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60 화. 악과 선의 대결인가.

서 휴 2023. 9. 21. 17:46

 260 악과 선의 대결인가

 

진혜공(晉惠公)은 한원(韓原)에서 10리쯤 떨어진 곳에 영채(領寨)

세우며한간(韓簡)에게 진군(秦軍)의 동정을 살피게 하였다.

 

      주공한간(韓簡)이 보고 올립니다.

      진군(秦軍)의 숫자는 우리보다 많이 적으나

      사기는 우리보다 열 배나 강합니다

 

      그대는 진군(秦軍)을 왜 그리 보는가

      주공께서는 진(나라와 친하였기에

      (나라에 피신하여 있을 수 있었고

 

      () 나라의 도움을 받아 군위에 올랐으며

      () 나라의 양곡으로 굶주림을 면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울분에 쌓여있습니다.

 

      시끄럽다 괘씸하게

      경정(慶鄭하고 똑같은 소리를 하는구나

 

      () 나라의 병거(兵車)는 몇 승이나 되어 보이든가

      대략 400()은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1000승이 진후(秦侯)를 기다리고 있다.

      진군(秦軍)은 농사만을 짓다가 급하게

      모아온 오합지졸(烏合之卒들이도다.

 

      무얼 걱정하여 그리 떠들어 대는 것이냐

      시끄럽다어서 썩 물러가라어서

 

진혜공(晉惠公)은 융거(戎車)를 끄는 말 네 마리를 소사(小駟)

말로 바꾸도록 명령하여 한창 바꾸고 있을 그때때마침

대부 경정(慶鄭)이 지나가다 보게 되었다.

 

소사(小駟)의 말은 정(나라가 예물로 보내온 것이며몸의 털과

갈기에 윤기가 유난히 잘 흐르며 멋질 뿐만 아니라영리하기도 하여

명마로 인정받으므로진혜공(晉惠公)도 평소에 잘 타고 다니면서,

소사(小駟) 말들을 몹시 사랑하고 있었다.

 

      주공경정(慶鄭이옵니다.

      병거(兵車)에는 우리 진(나라의 말로 써야 합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나의 애마(愛馬)는 잘도 달린다

 

      주공아니 되옵니다

      병거(兵車)에는 훈련된 말만이 쓸 수 있사옵니다.

 

      그래야말은 마부(馬夫)의 마음을 알며,

      마부(馬夫)의 뜻에 따라 움직여주므로

      용맹을 떨칠 수가 있는 것이옵니다.

 

       주공소사(小駟)의 말은 명마이긴 합니다만

       싸움터의 병거(兵車)를 끄는 말은 아니므로    

       겁이 많아 전쟁에 나갈 수가 없습니다.

 

       주공훈련이 안 된 말은 앞으로 나갈 때

       나가지 못하고, 뒤로 물러설 때 물러나지 못합니다.

 

       경정(慶鄭). 저놈은 사사건건 반대만 하는구먼

       시끄럽다.  융로(戎輅)는 나의 애마로 끌게 하리라

       경정(慶鄭)은 저리 빨리 비켜나거라

 

이처럼 진(晉) 나라 군영은 서로의 지혜를 합하지 못하고 있을 그때,

백리해(百里奚)는 용문산(龍門山)에 올라가 한원(韓原들판을 한참

살펴보고 나서진목공(秦穆公)에게 작전계획을 말한다.

 

        주공한원(韓原)의 넓은 벌판에서 싸우는 것은

        병거(兵車들의 싸움이 되고 맙니다.

 

        우리 병거(兵車) 400승과 저들 1000승의 싸움이라

        우리가 아주 불리하오며더구나 우리는

        군사(軍士)의 수가 진군(晉軍보다 너무 적습니다.

 

        하오나 우리는 말들에게 산악 훈련을 시켜놓은바

        산에 기대어 골짜기를 이용하여 싸우면

        많은 진군(晉軍)을 대적할 수 있사옵니다.

 

        우리 포진(布陣)을 저 용문산(龍門山)으로 옮겨

        진군(晉軍)에 맞춰 3(三軍)으로 나누어 배치하고

 

        골짜기에서 흘러나오는 물로 달려오는 병거(兵車)

        흙탕에 빠지도록 흙구덩이를 만들어 놓아야겠습니다.

 

        또한서리보(胥利父)와 투리도(鬪利道에게는

        각기 300명씩을 이끌고 양편 숲에 숨어있다가

 

        진군(晉軍)이 혼란한 순간을 보게 되면

        진군(晉軍)의 허리를 자르도록 명령하겠습니다.

 

용문산(龍門山) 분수(汾水)와 황하(黃河)가 만나는 지점으로

지금의 산서성(山西省하진(河津)의 북쪽에 있는 산이다.

 

진용이 갖춰지자백리해는 진목공과 함께 진루(陣樓)올라,

진군(晉軍)의 포진(布陣)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진군(晉軍)은 우리보다 군사(軍士)의 숫자가 많으나

        주공전쟁은 숫자로 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주공께서는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예비 말이 한 마리당 세 마리나 돼 오나,

        저들 진군(晉軍)은 두 마리도 아니 됩니다.

        장기전을 펴도 우리가 이길 수 있습니다.

 

        주공우리는 저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진군(秦軍)은 사기(士氣) 더 높으므로

        이제 진혜공(晉惠公)은 우리 손에 죽습니다.

 

        주공주공께서는 절대로 영채(領寨)에서

        나오지 마시고 멀리서 구경만 하시어야 합니다.

 

        주공을 공손 칩(), 건병(蹇丙), 요세(繇勢만이 지켜주오며

        앞서 연락을 취하는 건 난진(欒軫) 뿐이옵니다.

 

        주공, 지켜줄 장수와 군사가 너무나 적사옵니다.

        주공영채(領寨)에서 나오시면 절대로 아니 됩니다.

 

        허 어조심할 것이오

        좌 서장은 너무 염려치 마시오

 

        하늘에 이치가 있다면 우리가 반드시 이길 것이오. 

        좌서장(左庶長), 열심히 싸워야 하오.

        반드시 이겨야 할 것이오

 

진목공(秦穆公)은 침착하게 대답하였고이에 진군(秦軍)은 조용히

전투 준비를 끝마쳤으나, 진혜공(晉惠公)은 병거(兵車와 군사의

수가 월등히 많다는 걸 믿고서는, 아주 과감하게 도전장을 보낸다.

 

        우리 병거(兵車) 1000승이 진후(秦侯)를 기다리고 있소.

        군사를 몰고 되돌아간다면 뒤를 쫓지 않을 것이오.

 

        돌아가지 않는다면안위(安危)를 보장할 수 없소.

        좋을 때어서 돌아가도록 하시오

 

진목공(秦穆公)은 진혜공(晉惠公)의 도전장을 받자아주 염치없는

놈이라고 크게 분개하며몹시 꾸짖는 담장을 보내게 된다.

 

        염치없는 자가 어찌도 이리 당당한가

        이제너 진후(晉侯)는 우리 손에 죽으리라

 

        큰소리만 치지 말고 어서 쳐들어와 봐라.

        내 그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진혜공(晉惠公)이 태복(太卜곽언(郭偃)에게 군 지휘권을 맡기려

하자잘 결정하셨다며 대부 경정(慶鄭)이 기쁘게 찬동했다.

 

진혜공(晉惠公)은 경정(慶鄭)을 싫어하는 바이므로곧바로 바꾸어 

대부 가복도(家僕徒)에게 군사 지휘권을 맡기고 마는 것이다.

 

        전략가인 태사 곽언(郭偃)에게 맡겨야 합니다.

        좌우 장수들도 모두 곽언(郭偃)을 믿고 따릅니다.

 

        한번 결정한 일이다아무도 재론치 마라

        주공의 거우(車右)는 대부 경정(慶鄭)에 맡겨야 합니다.

 

        아니다경정(慶鄭 보다는 극보양(郤步揚)이 잘한다.

        아닙니다그렇지 않습니다

        허 어너는 왜 그리 반대만 하는 것이냐

 

        괵사(虢射)는 중군(中軍)을 전진시켜라

        도안이(屠岸夷)는 선봉장이 되어 쳐들어가라.

        이제 모두 진격하도록 하라

 

군주가 타는 병거(兵車)를 어거(御車), 융로(戎輅), 초거(軺車)라 하며

병거(兵車)를 모는 사람을 거부(車夫라 부르고, 지휘관을 보호하는

사람을 거우(車右라 하며 오른쪽에 탄다.

 

        누렇게 물든 늦가을, 한원(韓原벌판에는 수많은 깃발이

        펄럭거리게 되었으며진군(秦軍) 병거(兵車) 400승과

        진군(晉軍)의 병거(兵車) 1000승이 마주 보게 되면서,

        진군(晉軍)의 자신감 있는 도전으로 전쟁이 시작되었다.

 

진혜공(晉惠公)이 큰 소리로 명령하여 진군(晉軍)이 나아가게 하자

이를 지켜보던 진()의 공손지(公孫枝)가 앞서 나가며 고함지른다.

 

        이 어리석은 진(나라 놈들아

        너희들은 은혜도 모르고 어찌 뻔뻔스럽기만 하냐

 

이 말을 듣자 도안이(屠岸夷 120근이 넘는 혼철창(渾鐵槍)

꼬나 들고힘차게 중앙으로 뚫고 들어가 진군(秦軍)을 뒤흔든다.

 

        건병(蹇丙)도 양어깨에 큰사슴 두 마리를 

        하나씩 메고 달리는 힘센 장사(壯士이다.

 

건병(蹇丙)과 도안이(屠岸夷)가 어울려 살기등등(殺氣騰騰하게 

50 여합을 싸워도 서로 간에 진땀만 흘릴 뿐으로 끝이 나지 않는다.

 

        좋다오랜만에 싸울만한 장수를 만났도다.

        우리 빈손으로 한번 싸워보자

 

        좋다병거(兵車)에서 내려와 맨손으로 싸워보자

        그래좋도다이제 둘 중의 하나가

        천하의 진정한 영웅이 되는 거다

 

        , 주변 사람은 저리 비켜라! 아무도 말리지 마라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는다면 사내자식이 아니다

 

전쟁터에 때아닌 진풍경이 벌어졌다진목공(秦穆公)은 건병(蹇丙)

걱정되어 자기도 모르게 영채(領寨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두 사람은 주먹과 팔다리로 싸우다가 서로 엉겨 붙는다.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한동안 뒤엉키다가

        건병(蹇丙)이 도안이(屠岸夷)의 머리통을 잡고 끌고 간다.

 

        도안이(屠岸夷)가 끌려가는구나

        어서도안이(屠岸夷)를 구하라

 

진혜공(晉惠公)은 도안이(屠岸夷)를 구하고자, 친히 우측으로 쳐들어

가며, 한간(韓簡)양유미(梁繇糜)를 좌측으로 공격하게 하였다.

 

 261 하늘이 도와 주는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