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38 화. 정확한 후계자를 찾아라.

서 휴 2023. 9. 9. 15:39

 238 . 정확한 후계자를 찾아라.

 

그 무렵 진(나라는 진헌공(晉獻公)이 세자 신생(申生)과 공자

중이(重耳)와 이오(夷吾뿐만 아니라모든 공자를 강성(絳城)에서

떠나게 하고오르지 공자 해제(奚齊)와 탁자(卓子만을 남겨놨다.

 

       이러한 일로 알만한 사람들은 언젠가 일어날지

       모르는 골육상잔(骨肉相殘)을 예측하게 하였다.

 

그 후 진헌공(晉獻公)은 세자 신생(申生)을 앞세워 경(), (), 

(나라 등을 점령하였으며 또한, 순식(筍息)과 이극(里克)

앞세워, (과 우(나라마저 합병시킴으로써,

 

이제는 황하(黃河)를 직접 건너 중원(中原)의 낙양(洛陽)으로

갈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며, 이때부터 사방 1천여 리에

달하는 넓은 영토를 보유하는 강대국이 되었다.

 

       그동안 고생들이 많았도다.

       이제 논공행상을 할 터이니 조례를 열게 하라.

 

       순식(筍息)은 우()와 괵()을 점령한 공이 크므로,

       우(나라 땅의 반을 영지로 내리며

       해제(奚齊)의 태부(太傅)로 삼노라.

 

       고생이 많았던 이극(里克)상경으로 삼고,

       하양(河陽땅을 내리노라.

 

       (), (), (나라 정벌에 많은 공을 세운바,

       조숙(趙夙)에게 경() 땅을 내리고

       필만(畢萬)에게 위(땅을 내리노라.

 

조숙(趙夙) 1백여 년 전 주유왕(周幽王)의 횡포를 피해 망명해온

조숙대(趙叔帶)의 후손으로 진(나라에 살고 있었으며

이번 경(), (), (나라를 정벌할 때 진헌공(晉獻公)

차우(車右)로써 병거(兵車)를 열심히 조종한 공을 인정받았다.

 

      필만(畢萬)은 낙양에 있던 필공(畢公)의 후예로서

      역시 진헌공(晉獻公)의 차우(車右)를 맡기도 하였고,

      더구나 위(나라 공략 시에 가장 먼저 성벽을 타고

      올라가(나라 깃발을 꽂은 장수이기도 하였다.

 

진헌공(晉獻公)은 신료(臣僚)들의 마음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으므로,

신생을 세자에서 폐하고총애하는 여희(驪姬)의 아들인 해제(奚齊)

새로운 세자로 만들면서후계자로 삼으려고 결심하고 있었다.

 

이에 해제(奚齊)에게 동조하는 세력을 만들어 주기 위해우선으로

사람에게 생각보다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의 과한 상을 내려주는

고도의 정치적 수완을 발휘한 것이다.

 

       신료들은 자신이 맡은 직위와 보유하는 영지의 위치와

       영지의 넓은 면적으로 서로 간의 위세가 비교되므로, 

       신료들에게는 중요한 가치가 아닐 수 없었다.

 

       순식(筍息), 이극(里棘), 조숙(趙夙), 필만(畢萬),

       이 네 사람은 너무나 큰 상임을 알게 되면서

       서로 다른 모습과 행동을 보여주게 된다.

 

먼저 순식(筍息)은 진헌공(晉獻公)의 신뢰에 크게 감복하면서,

뜻을 받들어 해제(奚齊)를 잘 보필하겠다면서 충성을 맹세했다.

 

반면에 이극(里棘)은 중신의 반열에 오른 것에는 기뻐하였으나,

이면에 여희(驪姬)의 눈빛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으며,

세자 신생(申生)의 스승으로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게 되었다.

 

      세자의 위험이 점점 빠르게 다가오고 있구나

      나는 신생(申生)에게서 멀어져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진헌공(晉獻公)의 혜택도 잃고 싶지 않구나

      나만의 세력을 구축해서 세자 신생(申生)을 지킬 수 있을까

      어쨌든 일단 이대로 편하게 지내면서 생각해보자

 

순식(筍息과 이극(里棘)이 이렇게 처신하는 반면에조숙(趙夙)

필만(畢萬)은 모두 낙양성에서 흘러들어온 망명객의 후예답게

더욱 냉철한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나라에 들어와 얼마나 고초를 겪었는가!

      이제야겨우 넓은 영지를 받게 되었구나

 

      이 영지를 어떻게 해서라도 잘 이끌어나가며

      좋은 상태로 후손에게 반드시 물려주어야 한다.

      어찌하면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겠는가

 

      진헌공(晉獻公)은 고령이라오래가지 못한다.

      신생(申生), 중이(重耳), 이오(夷吾), 해제(奚齊).

      이 네 명 중에 한 공자가 후계자가 될 것이다.

 

      이 넷 중에 누구 후계자가 되겠는가?

      이 넷 중에 한 공자만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구나

    

      세자인 신생(申生)이 가장 유력하긴 하나

      하지만여희(驪姬)가 진헌공을 부추겨

      해제(奚齊)를 세자로 세우려 하고 있다.

 

      신생(申生)은 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겠는가

      진헌공(晉獻公)의 도움이 없으므로 가능치 않을 것이다.

 

조숙(趙夙)과 필만(畢萬)은 이렇게 판단하면서세자 신생(申生)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을 내리게 되었다.

 

      진헌공은 이미 칠십이 넘었도다.

      오래 살아봐야 불과 4, 5년일 것이다.

 

      다음 후계자는 공자 해제(奚齊이다.

      그러나무엇보다도 이제 겨우 열 살이 아닌가

      이 넓은 영토를 어찌 어린애가 다스릴 수 있겠는가

 

      공실의 공자들이 그냥 보고 있지 않을 것이며

      또한신료(臣僚들도 편을 가를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공자는 중이(重耳)와 이오(夷吾)가 아닌가

      중이(重耳)는 패기(覇氣)가 부족하지만()이 있다.

      이오(夷吾)는 덕()이 부족하지만 패기(覇氣)가 넘친다.

 

중이(重耳)와 이오(夷吾), 두 공자를 평가하는 세상 사람의 평은

대단히 정확하였다먼저 중이(重耳)를 따라 포읍(蒲邑)으로 간

가신의 면면을 살펴보면 세간의 평이 정확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중이(重耳)의 가신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호모(狐毛)와 호언(狐偃형제가 있다.

 

      그들의 아버지인 호돌(狐突)이 세자 신생(申生)

      스승임에도 불구하고 중이(重耳)를 택한 것이다.

 

      특히 호언(狐偃) 이미 소문난 현사(賢士) 이다.

      그런 그가 굳이 중이(重耳)를 주인으로 모시는 데는

      그것은 바로 중이(重耳)의 덕(때문일 것이다.

 

      그에 비하여 이오(夷吾공자를 따라굴읍(屈邑)으로

      따라간 가신의 대표는 극씨(郤氏일문의 극예(郤芮) 이다.

 

      대부 극표(郤表)의 아들인 극예(郤芮) 형제는

      상당히 활달하면서 강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

 

      극예(郤芮)는 이오(夷吾)의 성품과 많이 닮아 있어

      자신감이 넘쳤으며, 그럴만한 실력도 갖추고 있었다.

 

      극표(郤表)는 나라가 어지러워진다면 패기가 넘치는

      이오(夷吾)만이 새롭게 정리할 수 있다고 단정하며,

      가문의 미래를 이오(夷吾)에게 맡겼다.

 

조숙(趙夙)과 필만(畢萬)은 호돌(狐突)과 극표(郤表)의 선택을 보며

자신들도 더는 미룰 시간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먼저 결정을 내린 사람은 조숙(趙夙이었다.

       그에게는 조맹(趙孟이라는 아들이 있었으나,

       이미 진헌공(晉獻公)에게 출사(出仕)하고 있었으므로,

       아들 조맹(趙孟대신에 손자인 조쇠(趙衰)를 불렀다.

 

조쇠(趙衰)는 나이가 젊었지만호언(狐偃)에 버금가는 현사(顯士)

이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젊은이였다.

 

      조쇠(趙衰우리 가문의 장래가 걸린 일이니라.

      너는 지금 곧 포읍(蒲邑)으로 가거라

 

      중이(重耳공자를 섬기라는 뜻이옵니까

      힘은 일시적이지만 덕()은 영원한 것이니라.

      너는 가겠느냐

 

      할아버님따르겠사옵니다하온데

      할아버님과 아버님께서는 어쩌시려 하옵니까

 

      나와 네 부친은 여기 남아 주공을 섬길 것이다.

      서산에 기울고 있는 해도 태양(太陽이니라.

 

      아직은 진헌공(晉獻公)의 눈 밖에 나서는 곤란하다.

      그 역할은 나와 네 아버지 조맹(趙孟)이 맡을 것이다.

 

한번 결정하면 망설이지 않고 시행하는 것이 조숙(趙夙이라고

한다면필만(畢萬)은 정반대의 성격으로 매우 신중하게 처신했다.

 

      태복(太卜곽언(郭偃)께선 무얼 하시오

      오 필만(畢萬장수어서 오시 오.

 

      어찌 오신 것이오

      그저 앞으로의 길흉(吉凶)을 알아보고 싶소이다.

 

필만(畢萬)이 내용을 말하지 않으며, 그저 길흉(吉凶만을 말했으나,

태복(太卜곽언(郭偃)은 이미 필만(畢萬)의 마음을 짐작한 듯이

점을 칠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 곧바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오오필만(畢萬장수대길(大吉이오

      (땅을 받은 것은 천운이 될 것이오

 

      태복(太卜어른그게 무슨 뜻입니까

      그대 이름은 만()이며, 봉읍(封邑)의 이름은 위(이오.

 

      천자의 민()을 조민(兆民이라 하고,

      제후의 민()을 만민(萬民이라 부르오. 

      (이란 제후가 가질 수 있는 최대의 숫자요!

 

      또한()는 빼어나다는 글자이나

      매우 크다는 뜻도 들어있소이다

 

      크다는 뜻을 가진 위(땅을 만(이라는 그대가,

      포상으로 받은 것은 하늘이 운()을 터준 것이오

 

      ()와 만()이 어우러지는데,

      어찌 만민(萬民)이 따르지 않을 수 있겠소

 

      태복(太卜어른제가 묻고 싶은 것은 어떻게

      이 위읍(魏邑)지켜나갈 수가 있느냐 하는 것이오

 

      단지 위읍(魏邑)을 지킬 수 있는가만 묻는단 말이오

      태복(太卜어른그렇습니다.

 

      허허, 그건 그대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소리대로 하시오

      태복(太卜어른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대의 자손은 큰 공을 이루어낼 것이며

      이루어낸 공을 탄탄하게 지켜나갈 것이오

 

      그대는 앞으로의 자손을 믿어도 된다는 뜻이오.

      태복(太卜어른너무나 고맙습니다.

 

      다만고난이 따르더라도 마음을 절대 변치 말라고,

      그대의 자손에게 크게 주의를 시켜야 할 것이오

      자식놈에게 반드시 주의를 시키겠습니다

 

백발이 성성한 곽언(郭偃)의 모습은 신선의 자태(姿態)라 할 만큼

청정(淸淨하게 보였으며사람의 마음을 속이는 사기(邪氣)

빛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에 필만(畢萬)은 기대 이상의 뜻을 이룬 듯,

       마음속으로 무척 기뻐하였으나, 표현은 감추었다.

     

 239 어리석게 말려들면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