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47 화. 진문공, 삼사를 후퇴 시키는가.

서 휴 2023. 11. 12. 16:40

 347 진문공삼사를 후퇴 시키는가.


       쳐들어가선 안 되다니 무슨 말이오       

       주공께서는 초왕 과의 약속을 잊으셨나이까

 

       주공께서는 우리 진()이 초()와 싸우는 일이 생기면

       초나라 은혜를 갚는다는 뜻에서 3(三舍)를 물리겠다고

       약속하신 바를 어찌 기억하지 않으십니까

 

지난날 진문공(晉文公)과 가신 일행이 초(나라에 머물며 망명

생활을 하고 있을 때초성왕(楚成王)이 진()나라를 도와준다면

어떻게 보답하겠냐며 물었었다. 그때 진문공(晉文公)은 전쟁이

벌어지게 된다면, 3(三舍)를 물러나겠다고 약속한 바가 있었다.

 

       주공직접 하신 말씀을 지키지 않으려 하십니까

       이는 천하의 신의를 잃는 일이 되옵니다.

 

       주공옛날 원성(原城)의 백성들에게도 신의를 잃지

       않으셨는데초성왕에게도 신의를 잃을 수 없습니다.

 

       주공, 3사를 후퇴하시어, 초성왕(楚成王과의 약속을

       떳떳이 지키는 모습을 만천하에 보이시옵소서

 

       이번 공격에서 승리를 얻을 수 있을지라도

       신의(信義)를 잃게 된다는 걸 생각하셔야 합니다.


기다리던 초군과의 일전을 시작하려는 그때, 호언(狐偃)이 갑자기

3(三舍)를 제안하자, 신료들은 사뭇 뜻밖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주공신 선진(先軫이옵니다.

       주공운명이 걸린 싸움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초성왕(楚成王)이 묻는 말에 그저 한마디 던진 것을

       수년이 지난 지금은 약속이라고 할 수 없나이다.

 

       우리는 주군의 군대이지만

       성득신의 초군(楚軍)은 신하의 군대입니다.

 

       군주가 적국의 신하를 상대하였을 때 뒤로 물러나

       후퇴하게 된다면 그 치욕이 작지 않습니다.

 

       더구나 싸워보지도 않고 군주의 군대가

       신하의 군대를 어찌 피할 수 있겠나이까

 

       더욱이 성득신(成得臣)은 욕심이 가득 찬 늑대입니다.

       그런 자를 피한다는 것은 치욕 중의 치욕이 되옵니다.


특히 진군(晉軍)의 총지휘자인 선진(先軫)으로서는 호언(狐偃)

말이 전혀 이해되지 않아 주장했으나그럼에도 호언(狐偃) 만큼은 

조금도 굽히지 않고 계속 주장을 하는 것이다.


       주공, 초성왕의 은혜가 없었더라면, 오늘날

       주공께선 군위에 오르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피하는 것은 초성왕(楚成王)의 초군을

       피하는 것이지신하인 성득신을 피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득신이 비록 성격이 강직하고 잔인한 면도 있으나

       우리가 초왕에게 받은 은혜는 결코 잊어선 아니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후퇴하는데도 성득신(成得臣)이 계속

       추격해 온다면, 그때 호언(狐偃)은 어쪄려 하시오

 

       주공, 만약 우리가 군사를 물린다면, 초의 성득신도

       초군(楚軍)을 물릴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되면 송()나라를 다시 침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주공또한 우리가 퇴각하는데도 계속 추격해 온다면

       신하 된 자가 군주를 핍박하는 행위가 되므로

       그 잘못은  초의 성득신 쪽에 있게 됩니다.

 

       주공초군이 계속추격해 옴으로써 사태가 어쩔

       수 없게 된다면그때는 우리 군사들에게

       분노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되옵니다.

 

       그리되면 초군은 교만하게 보일 것이므로

       분노하는 마음을 품게 된 우리 진군이

       어찌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겠나이까

 

진군의 진영이 작전을 수립하며 시간을 끄는 사이에성득신은

초군을 휘몰아 진()의 진채가 있는 조성 부근에 당도하여

세 곳에다 진영을 세우고 싸울 태세를 갖추게 되었다.

       조용히들 하시오 과인이 말하겠소

       자범(子犯호언(狐偃)의 말이 옳도다.

       선진(先軫) 어서 삼사를 물리도록 하라

 

진문공은 호언(狐偃)의 말 뜻을 알아차리고 즉시 삼군에 영을 내려

모두 3(三舍)를 후퇴하도록 했다진의 군사들이 1사인 30리를

뒤로 후퇴하자군리(軍吏)가 쫒아와서 진문공에게 품했다.

 

       주공군리(軍吏)이옵니다.

       주공, 일사(一舍)를 물러났나이다.

       아직 충분치 않도다어서 더 물러가라

 

다시 일사의 거리를 뒤로 물러났으나, 진문공은 진채를 세우지

못하게 하였으므로, 다시 일사의 거리를 더 물러나, 결국 모두 

3사 즉 90리를 물러나(나라 도성 부근인 성복(城濮이라는

곳에 당도하게 되어진채를 세우고는 군사와 말들을 쉬게 했다.

 

한편 진군(晉軍)이 갑자기 진채를 뽑아 뒤로 후퇴하는 모습을

본 초군은 모두 기뻐하며 좋아하자, 투월초(鬪越椒)가 나선다.

 

       진군은 군주의 신분으로 신하 된 자를 피하니

       원수님이것 역시 우리에게 영예스러운 일입니다.

 

       원수님이쯤에서 군사를 물려 회군하십시오

       이 정도면 원수님의 명예를 찾은 셈입니다. 

 

       원수님비록 공을 세우지는 못했으나

       대왕께 죽을 죄는 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진군이 퇴각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원수님, 진문공은 옛날에 대왕께 약속한 대로

       3사를 물러나 후퇴한다는 소문입니다.

 

       무슨 가당치 않는 말을 하는 것이냐

       나는 대왕께 원군을 청하며 군령장을 바쳤다.

 

       진군과 지금까지 한 번도 싸워보지 않고

       어떻게 대왕께 복명(復命할 수 있단 말이냐

 

       진군은 우리 초군이 겁이나 달아나는 것이다.

       마땅히 뒤를 쫓아 섬멸시켜야 한다.

성득신은 진군의 뒤를 속히 추격하라는 군령을 내렸으며, 곧바로

진군의 뒤를 쫓아 3사를 행군하게 되자마침내 진군(晉軍)

진채를 내리고 있는 성복(城濮땅까지 따라오게 되었다.

 

       성복(城濮)은 위( 나라 땅으로 지금의 산동성 복현의

       동남쪽 있으며그 일대는 복수(濮水)가 흐르고 있다.

 

       진문공(晉文公)은 성복(城濮땅까지 물러나는 동안

       내내, 성득신이 회군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호언의 말대로 그것은 신하 된 신분으로

       타국의 군주에 대한 예(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성득신(成得臣)은 회군을 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진채를 내리며 싸우려 준비하였다.

 

이때 진문공의 연락을 받은 제군(齊軍)과 진군(秦軍)이 차례로

속속 모여들며진군(晉軍)이 있는 성복(城濮)에 진채를 내렸다.

 

       제소공(齊昭公)은 상경 국의중(國懿仲)의 아들인

       국귀보(國歸父)를 대장으로 삼고최요(崔夭)

       부장으로 임명하여 진군을 돕도록 명했다.

 

       진목공(秦穆公)도 그의 둘째 아들 소자은(小子憖)

       대장으로 삼고건병(蹇丙)을 부장으로 삼아,

       대병을 거느리고 진군(晉軍)을 돕도록 했다.

 

       또한초군(楚軍)의 포위에서 벗어난 송나라도

       역시 사마(司馬인 공손 고()를 대장으로 삼아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싸움을 돕겠다고 찾아왔다.

 

       이에 진문공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 힘이 솟아났다.       

       진()을 비롯한 제(), (), () 4개국 연합군은

       성복(城濮들판에 진을 치며 싸울 준비를 하게 된다.

그때 초군(楚軍)과 정(), (), (), ()5개국 연합군도

진군(晉軍)을 따라왔으며, 휴(땅에 이르자 험지에 진을 쳤다.

 

       (땅은 산이 험하고 큰 늪이 가로막힌 험지였다.

       성득신은 지세를 살피고 나자마자, 산을 뒤로하고

       늪을 앞으로 하여, 천연의 요새라 할 수 있는

       험한 곳을 점거하였으며, 보란 듯이 영채를 세웠다.


진문공은 성득신(成得臣)이 재빠르게 움직이며, 절묘한 곳에 진채를

세우는 것을 보게 되자감탄하면서 갑자기 불안감이 솟았다.

 

       원수 선진(先軫)은 보았는가

       초군(楚軍)이 저리 잽싼데 이길 수 있겠는가

 

       초군이 저런 험지에 진채를 세우게 되면

       우리 진군(晉軍)이 공격하기가 매우 어렵지 않겠는가

 

       마땅히 저곳을 빨리 빼앗아 차지해야 하는데

       자꾸 질지도 모를 불안감이 엄습해 오는구나

 

       선진은 굳이 초군(楚軍)과 싸워야 하겠는가

       주공,  선진(先軫이옵니다.

 

       주공저들 초군도 마찬가지입니다.

       험지에 영채를 세워 놓고 공격하려면

       저곳을 빠져나와야 하는 데,

       저 험한 곳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주공성득신(成得臣)은 패하고 말 것입니다.

       대저 험준한 곳에 영채를 세운다는 것은

       싸우기보다는 방어하며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여기까지 쫓아온 것은 싸우기 위해서일 터인데,

       기껏 쫓아와서 험준한 곳을 택하다니 아무래도

       신이 보기엔 참으로 딱하기만 합니다.


원수 선진(先軫)은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말했으나진문공

불안한 마음으로 망설이는 눈치를 계속 보이고 있었다.

 

       주공호언(狐偃) 이옵니다.

       주공우리 진군(晉軍)이나 저 초군(楚軍)의 기세를 보니

       양군은 반드시 승패를 내고 말겠다는 각오입니다.

 

       주공, 싸워서 이긴다면 천하의 제후들을 아우르는

       방백이 될 수 있고설사 이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더라도 우리 진국은 태항산(太行山)

       하수(河水)에 의지하여 스스로 지킬 수 있사옵니다.

 

       주공께선 염려치마시옵소서

       주공, 초나라가 어찌 우리 진국의 강역을

       제 맘대로 넘볼 수 있겠나이까

 

 348 . 상대를 알고 전쟁을 준비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