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44 화. 좋은 걸 양보해야 복이 오는가.

서 휴 2023. 9. 13. 04:00

 244 . 좋은 걸 양보해야 복이 오는가.

 

장고여(廧咎如)의 두 딸이 영채(令寨안으로 들어오자호언(狐偃)

쳐다보자마자, 넋을 잃은 듯 천하절색이라면서 너무나 감탄하였다.

 

        이래도 자격을 말할 것이오        

        아까의 내 말은 취소하겠소이다.

 

        중이(重耳공자의 여자로 손색이 없습니다.

        결코책왕(翟王)에게는 넘기지 않을 것이오

     

        지금은 비록 나라를 떠난 망명 공자이지만

        훗날 진(나라의 군주로 귀국하실 분입니다.

 

        우리와 좋은 인연을 맺어 잘 교류해두면

        장고여(廧咎如)께도 큰 도움이 될 것이오

 

장고여(廧咎如)는 당당한 호언(狐偃)의 태도에 호감과 신뢰를 하게

되었으며웃으면서 선선히 호언(狐偃)에게 제안한다.

 

        좋소이 둘 중에 누구를 원하시오

        둘 다모두를 원합니다     

        허허내 참방금 뭐라 말하였소

 

장고여(廧咎如)는 놀랐으나, 그 당시에는 한 남자에게 여자 형제가

함께 시집가는 풍습이 있었으므로호언(狐偃)의 제안을 승낙하였다.

 

        위주(魏犨)와 선진(先軫)은 두 소저(小姐)를 잘 모셔라

        장고여(廧咎如) 다시 찾아와 인사 올리겠습니다.

 

호언(狐偃)이 장고여(廧咎如)의 두 딸인 숙외(叔隗)와 계외(季隗)

데리고 나타나자책왕(翟王)은 두 소저(小姐)를 보며 깜짝 놀란다.

 

        허 어호언(狐偃)은 참 대단하시오

        책왕(翟王) 덕분에 하사품을 잘 받았습니다

        책왕(翟王) 정말로 고맙습니다.

 

호언(狐偃)은 책왕(翟王)에게 허리를 깊이 숙여 감사의 인사를 하고 

가신 단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내려가서 중이(重耳)에게 보고한다.

 

중이(重耳)는 장고여(廧咎如)의 아름다운 두 딸인 숙외(叔隗)

계외(季隗)를 쳐다보고는 관심이 없다는 듯이 고개 돌리며 말한다.

 

       나는 여자가 필요 없소

       책왕(翟王)에게 넘겨주도록 하시오.

 

중이(重耳)는 여자를 싫어하는 편도또한 밝히는 편도 아니었다.

호언(狐偃)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망설이다가 말하였다.

 

      책왕(翟王)에게 넘겨주지 않기로

      장고여(廧咎如족장과 단단히 약속하였습니다.

      책왕(翟王) 도 공자를 위해 함께 벌린 일입니다

   

      그런 약속을 다 하였단 말이오

      그렇습니다이제 약속을 물릴 수가 없습니다.

 

중이(重耳)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일어나 숙소로 들어가 버리자,

호언(狐偃)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약속에 대한 신뢰감을 강조하자

중이(重耳)는 며칠 만에 어렵게 드디어 말을 꺼내게 된다.

 

      중이(重耳공자임호언(狐偃입니다.

      두 소저(小姐중에 누구를 택하시겠습니까

 

      그렇다면 동생인 계외(季隗)를 처로 삼겠소.
      (라고 말씀하셨습니까
      그렇소(가 맞소!


()는 정실(正室부인을 뜻하다 보니호언(狐偃)은 외로움을

달랠 소실(小室)이라면 모를까세력도 혈통도 보잘것없는 적적(赤狄

딸을 정실(正室)로 정한다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공자님,  너무 어울리지 않는 일입니다.      

      지금은 비록 망명객이라 하지만

      군위에 오를 야망을 품고 있지 않습니까

 

      이곳에 안주하려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소실(小室)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아니요정실(正室)이 아니면 시중(侍中)을 받지 않겠소.      

      언젠가는 이곳을 떠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기에 더욱더 정실이어야 하오

 

호언(狐偃)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며칠째 설득하여 보았지만끝내

중이(重耳)의 고집을 꺾지 못하며다음 차례를 물어보게 된다.


      그러면, 숙외(叔隗)는 어찌하시렵니까
      언니 숙외(叔隗)는 조쇠(趙衰)에게 내주는 것이 어떻소

      숙외(叔隗)를 조쇠(趙衰)라 하셨습니까

      어째서 조쇠(趙衰)를 택하십니까

 

중이(重耳)는 호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으나호언(狐偃)은 조금

생각해보니조쇠(趙衰)가 중이(重耳)의 스승이면서포성(蒲城)에서

상처한 것을 생각하게 되어중이(重耳)의 뜻에 따르기로 하였다.

 

      가신단은 나이가 젊은 총각들이 많았으며

      대부분 독신자가 많았지만그중에도

      상처한 홀아비는 중이(重耳)와 조쇠(趙衰뿐이었다.

 

중이(重耳)는 자신을 진심으로 위해주는 스승이므로조쇠(趙衰)

먼저 배려하여어쩌면 마음을 바꾼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호언(狐偃)은 정황을 참작하면서 즐겁게 혼인 행사를 치러 냈다.

 

한편 진헌공(晉獻公)은 단단히 화가 나서 길길이 뛰며이오(夷吾)

놓치고 돌아온 대부 가화(賈華)를 기어이 죽이려 하였다.

 

      비정보(丕鄭父)는 더는 두둔하지 마라.

      가화(賈華). 저놈을 당장 끌고 나가 참수(斬首시켜라.

 

      주공고정하시옵소서

      대부 양오(梁五)가 말씀드리겠나이다.

 

      주공이오(夷吾)는 보잘것없는 인물이오나,

      중이(重耳)는 명성이 높고 따르는 인물이 많사옵니다.

 

      갑자기 강성(絳城)의 많은 젊은이가 따라가 버리니,

      온 성안이 온통 빈 듯하옵니다.

 

      더구나 책(나라는 우리 진(나라와

      대대로 원수지간이옵니다.

 

      (나라를 쳐서라도 중이(重耳)를 없애지 않으면

      반드시 후환이 따르지 않을까 걱정되옵니다.

 

      양오(梁五)의 말이 옳도다

      이오(夷吾)를 놓치고 돌아온 죄를 잠시 미루겠노라.

 

      대부 가화(賈華)는 발제(勃鞮)와 함께 책(나라에서,

      반드시 중이(重耳)를 잡아 오도록 하라

 

이 모습을 지켜보던 이극(里克)은 진헌공(晉獻公)이 중이(重耳)까지

죽이려 하는 모습을 보며여희(驪姬)의 간계에 몹시 분개했다.


      원래 대부 가화(賈華)는 세자 신생(申生)의 당(이었으며,

      무리하지 않게 협상을 잘할 줄 아는 아주 점잖은

      대부이었기에 모두에게 존경하고 있었다.

 

      그러나 발제(勃鞮)는 무예 솜씨가 뛰어난 내관으로,

      진헌공(晉獻公)의 명령이 떨어지면 무조건 앞뒤를

      가리지 않고 이행하고 보는 사람이었다.

 

발제(勃鞮)는 중이(重耳)를 죽이려 포성(蒲城)으로 갔다가 실패한

일도 있어지난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중이를 꼭 제거하리라

결심하며진군(晉軍)을 이끌고 책(나라로 쳐들어간다.

 

       공자님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이오

 

       발제(勃鞮)가 장수가 되어대부 가화(賈華)와 함께

       강성(絳城)에서 진군(晉軍)을 이끌며 오고 있답니다.

 

       아버지의 군대와 맞설 수는 없도다.      

       빨리 짐을 꾸려 이곳을 떠나야 한다.

 

       공자님, 가신단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자님을 죽이려 하는 것이므로

 

       이번에 피하여 다른 곳으로 가면, 그곳까지

       쫓아오게 되니 물러서서는 아니 됩니다.

 

      우리에게는 군대가 없는바 어떻게 맞서겠소

      공자호언(狐偃입니다.

      책왕(翟王)과 장고여(廧咎如)에게 부탁하겠습니다.

 

      공자님이 조쇠(趙衰)도 호언(狐偃)의 생각과 같습니다.

      더구나 발제(勃鞮)가 진군(晉軍)을 지휘한다면 싸울만합니다.

 

이리하여 호언(狐偃)과 조쇠(趙衰)는 가신단과 함께 일치단결하여

책왕(翟王)과 장고여(廧咎如)를 찾아가 열변을 토하며 부탁하였다.


      기껏해야 환관(宦官)이 지휘하는 군대입니다.

      더구나 진군(晉軍)에 짓밟히면

      책(翟) 나라도 너나없이 모두 망하게 됩니다.

 

      이참에 적적(赤狄) 용맹한 위용을 보여주시어

      다시는 침범하지 못하도록 물리쳐야 합니다.

 

진군(晉軍)이 쳐들어온다고 하자책왕(翟王)과 장고여(廧咎如)

사방에 흩어져 있는 적적(赤狄인들에게 연락하여 기마대를

편성하여 싸울 준비를 하였다.

 

진군(晉軍)의 병거대(兵車隊)와 적적(赤狄)의 기마대는 굴성(屈城)

남쪽인 체상(採桑땅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이게 되었다.

 

      첫 싸움은 발제(勃鞮)의 진군(晉軍)이 이겼다.

      곧이어 가세한 위주(魏犨)와 선진(先軫)의 돌격대가

      발제(勃鞮)의 본진을 격파해버렸다.

 

그러나, 뒤늦게 가신단이 싸움에 가세한 것을 알게 된 중이(重耳)

가신단을 소환함으로써 전세는 백중세로 접어들게 되었다.

 

       아버님의 군대와 싸우다니? 안 될 말이오

       어떻게 아버님에게 덤벼들 수가 있소

       모두 다 빨리 철수하시오

       

서로는 체상(採桑땅에서 두 달간이나 백중세로 대치하게 되자,

이에 대부 비정보(丕鄭父)가 나서서 진헌공(晉獻公)에게 아뢴다.

 

      주공두 공자의 죄상이 드러나지 않았사온데

      어찌 천륜(天倫)부터 끊으려고만 하십니까

 

      작은 책(나라를 이기지 못하고 시간만 끌게 되면

      이웃 나라들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맙니다.

 

      알겠노라그러나 중이(重耳)와 이오(夷吾)의 무리가

      ()을 이루며 그 숫자가 너무나 많은 것 같도다.

 

      두 놈의 당()을 모두 없애버리도록 하라.

      두 놈의 일가친척들도 모두 몰아내거라.

      그리고 협조하지 않는 공족(公族들도 몰아내거라.

 

245 . 어느 인생이나 마지막은 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