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6 화. 사람고기 맛이 어떻습니까.
제 126 화. 사람고기 맛이 어떻습니까.
갑작스럽게 공격해 오는 노군(魯軍)의 기세는 마치 질풍노도와
같아, 제군(齊軍)은 감히 막을 수가 없어 결국 쫓기게 되었으며,
이에 사기가 꺾인 제군(齊軍)은 자기 진영으로 도망치기 바빴다.
조말(曺沫) 선생. 추격하여 전멸시킵시다.
아직은 불가합니다.
신이 한번 살펴보고 오겠나이다.
조말(曺沫)은 제군(齊軍)의 진지를 살펴보고 급히 돌아오더니
제군(齊軍)이 도망친 방향을 가리키며 힘차게 말하였다.
이제 빨리 추격하시면 되겠나이다.
그러나 멀리는 가지 마십시오.
노군(魯軍)은 병거를 몰아 제군(齊軍)의 뒤를 추격하여 30여 리
정도 갔다가 멈추고 되돌아오면서, 노획한 치중(錙重)과 병장기와
군량미와 포로로 잡은 갑병(甲兵) 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세 번이나 공격해 온 적을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이기다니, 그대는 어찌 이길 걸 알았소.
싸움에서 이기는 것은 기세입니다.
기세가 강하면 이기고, 기세가 약하면 집니다.
북을 울리는 것은 기세를 돋우기 위한 것입니다.
한 번 울리면 기세가 강해지고,
두 번 울리면 기세가 약해집니다.
세 번 울리면 기세가 아예 없어집니다.
신은 처음부터 북을 울리지 않고 기세를 숨겼다가
적이 세 번 울렸으므로 적의 기세가 없어졌기에
저는 한 번 북을 울려 기세를 일으켰습니다.
강한 기세로 약한 기세와 싸우는데
어찌 강한 기세가 패할 리 있겠나이까?
조말(曺沫)은 노군(魯軍)이 건시대전(乾時大戰)에서 너무 참패하여
사기가 죽어있는 점을 참작하여, 제군(齊軍)이 세 번을 쳐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게 하자, 제군(齊軍)은 싸울 힘이 빠졌으나,
노군(魯軍)은 사기가 진작된 걸 보고는 일시에 공격하게 한 것이다.
그렇다면 제나라 군사가 달아날 때 어째서
즉각 추격하지 못하게 한 것이오?
주공, 제나라 사람들은 속임수가 많습니다.
복병을 숨겨두고 퇴각일 수도 있습니다.
먼저 그들이 머물렀던 진영을 둘러보았습니다.
수레바퀴 자국이 어지러운 것을 보고
그제야 계획 없이 달아난 걸 알게 되었습니다.
조말(曺沫) 선생. 그대야말로,
용병 할 줄 아는 병술가(兵術家) 요!
앞으로 노군(魯軍)의 군부를 맡아주시오!
노장공(魯莊公)은 곡부성(曲阜城)으로 돌아가자, 조말(曺沫)을
대부로 삼고, 조말(曺沫)을 추천한 시백(施伯)에게 큰상을 내렸다.
제환공(齊桓公)은 포숙아(鮑叔牙)가 크게 패하여 돌아오자
실망스럽기도 하고 분하기도 하여 마음이 몹시 혼란하여 졌다.
우리 제군은 너무나 큰 피해를 보고 말았소!
첫 번 싸움에서 많은 군사를 잃었으니
이래서야 어찌 여러 나라의 제후들을 대하며
어떻게 백성을 거느릴 수 있겠단 말이오?
주공, 신 포숙아(鮑叔牙) 이옵니다.
제(齊)와 노(魯)는 둘 다 천승지국(千乘之國) 이옵니다.
군세(軍勢)가 비슷한바 주도권을 먼저 쥐는
나라가 이기게 되어있사옵니다.
지난 건시대전(乾時大戰)은 우리가 주도권을 잡았으며
이번 싸움은 노(魯) 나라가 잡았사옵니다.
주공, 바라옵건대 송(宋)나라에 원군을 청하여 주시면
송(宋)과 이번 수치(羞恥)를 갚고 돌아오겠나이다.
주공, 신. 관중(管仲) 이옵니다.
지금 또다시 노(魯) 나라를 칠 때가 아니옵니다.
지친 군사와 군마(軍馬)를 좀 쉬게 하여
다음에 쳐들어가야 이길 수 있사옵니다.
아니 오! 설욕(雪辱)은 해야 하지 않겠소?
노나라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은 믿을 수 없소.
내 기어이 노나라를 혼내주고 싶소.
어서, 송(宋)나라에 사신을 보내시오!
제환공은 여전히 관중의 말을 듣지 않고 포숙아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면서 송(宋)나라로 사자를 보내게 하였다.
이때가 주장왕(周莊王) 13년이며 기원전 684년의 일이다.
노(魯) 나라는 제(齊) 나라를 이기자, 그 기세로 그해 2월에는
곧바로 송(宋)나라를 침공했다. 이에 송민공(宋湣公)은 크게
패하여 어려움에 부닥쳐 있던 상황이었다.
송나라 송민공(宋湣公)은 제양공(齊襄公) 때부터
좋은 사이로 지내 온 사이였으므로
공자 소백(小白)이 제환공(齊桓公)이 되었다는
소문을 듣고서는 매우 궁금하던 차였으며
새로운 제환공과 화친을 맺으려 하던 참이다.
그해 가을 제(齊) 나라 사신이 찾아오자, 송민공(宋湣公)은 분을
참고 있다가 노(魯)에 기어이 복수하겠다는 생각이 일어났다.
허 어. 제(齊) 나라 사신은 먼 길을 어찌 왔소?
우리 환공(桓公)께서 우호를 맺고자 하오며
또한, 분하게도 장작(長勺) 전투에서 노(魯) 나라에
패한바, 우리와 함께 복수하시면 어떻겠나이까?
만약 어려우시면 지원군이라도 요청하나이다.
그렇지 않아도 제(齊) 나라 새 군주에게
축하 안부를 전하려 하던 참이었소!
소문을 들어 아는 바와 같이, 우리도
노(魯) 나라에 당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소만!
좋소. 두 나라가 군사의 힘을 합하여
노(魯) 나라를 정벌하도록 해봅시다
다음 해 6월이 되자, 송(宋)의 장수 남궁장만(南宮長萬)과 그 휘하
장수 맹획(孟獲)이 송군(宋軍)을 이끌고 낭성(郎城)에 당도하여
포숙아(鮑叔牙)와 중손추(仲孫湫)의 제군(齊軍)과 연합하였다.
낭성(郎城)은 지금의 산동성 소양호(昭陽湖) 근처이다.
사수(泗水) 강변에 인접해 있었기 때문에 노(魯) 나라
도성인 곡부성(曲阜城)과 뱃길로 직접 연결된다.
남궁장만(南宮長萬)의 송군(宋軍)은 낭성(郎城) 서남쪽에
진채를 세우고, 제군(齊軍)은 동북쪽에 진채를 세웠다.
제(齊)와 송(宋)이 연합군을 결성하여 침공을 하자, 노장공은
깜짝 놀라면서 중신들을 불러 모으며 대책을 세우려 했다.
제(齊)와 송(宋)이 함께 복수하러 왔구나!
저 연합군이 우리보다 군사의 수가 너무나 많도다!
송(宋)나라 맹획(孟獲)도 천하장사이지만
저 남궁장만(南宮長萬)은 촉산(觸山)의 가마솥을
들어 올리는 자로 우리나라에는 저자를 감당할
사람이 없어 정말 큰 일이로구나.
허어, 어찌하면 좋겠는지 서슴없이 말들 해보시오?
주공, 신 공자 언(偃) 이옵니다.
싸움을 어찌 힘으로만 이기나이까?
신이 아는 바로는 포숙아(鮑叔牙)는 매사에 조심하여
군용(軍容)이 정연하지만
남궁장만(南宮長萬)은 힘만을 믿고 거만스러우며
군사의 행오(行伍)나 규율이 흩트리러 져 있사옵니다.
주공, 신에게 병거(兵車)를 내주시오면, 먼저
송군(宋軍)을 일거에 쳐부수고 돌아오겠나이다.
송군(宋軍)이 패하게 되면 제(齊) 나라는 혼자서
싸울 수가 없어 돌아가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공자 언(偃)은 남궁장만(南宮長萬)의 적수가 아니오
주공. 상대는 싸워봐야 압니다.
주공, 보내주시면 꼭 이기고 돌아오겠나이다.
허 어, 적수가 안 되는데 어찌 싸우려 하는가?
공자 언(偃)은 노장공의 무시하는 말에 분함을 참지 못했으며,
그날 밤이 되자, 자기 군사들만으로 곡부성(曲阜城)의 우문(雩門)을
빠져나와 송군(宋軍)이 있는 서남쪽으로 향했다.
공자 언(偃) 장수님. 초병이옵니다.
송군(宋軍)은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가?
송군(宋軍)의 진지는 초병도 제대로 안 세우고
모두 깊은 잠에 빠져있습니다.
좋다. 이제부터는 모든 병거(兵車)의 말에
모두 호피(虎皮) 가면을 씌우고 공격해야 한다.
그리고 송군의 진채에 돌입할 때는 횃불을 많이 밝혀
모든 병거(兵車)의 말들을 호랑이로 보이게 하라.
자. 북을 울려라!
송군(宋軍)을 무자비하게 때려 부수어라!
공자 언(偃)의 부대는 명령에 따라 갑자기 공격 북소리가 울리자,
함성과 함께 송군(宋軍)의 영채를 덮치면서 불을 지르며, 잠자던
송군(宋軍)의 군사들을 무자비하게 도륙하기 시작했다.
잠자던 송군의 군사들이 밖으로 뛰어나오자,
이제는 뜻 아니하게 불을 켠 호랑이 백여 마리가
무서운 속도로 달려들며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송군(宋軍)의 말들이 호랑이로 착각하고 날뛰다가 달아나버리니
진채는 일순간에 아수라장이 되어 송(宋)나라 군사들은 기절할
듯 놀라며 창칼도 버린 체 몸을 돌려 달아나기에 바빴다.
남궁장만이 제아무리 용맹한 장수라 하더라도
달아나는 군사들은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병거(兵車)에 올라타자마자
가까이 있는 송군(宋軍)과 함께 후퇴하게 되었다.
노장공(魯莊公)은 뒤늦게 공자 언(偃)이 자기 부대만을 이끌고
송군(宋軍)을 공격하러 간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런, 공자 언(偃)이 송군(宋軍)을 공격하러 갔는가?
빨리 노군(魯軍)을 출동시켜 구해야 한다!
조말(曺沫)과 전손생(顓孫生) 장수 등은
어서 빨리 공자 언(偃)의 뒤를 쫓아가라!
제 127 화. 감정으로 전쟁을 일으킨다.
습니까.
갑작스럽게 공격해 오는 노군(魯軍)의 기세는 마치 질풍노도와
같아 제군(齊軍)은 감히 막을 수가 없어 결국 쫓기게 되었으며,
이에 사기가 꺾인 제군(齊軍)은 자기 진영으로 도망치기 바빴다.
조말(曺沫) 선생. 추격하여 전멸시킵시다.
주공, 아직은 불가합니다.
주공, 신이 한번 살펴보고 오겠나이다.
조말(曺沫)은 제군(齊軍)의 진지를 살펴보고 급히 돌아오더니
제군(齊軍)이 도망친 방향을 가리키며 힘차게 말하였다.
이제 추격하시면 되겠나이다.
빨리 추격하시어야 하옵니다.
그러나 멀리는 가지 마십시오.
노군(魯軍)은 병거를 몰아 제군(齊軍)의 뒤를 추격하여 30여 리
정도 갔다가 멈추고 되돌아오면서, 노획한 치중(錙重)과 병장기와
군량미와 포로로 잡은 갑병(甲兵) 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세 번이나 공격해 온 적을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이기다니, 그대는 어찌 이길 걸 알았소.
주공, 싸움에서 이기는 것은 기세입니다.
기세가 강하면 이기고, 기세가 약하면 집니다.
북을 울리는 것은 기세를 돋우기 위한 것입니다.
한 번 울리면 기세가 강해지고,
두 번 울리면 기세가 약해집니다.
세 번 울리면 기세가 아예 없어집니다.
신은 처음부터 북을 울리지 않고 기세를 숨겼다가
적이 세 번 울렸으므로 적의 기세가 없어졌기에
저는 한 번 북을 울려 기세를 일으켰습니다.
강한 기세로 약한 기세와 싸우는데
어찌 강한 기세가 패할 리 있겠나이까?
조말(曺沫)은 노군(魯軍)이 건시대전(乾時大戰)에서 참패하여 사기가
죽어있는 점을 참작하여, 제군(齊軍)이 세 번을 쳐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게 하자, 제군(齊軍)은 싸울 힘이 빠졌으나, 노군(魯軍)은
사기가 진작된 걸 보고는 일시에 공격하게 한 것이다.
그렇다면 제나라 군사가 달아날 때 어째서
즉각 추격하지 못하게 한 것이오?
주공, 제나라 사람들은 속임수가 많습니다.
복병을 숨겨두고 퇴각일 수도 있습니다.
먼저 그들이 머물렀던 진영을 둘러보았습니다.
수레바퀴 자국이 어지러운 것을 보고
그제야 계획 없이 달아난 걸 알았습니다.
조말(曺沫) 선생. 그대야말로,
용병 할 줄 아는 병술가(兵術家) 요.
이제 앞으로 노군(魯軍)의 군부를 맡아주시오.
노장공(魯莊公)은 곡부성(曲阜城)으로 돌아가자, 조말(曺沫)을
대부로 삼고, 조말(曺沫)을 추천한 시백(施伯)에게 큰상을 내렸다.
제환공(齊桓公)은 포숙아(鮑叔牙)가 크게 패하여 돌아오자
실망스럽기도 하고 분하기도 하여 마음이 몹시 혼란하였다.
우리 제군은 너무나 큰 피해를 보고 말았소.
첫 싸움에서 많은 군사를 잃었으니
이래서야 어찌 여러 나라의 제후들을 대하며
어떻게 거느릴 수 있겠단 말이오.
주공, 신 포숙아(鮑叔牙) 이옵니다.
제(齊)와 노(魯)는 둘 다 천승지국(千乘之國) 이옵니다.
군세(軍勢)가 비슷한바 주도권을 먼저 쥐는
나라가 이기게 되어있사옵니다.
지난 건시대전(乾時大戰)은 우리가 주도권을 잡았으며
이번 싸움은 노(魯) 나라가 잡았사옵니다.
주공, 바라옵건대 송(宋)나라에 원군을 청하여 주시면
송(宋)나라와 이번 수치(羞恥)를 갚고 돌아오겠나이다.
주공, 신. 관중(管仲) 이옵니다.
지금 또다시 노(魯) 나라를 칠 때가 아니옵니다.
지친 군사와 군마(軍馬)를 좀 쉬게 하여
다음에 쳐들어가야 이길 수 있사옵니다.
아니 오. 설욕(雪辱)은 해야 하지 않겠소.
노나라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은 믿을 수 없소.
내 기어이 노나라를 혼내주고 싶소.
어서, 송(宋)나라에 사신을 보내시오.
제환공은 여전히 관중의 말을 듣지 않고 포숙아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면서 송(宋)나라로 사자를 보내게 하였다.
이때가 주장왕(周莊王) 13년이며 기원전 684년의 일이다.
노(魯) 나라는 제(齊) 나라를 이기자, 그 기세로 그해 2월에는
곧바로 송(宋)나라를 침공했다. 이에 송민공(宋湣公)은 크게
패하여 어려움에 부닥쳐 있던 실정이었다.
송나라 송민공(宋湣公)은 제양공(齊襄公) 때부터
좋은 사이로 지내 온 사이였으므로
공자 소백(小白)이 제환공(齊桓公)이 되었다는
소문을 듣고서는 매우 궁금하던 차였으며
새로운 제환공과 화친을 맺으려 하던 참이다.
그해 가을 제(齊) 나라 사신이 찾아오자, 송민공(宋湣公)은 분을
참고 있다가 노(魯) 나라에 기어이 복수하겠다는 생각이 일어났다.
허 어. 제(齊) 나라 사신은 먼 길을 어찌 왔소.
우리 환공(桓公)께서 우호를 맺고자 하오며
또한, 분하게도 장작(長勺) 전투에서 노(魯) 나라에
패한바, 우리와 함께 복수하시면 어떻겠나이까?
만약 어려우시면 지원군이라도 요청하나이다.
그렇지 않아도 제(齊) 나라 새 군주에게
축하 안부를 전하려 하던 참이었소!
소문을 들어 아는 바와 같이, 우리도
노(魯) 나라에 당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소만!
좋소. 두 나라가 군사의 힘을 합하여
노(魯) 나라를 정벌하도록 해봅시다
다음 해 6월이 되자, 송(宋)의 장수 남궁장만(南宮長萬)과 그 휘하
장수 맹획(孟獲)이 송군(宋軍)을 이끌고 낭성(郎城)에 당도하여
포숙아(鮑叔牙)와 중손추(仲孫湫)의 제군(齊軍)과 연합하였다.
낭성(郎城)은 지금의 산동성 소양호(昭陽湖) 근처이다.
사수(泗水) 강변에 인접해 있었기 때문에 노(魯) 나라
도성인 곡부성(曲阜城)과 뱃길로 직접 연결된다.
남궁장만(南宮長萬)의 송군(宋軍)은 낭성(郎城) 서남쪽에
진채를 세우고, 제군(齊軍)은 동북쪽에 진채를 세웠다.
제(齊)와 송(宋)의 연합군의 침공을 하게 되자, 노장공(魯莊公)은
깜짝 놀라면서 중신들을 불러 모으며 대책을 세우려 했다.
제(齊)와 송(宋)이 함께 복수하러 왔구나.
저 연합군이 우리보다 군사의 수가 너무 많다.
송(宋)나라 맹획(孟獲)도 천하장사이지만
저 남궁장만(南宮長萬)은 촉산(觸山)의 가마솥을
들어 올리는 자로 우리나라에는 저자를 감당할
사람이 없어 정말 큰 일이로구나.
허어, 어찌하면 좋겠는지 서슴없이 말들 해보시오?
주공, 신 공자 언(偃) 이옵니다.
싸움을 어찌 힘으로만 이기나이까?
신이 아는 바로는 포숙아(鮑叔牙)는
매사에 조심하여 군용(軍容)이 정연하지만
남궁장만(南宮長萬)은 힘만을 믿고 거만스러우며
군사의 행오(行伍)나 규율이 흩트리러 져 있사옵니다.
주공, 신에게 병거(兵車)를 내주시오면, 먼저
송군(宋軍)을 일거에 쳐부수고 돌아오겠나이다.
송군(宋軍)이 패하게 되면 제(齊) 나라는 혼자서
싸울 수가 없어 돌아가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공자 언(偃)은 남궁장만(南宮長萬)의 적수가 아니오!
주공. 상대는 싸워봐야 압니다.
주공, 보내주시면 꼭 이기고 돌아오겠나이다!
허 어, 적수가 안 되는데 어찌 싸우려 하는가?
공자 언(偃)은 노장공의 무시하는 말에 분함을 참지 못했으므로
그날 밤이 되자, 자기 군사들만으로 곡부성(曲阜城)의 우문(雩門)을
빠져나와 송군(宋軍)이 있는 서남쪽으로 향했다.
공자 언(偃) 장수님. 초병이옵니다.
송군(宋軍)은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가?
송군(宋軍)의 진지는 초병도 제대로 안 세우고
모두 깊은 잠에 빠져있습니다.
좋다. 이제부터는 모든 병거(兵車)의 말에
모두 호피(虎皮) 가면을 씌우고 공격해야 한다.
그리고 송군의 진채에 돌입할 때는 횃불을 많이 밝혀
모든 병거(兵車)의 말들을 호랑이로 보이게 하라.
자. 북을 울려라!
송군(宋軍)을 무자비하게 때려 부수어라!
공자 언(偃)의 부대는 명령에 따라 갑자기 공격 북소리가 울리자,
함성과 함께 송군(宋軍)의 영채를 덮치면서 불을 지르며, 잠자던
송군(宋軍)의 군사들을 무자비하게 도륙하기 시작했다.
잠자던 송군의 군사들이 밖으로 뛰어나오자,
이제는 뜻 아니하게 불을 켠 호랑이 백여 마리가
무서운 속도로 달려들며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송군(宋軍)의 말들이 호랑이로 착각하고 날뛰다가 달아나버리니
송(宋)의 진채는 일순간에 아수라장이 되어 송(宋)나라 군사들은
기절할 듯 놀라며 창칼도 버린 체 몸을 돌려 달아나기 바빠졌다.
남궁장만이 제아무리 용맹한 장수라 하더라도
달아나는 군사들은 어찌 할 수 없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병거(兵車)에 올라타자마자
가까이 남아있던 송군(宋軍)과 함께 후퇴하였다.
노장공(魯莊公)은 뒤늦게 공자 언(偃)이 자기 부대만을 이끌고
송군(宋軍)을 공격하러 간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런, 공자 언(偃)이 송군(宋軍)을 공격하러 갔는가?
빨리 노군(魯軍)을 출동시켜 구해야 한다!
조말(曺沫)과 전손생(顓孫生) 장수 들은
어서 빨리 공자 언(偃)의 뒤를 쫓아가라!
제 127 화. 감정으로 전쟁을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