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31 회. 잔머리들의 꾀임에 죽는가.

서 휴 2023. 5. 30. 15:56

131 . 잔머리들의 꾀임에 죽는가.

 

       (나라는 남궁장만을 보내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누가 말했느냐?

       아바마마소자 목이(目夷이옵니다.

 

       어린 네가 그것을 어찌 아느냐?

       사람들은 힘센 장수를 공경합니다.

 

       (나라는 그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일

       마음을 반드시 가질 것입니다.

 

       빈손으로 가서 청하면 진(나라가 어찌

       우리를 위해 남궁장만을 내놓겠습니까?

       어 허네 말이 맞는구나

 

송환공(宋桓公)이 고개를 돌려보니, 다섯 살 밖에 안 된 어린 아들

목이(目夷)가 송환공(宋桓公)의 뒤에 앉아 있다가, 불쑥 중신들의

대화에 끼어들며 또랑또랑한 음성으로 말하였다.

 

생각해보니 한 치의 어긋남도 없는 말이라송환공은 새삼 어린

아들 목이(目夷)의 총명함에 감탄하였으며그래서 진(나라로 

떠나는 사자에게 특별히 많은 예물을 실려 보내주게 되었다.

 

      과인은 천하장사인 그대 남궁장만을

      우리 진(나라의 장수로 대접할 것이오.

 

       남궁장만 장수는 마음 놓고 푹 쉬도록 하시오.

       정말너무나 고맙사옵니다.

 

진선공(陳宣公)의 배려로 남궁장만이 마음을 놓고 어머니를 모시고

쉬고 있을 때()의 사신이 귀중한 보물을 듬뿍 내놓으며 말한다.

 

       아니 웬 보물을 이렇게 많이 가져왔소?

       저희 주공께서 드리는 예물이옵니다.

       아무쪼록 남궁장만을 우리에게 내어주십시오!

 

진선공은 많은 예물을 보면서 눈이 휘둥그레져 욕심이 앞서게 되자

그는 마음을 바꾸어 송(나라 사신의 청을 흔쾌히 수락하였다.

 

       동생공자 결()은 잘 들어라.

       (나라에서 보내온 예물의 반을 주겠노라

 

       주공 형님무슨 일이시옵니까?

       (나라에 넘겨줘야 하겠는데

       남궁장만은 천하가 다 아는 장사가 아니겠는가?

 

       고분고분 밧줄에 묶일 위인이 아니니,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주공이 동생이 한번 해보겠나이다.

 

공자 결()은 궁리 끝에 한 가지 계책을 세우고며칠이 지나자

진수성찬(珍羞盛饌)을 차려놓고 남궁장만을 초청하였다.

 

       그동안 얼마나 고생이 많았소이까?

       우리 진(나라는 남궁 장수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허 어이렇게 초청해주시어 정말 고맙소이다.

 

       우리 주공께옵서는 열 개의 성을 얻은 것보다

       그대를 얻은 것이 더 크다고 하시면서

 

       우리 진(나라를 떠나 다른 곳에 꼭 가시려 한다면

       수레를 준비해드리겠다며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하십니다.

 

       진후께서 이렇게 베풀어주시니 무엇을 더 바랍니까?

       나는 진(나라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오

 

       장수께서 우리 진(나라에 꼭 계시겠다면

       우리 군부를 맡아 우리 진군(陳軍)을 키워주시오?

       그야있는 힘을 다하여 충성을 맹세하겠소이다.

 

       좋습니다우리 영원히 변치 않도록

       의형제(義兄弟)의 연()을 맺으면 어떻겠소?

       하하좋습니다.

 

       의형제 결연結緣을 흔쾌히 받아주시어 고맙습니다.

       형님자 술 한 잔 받으시지요?

       좋소그대 공자 결()과는 이제 한 형제 요

 

남궁장만은 서로 결의형제(結義兄弟)까지 맺게 되자 더욱 안심하며

아름다운 기녀(妓女들까지 술을 권하자모처럼 기분이 좋아져

권하는 대로 술을 마시다가끝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졌다.

 

       다들 들어오너라

       이자를 저 큰 부대에 넣고

       소의 힘줄로 만든 밧줄로 꽁꽁 묶어버려라

 

미리 기다렸던 장정들이 공자 결()의 지시에 따라 큰 부대에

집어놓고 소가죽 끈으로 꽁꽁 묶어 꼼짝을 못하게 만들고 말았다.

 

       아니이게 뭐냐

       나를 이렇게 묶어 송 나라로 보내다니

       공자 결(이란 놈이 나를 완전히 속였구나

 

감언이설(甘言利說)에 넘어가 인사불성이 되었던 남궁장만은 술에서

깨어나 몸부림쳤으나꽁꽁 묶인 소의 가죽 끈이 꼼짝을 않으니 

어쩌지 못하고 늙은 어머니와 함께 송(나라로 소환되고 말았다.

 

       맹획(孟獲)을 돌려보내 달라고 하는데 어찌하면 좋겠소?

       위급을 모면(謀免)하려고 도망쳐 온 자를

       어찌 돌려보내 죽게 할 수 있겠나이까?

 

       맹획(孟獲)은 천하장사이니 우리가 쓰면 어떻겠는가?

       주공공손 이(이옵니다.

       천하의 악()은 어디 가나 악()이 되옵니다.

 

       (나라의 역신(逆臣)을 살려 두시면

       우리에게도 역신(逆臣)이 생겨날까 두렵나이다.

 

       이번에 맹획(孟獲)을 돌려보내지 않으면

       (나라와의 관계만 나빠질 뿐이옵니다.

 

위혜공(衛惠公)도 도망쳐온 맹획(孟獲)을 간신히 붙잡아 밧줄로

꽁꽁 묶어서(나라 사신에게 넘겨주었다.

 

       (나라에서 끌고 온 맹획(孟獲)

       (나라에서 끌고 온 남궁장만(南宮長萬인가?

 

       주공그러하옵니다.

       저 두 놈을 역신(逆臣)의 본보기로 삼아야 하겠도다.

 

       저잣거리에 끌고 나가 원통하게 죽은 사람들의

       원한을 풀도록 쇠막대기를 준비해 놓아라.

 

시장 한복판의 기둥에 그 둘을 묶어두고원한이 맺힌 백성에게

쇠막대기를 맡기자삽시간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사정없이 두들겨

패니, 금방 뻘건 고깃덩어리로 만들어 졌고남궁장만의 팔십 노모

또한 죽음을 면하지 못하였다.

 

화가 덜 풀린 송환공(宋桓公)은 두 사람의 살점으로 포()를 떠서

소금에 절인 후 그 포()를 모든 신하에게 나누어주며 말했다.

 

        신하 된 자로 역모(逆謀)를 꾸미는 자는

        이 소금에 절인 포(脯)가 되고 말리라

 

        송민공(宋閔公)은 재위 10년 만에 실없는 농담으로

        이렇게 커다란 내란이 일어나게 하였으며또한

 

        한순간의 판단을 잘못한 남궁장만이 그 일생을

        죽임으로 끝내면서 반란은 겨우 수습되었다.

 

어지러운 춘추시대에는 이처럼 신하가 군주를 죽이기를 마치

닭 모가지를 비틀 듯이 자주 일어났었다고 한다.

 

 132 이제 초나라가 일어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