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58 화. 신이 도와야 성공하는가.

서 휴 2023. 6. 10. 15:14

 158 신이 도와야 성공하는가.

 

밀로(密盧)와 속매(涑買)는 지마령(芝麻嶺)이 함락된 것을 알게 되자,

급히 말 머리를 돌려 동남쪽으로 달아나기 시작하였다.

 

      저놈들 뒤를 쫓아가 섬멸시켜라.

      빈수무(賓須无장수님산길이 워낙 험하고 좁아서

      추격할 수가 없습니다.


제군(齊軍)이 드디어 산융(山戎)의 도성인 영지(令支)로 쳐들어가자,

영지국(令支國백성들은 난생처음으로 제군을 보자신기하게

바라보면서도그 위세에 두려운 빛을 띠고 어찌할 줄 몰라 한다.

 

      영지(令支백성들은 잘 들어라

      이 중에 잡혀 온 자가 있으면모두 고향으로 돌아가라.


      우리 제군(齊軍)에게 항복하는 자는 죽이지 않을 것이다.

      함부로 죽이는 자는 참수형(斬首刑)에 처하리라.

 

산융(山戎백성들은 제환공의 명을 듣고 나자자기들을 해치지

않는다는 말에 크게 감동하였으며서로 앞을 다투어 술과 고기를

가지고 나와서는제군(齊軍)을 환영하면서 성심껏 대접한다.

제환공(齊桓公)은 그곳 백성들의 마음이 안정되자 묻기 시작했다.


      영지국(令支國백성들은 잘 듣도록 하라
      너희 나라 임금은 어디로 도망갔느냐?


      우리나라는 고죽국(孤竹國)과 이웃이어서

      예로부터 서로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사자를 보내어 구원병을 요청했으나

      아직 당도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고죽국(孤竹國)으로 달아난 것이 분명합니다.


      고죽국(孤竹國)은 어떤 나라며 얼마나 먼 곳인가?

      고죽국(孤竹國)은 동남쪽에 있는 큰 나라입니다.

 

      (나라 때부터 성곽(城郭)이 있는 곳으로

      거리는 약 1백 리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가는 도중에 비이계(鼻耳溪)라는 큰 강이 있는데

      그 강을 건너면 바로 고죽국(孤竹國입니다.

 

      그러나 산길이 좁고 몹시 험해서

      찾아가기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고죽국孤竹國은 지금의 하북성 노룡현 동쪽에 있었다고 하며,

사마천(史馬遷)이 쓴 사기(史記)의 백이열전(伯夷列傳)에 보면 

백이(伯夷) 숙제(叔齊)가 이곳 고죽국(孤竹國) 사람이었다고

하며, 제법 문물이 발달한 문명국 중 하나였었다.

 

       그러나 황하(黃河)를 중심으로 한 중원(中原)

       나라들이 서로 활발히 문화(文化)를 교류하며

       급속도로 성장하였던 반면에,

 

고죽국(孤竹國)은 주(왕조에 들어와서 외부 교류가 차단되어

변화를 추구하지 못하였기에 명맥만 유지하는 소국이 되어있었다.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오?

      영지국(令支國)과 고죽국(孤竹國)이 한 패거리가 되어

      포악한 짓을 일삼고 있소이다.

 

      기왕 이곳까지 온바내 마땅히

      고죽국(孤竹國)의 항복을 받아내야 하지 않겠소?

      

      중보(仲父)는 어찌 생각하시오?

      주공신 관중(管仲)도 뜻을 같이하겠나이다.

 

      호아반(虎兒班)은 항복한 산융(山戎군사 중에

      씩씩한 자들로 1천 명을 뽑아 재편성하라.

 

      이곳에서 3일 동안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선

      모든 군사는 고죽국(孤竹國)으로 출발한다.

 

이때 규자관(葵玆關)에서 북벌을 위한 군수 물자를 관리하고 있던

포숙아(鮑叔牙)는 아장(亞將고흑(高黑편으로 군량미 50 수레와 

병장기를 싣고서그 위험한 길을 뚫으면서 보내주었다.

 

      주공 아장(亞將고흑(高黑이옵니다.

      이 험한 길을 뚫고 오다니 매우 고생하였도다.

 

      이곳에 시급한 일이 많도다.

      사람이 부족하니아장(亞將고흑(高黑)

      규자관(葵玆關)으로 돌아가지 말고 여기에 머물도록 하라.

 

제환공이 고죽국(孤竹國)을 정벌을 진행하는 사이에 영지국에서

도망친 밀로(密盧)와 속매(涑買)는 다급하게 고죽국(孤竹國)

당도하여 비참하게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한다.

 

      고죽국(孤竹國답리가(答里呵) 대왕님안녕하셨습니까

      아니어떻게 이리 초췌한 모양으로 왔는가?


      답리가(答里呵대왕님큰일 났습니다.

      중원(中原)의 제환공(齊桓公)이 자기들 힘만 믿고

      쳐들어와 우리나라를 빼앗고 있습니다.

 

      바라건대우리의 원수를 꼭 갚아주십시오.
      그대의 부탁을 받고 도우려 하였으나몸에 병이

      있어 가지 못했소만 사이에 대패할 줄은 몰랐소.

 

      인제 그만 우시오울지 말고 염려치 마오.

      그들이 쳐들어오면 전멸시켜줄 것이오

 

      이곳에 비이산(鼻耳山고갯길은 험준도 하고

      비이계(鼻耳溪)라는 큰 강이 있는 걸 알지 않소

      그 강은 깊고 넓어 뗏목을 모두 거두어 숨겨두면

 

      제아무리 제환공(齊桓公)이라 하더라도

      날개가 있기 전에는 건너오지 못할 것이오.

 

      그러다가 그들이 물러나는 때를 기다려 그 뒤를

      공격하면 저들은 혼비백산(魂飛魄散)하여 달아날 것이오.

 

      조급하게 생각지 말고 느긋하게 기다려보시오.

      반드시 잃었던 나라를 되찾아 줄 것이오.

 

      답리가(答里呵대왕임 장수 황화(黃花입니다.

      혹시 적군이 뗏목을 만들어 건널지도 모르오니

      미리 군사를 보내어 비이계(鼻耳溪강을

      잘 지키게 하는 것이 안전할 것입니다.

 

      제군이 뗏목을 만든다면 소리가 날 터인데

      내가 어찌 그것을 모를 리 있겠는가?

 

      그대는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고

      어서 군부에 가 있도록 하라.

 

밀로(密盧)와 속매(涑買)는 고죽국 임금인 답리가(答里呵앞에

달려가 눈물을 뿌리며 간곡히 호소하여 지원을 약속받았으나

장수 황화(黃花)의 제안에는 콧방귀를 뀌면서 비웃고 말았다.

 

       장수 황화(黃花)는 답리가(答里呵대왕으로부터

       무안을 당하게 되자, 몹시 섭섭하게 생각하였다.

 

그만큼 고죽국(孤竹國임금 답리가(答里呵)는 오만하고 단순한

사람이었기에 중요한 신료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모양이었다.


      중보(仲父), 길이 험한 줄은 이미 각오한 바이나

      이토록 심할 줄은 몰랐구려.

      숲을 해치고 이렇게 가다간 몇 달이나 걸릴 것 같구려.

 

      중보(仲父), 대관절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중보(仲父), 좋은 방법이 없겠소?

 

      주공울창한 숲을 해치고 가기가 참으로 어렵나이다.

      불을 놓아 태워 버리면 어떻겠나이까?


      어쩔 수 없도다

      유황(硫黃)과 염초(焰硝)를 뿌려 일제히 불을 질러라

 

제환공은 산이 너무 험하고 숲이 너무나 울창하여 도저히 앞으로

나갈 수가 없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유황(硫黃)과 염초(焰硝)

뿌려 일제히 불을 지르자,

 

         때마침 불어오는 북방(北方대륙(大陸) 

         거센 겨울바람에 불길은 온 산으로 번져나가며

         삽시간에 모든 초목의 뿌리까지 태우고 있다.

 

불길은 무려 닷새 동안 온 산을 불태우고 있었으므로, 그 산에 살고

있던 들짐승은 다 도망가고, 마침 내리는 비에 조용히 잦아들었다.

 

        이제 불이 꺼지는구나.

        길이 좁으면 산을 깎아 넓혀라.

 

        바위가 가로막으면 길을 내어

        앞서 병거(兵車)를 나아가게 하라.

 

험하고 좁은 산길을 가다 보니 힘이 곱으로 들며부상자도 

속출(續出)하고 자연히 행군 속도가 늦어지게 되자여기저기서 

장수와 군사들의 불평 소리가 몹시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길이 이렇게 험한데 멀리까지 가야 한다니

        이 험한 산에 어찌 병거(兵車)를 몰고 갈 수 있겠는가?

 

        고죽국(孤竹國)에 당도하지도 못하고

        우리가 먼저 해골(骸骨)이 되고 말갰도다.

 

      여러분, 우리 군사들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오랑캐는 말을 타고 기마병(騎馬兵)으로 싸운다.

        우리는 병거(兵車라야 오랑캐와 싸울 수 있다.

        힘들더라도 병거(兵車)를 꼭 끌고 가야 한다.

 

관중(管仲)이 앞으로 나서서 달래었으나그러나 모두 힘겨워하였다.

그러자, 그는 무언가를 읊조리면서 무언가를 열심히 쓰고 있었다.


        중보(仲父)는 무얼 하시오?
        주공노래를 짓는 중입니다.
        아니노래라니요?


        산길이 워낙 험악하여 군사들이 행군할 의욕을

        잃어버려 앞으로 나아가질 못합니다.

 

        그래서 군사들의 힘을 돋우고자

        노래를 지어 부르게 하려는 것입니다.


        노래를 부른다고 힘이 솟을 리 있겠소?
        주공께서는 한번 지켜보십시오.


관중(管仲)은 모든 군사를 불러 모아놓고 두 곡의 노래를 외우도록

하면서크게 합창(合唱하도록 열심히 가르쳐주는 것이다.


        산에 오를 때 부르는 상산가(上山歌)

        산에서 내려갈 때 부르는 하산가(下山歌)라는

        노래는 쉽고도 경쾌하여 부르기가 좋았다.

 

 159 .  노래는 힘을 덜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