영성(郢城)에 도착하자마자조례를 열었으며

주요 직책을 새로운 사람으로 일신하며 국정을 안정시켜나갔다.

 

       위여신(蔿呂臣)을 재상인 영윤(令尹)에 임명하노라

       투의신(鬪宜申)은 상읍(商邑)의 대부로 봉하니

       빨리 올라가 북방의 변경을 지키도록 하라

 

       투발(鬪勃)은 양성(襄城)의 수장으로 임명하노니

       진군(晉軍)의 공격에 미리 대비토록 하라

 

       성득신의 죽음은 너무나 애통하도다.

       그의 아들 성대심과 성가(成嘉형제에게

       모두 대부의 벼슬을 내리노라

 

투의신(鬪宜申)과 투발(鬪勃)이 지방으로 내려갔다는 것은 성득신과

함께 성복 전투에서 패하고 돌아온 패장이라 하여 좌천 된 것으로

보인다이때부터 투의신(鬪宜申)은 상공(商公)으로 불리게 되었다.

 

한편 성득신에게 영윤(令尹)의 자리를 물려주고관직에서 물러나

집안에 은거하고 있던 투곡어토(鬪穀於菟)는 초군이 크게 패하여

성득신이 자결했다는 사실을 모두 알게 되자 몹시 부끄러워했다.

 

       어린 위가(蔿賈)가 한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는구나

       나의 식견이 어린 위가(蔿賈) 보다 못하다니

       진실로 부끄러운 일이 되었구나

 

투곡어토(鬪穀於菟)는 성득신(成得臣)의 일로 괴로워하다가 입에서

피를 토하더니 자리에 눕게 되면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큰아들 투반(鬪班)을 불러라.

       아버님 무슨 일이시옵니까

 

       나는 아무래도 오래 살지 못할 것 같구나

       나는 조석 지간에 죽을 것이다.

 

       죽기 전에 너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

       아버님말씀해주시옵소서

 

       너의 종형인 투월초(越椒椒)는 곰과 호랑이를

       섞어 놓은 상에다가, 그 목소리는 이리의 것을

       닮았으며 음침하게 태어났다.

 

       그는 우리 가문을 멸족시킬 상으로 보이므로

       내가 옛날에 너의 작은아버지에게 키우지 말고

       밖에다 버리라고 말했으나 듣지 않았다.

 

       내가 보니 위여신도 오래 살지 못할 상이고

       투발과 투의신도 모두가 비명으로 죽을상이다.

 

       앞으로 초나라의 정사는 네가 아니면결국은

       너의 종형인 투월초(越椒椒)에게 맡겨질 것인데,

 

       투월초(越椒椒)는 오만방자하고 잔인할 뿐만 아니라,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는 성품이다.

 

       만약에 투월초가 국사를 맡게 된다면

       필시 분수에 넘치는 일을 바라게 되어

       투씨 문중의 제사는 그로 인해 끊어지게 될 것이다.

 

       내가 죽은 후에 만약 투월초가 국사를 맡게 되면

       너는 반드시 도망쳐서, 그가 저지른 일에 대한

       화를 피하여 투씨 집안의 제사를 잇도록 하라

  

아들 투반(鬪班)은 재배하하면서 부친의 명을 받들기로 하였으며,

얼마 되지 않아 투곡어토(鬪穀於菟)가 숨을 거두었으며또 얼마

지나지 않아 위여신(蔿呂臣)도 뒤따라 죽었다.

 

       초성왕은 투곡어토(鬪穀於菟)의 공을 추모하여

       그 아들 투반(鬪班)에게 위여신(蔿呂臣) 대신하여

       영윤(令尹)의 자리를 잇게 하고,

 

       투월초(越椒椒) 군사의 일을 관장하는 사마(司馬)에

       임명하고위가(蔿賈)를 공정(工正)에 임명했다.

 

 353 . 보와 시를 어떻게 해석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