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21 화. 관중의 사유가 무엇인가.

서 휴 2023. 5. 25. 17:38

121 . 관중의 사유가 무엇인가.

 

관중(管仲)은 조당에 당도하여 어가(御駕)에서 내리자마자 무릎을

꿇으며 머리를 깊숙이 조아리고, 제환공(齊桓公)에게 죄를 청했다.

 

       . 관이오(管夷吾)는 도륙(屠戮)당할 죄에서

       죽음을 면한 것만으로도, 은혜를 입었사온데

       어찌하여 지나친 대접으로 욕됨을 얻게 하나이까

 

제환공(齊桓公)이 어가(御駕)에서 내려, 친히 관중(管仲)의 손을

부여잡으며 부축(扶軸)하고 일어나 자리에 앉도록 인도하였다.

 

       이제 자리에 앉아주시오.

       이제 겨우 죽음에서 용서를 받았을 뿐이 온대

       어찌 감히 자리에 앉을 수가 있겠나이까?

 

       아니요. ()이 좌정(坐定)하여야만

       과인이 가르침을 청할 수 있겠소이다

 

관중(管仲)이 제환공(齊桓公)의 명을 받들어 절을 올리고 일어나

자리에 좌정하자, ()가 들어오며 둘만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리 제() 나라는 천승지국(千乘之國) 이었소

       조부이신 희공(僖公)께서 위엄으로 제후들을  복종시켜

       소패(小覇)라는 칭호를 얻은 바도 있었소이다.

 

       그러나 선군이신 양공(襄公)에 이르러

       정령(精靈)이 무상(無常)하여지더니

       마침내는 큰 변란이 일어나고 말았소이다.

 

       과인이 간신히 사직을 붙잡아 보존하고 있지만

       백성의 민심이 아직 안정되지 않고 있으며

       나라의 기운이 펴지지 않고 있소이다.

 

과인(寡人)이 국정을 개변(改變)하여 새롭게 강령(綱領)을 만들고

새로운 기율(紀律)세우려 한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겠소?

 

       (), (), (), ()라는 사유(四維)가 있나이다.

       이는 예절(禮節)과 올바른 정의(正義)와 검소(儉素)함과

       부끄러워() 할 줄 아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주공께서 예의염치(禮義廉恥)의 이 네 가지

       기강(紀綱)이 바로 서도록 만드신다면

       나라의 기운은 자연히 크게 일어나게 되옵니다.

 

이 네 가지 사유(四維) 중에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거나 무시(無視)

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이오?

 

       國有四維 (국유사유)

       나라에는 네 가지 강령이 있사온데

 

       一維絶則傾 (일유절즉경)

       그 가운데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二維絶則危 (이유절즉위)

       두 가지가 끊어지면 나라가 위태로워지고,

 

       三維絶則覆 (삼유절즉복)

       세 가지가 끊어지면 나라가 뒤집히고,

 

       四維絶則滅 (사유절즉멸)

       네 가지가 끊어지면 나라가 망하고 맙니다.

 

       하나를 잃으면 나라의 안정을 잃게 되옵니다.

       둘을 잃어버리면 나라에 위기가 다가옵니다.

       세 개마저 없어지면 변혁이 일어납니다.

 

       넷 모두를 잃어버리면 나라 전체가 멸망하여

       다른 나라에 흡수 당해 버리고 맙니다.

 

제환공(齊桓公)은 사유(四維)의 네 가지 모두를 잃어버리게 된다면,

나라가 망하여 다른 나라에 흡수된다는 뜻을 크게 깨닫게 된다.

 

       어떻게 하면 능히 백성들을 부릴 수 있겠습니까?

       백성들을 부리고자 하신다면, 군주 스스로

       먼저 백성들을 사랑하시어야 하옵니다.

 

       백성이 주공의 사랑하는 마음을 알게 하려면,

       먼저 주공께서 백성들이 자기의 생활을

       스스로 안정시킬 수 있는 일을 조성하여주어,

       잘 먹고 잘살게 하여주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백성을 사랑하는 방법은 어떠합니까?

       집안의 가장이 가족을 위하여 힘쓰듯이

       군주는 백성을 위하여 지켜줘야 하오며

 

       항상 백성이 서로 연계(連繫)하여 일하게 하면서

       백성은 자기 이익을 나라에 조금 바치게 하는 것입니다.

 

       나라 또한 그 이익을 백성에게 나누어준다면

       나라와 백성은 서로 친할 수가 있는 것이옵니다.

 

그렇게 하면 백성과 친해질 수 있으나, 그렇다면 백성을 사랑하는

방법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오?

 

       백성을 사랑하는 방법은 쉬운 곳에 있나이다.

       후사(後嗣)가 끊어진 집안은 새로이 후사를 세워주어,

       옛날의 종사(宗嗣)를 모시게 하면, 자연적으로

       백성의 수는 늘어나게 되며 서로 사랑하게 됩니다.

 

       또한, 옛날의 죄를 사()하여주시면서

       형벌을 줄이시고, 세금(稅金)을 적게 걷어 들이면

       백성들은 부유(富裕)해지나이다.

 

       부유(富裕)해짐 속에 사랑이 나오는 것이오며

       사랑이 나오는 곳에서 충성심이 일어납니다.

 

       어진 선비를 공경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면서,

       어진 선비에게 백성을 교화시켜 나아가게 한다면,

       백성들은 선비들을 따라 예()를 갖추게 되나이다.

 

       한번 영()을 발하고 다시 고치지 않으면

       백성들은 그 영()을 믿고 따르게 됩니다.

 

       이처럼 이런 것들이 변함없이 이어져 나가야.

       모든 백성이 서로 사랑하는 방도를 알게 돼 오며

       또한, 주공께서 백성을 사랑한다는 걸 깨닫게 되옵니다.

 

백성을 사랑하는 방도가 그러하다면, 백성들이 본연(本然)

일에 임하게 하는 방도(方道)는 어떠하겠습니까?

 

       사농공상(士農工商)은 생활의 근본이 되옵니다.

       선비의 자식은 항상 선비의 직분으로 생업을 잇게 하고

 

       농부(農夫)의 자식은 항상 농업(農業)을 이어가며

       공상(工商)의 자식 역시 공상(工商)을 가업으로 이어가며

       이처럼 가업으로 생활을 안정시켜 나가게 해야 합니다.

 

       백성들이 각각의 가업(家業)을 바꾸지 않음으로써

       백성들은 스스로 안정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백성의 생활이 안정되었다면, 나라의 부족한 군비는 어떻게

해결하며, 군사(軍士)는 어떻게 메워야 하겠소이까?

 

       무장(武裝)한 군사들을 양성하고자 하신다면

       죄를 지은 사람들이 그 죄를 용서받을

       마땅한 법()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재물로 형벌을 감형하는 제도를 속형(贖刑)이라

       하오며, 이제는 시행할 때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 죄()를 저지른 자에게는

       ()하고 비싼 무소의 가죽인 서피(犀皮) 한 장과

       () 한 자루를 바치게 하고

 

       그보다 가벼운 죄()를 저지른 자에게는 가죽으로

       만든 방패(防牌)와 창()을 하나씩 바치게 해야 합니다.

 

소의 가죽을 서피(犀皮)라 하며, 이는 옛날에 갑옷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하였으므로, 결국 소 한 마리의 값을 지우게 되는 것이 된다.

 

이는 일반 백성에게는 커다란 부담을 주게 되는 것이었으므로

이는 결국 무거운 죄를 짓지 말라는 뜻이 들어있는 것이다.

 

       사사로운 죄를 분별하여야 하며, 가벼운 죄를 지은

       사람에게는 돈으로 벌금(罰金)을 물게 하시고,

       죄가 있다고 단지 의심받는 사람은

       일단 바로 용서하시어야 합니다.

 

       송사(訟事)를 거는 자나, 당하는 자 모두에게

       화살의 묶음인 한 속()을 바치게 하여

       서로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지내게 만드는 것입니다.

 

()은 화살을 세는 단위(單位)로써, 화살 12개인 12()

말하나, 기록상으로는 그 숫자가 명확하게 잘 구분되어 있지 않다.

 

국가도 살림을 살자면 많은 재원이 필요하오.

그에 따라 필요한 재원은 어떻게 조달하여야 하겠소?

 

       나라에서 광산(鑛山)을 찾아내고 개발하여

       (), (), 구리(), ()을 많이 주조(鑄造)하여

       나라의 재원(財源)을 쌓아나가는 것입니다.

 

       쇠인 철()을 생산하게 하여, 질이 좋은 것은

       칼과 창을 만들어 군사들에게 나누어주고

 

       질이 떨어진 것은 호미와 괭이를 만들어

       농부에게 나누어주어 농사를 짓게 합니다.

 

       또한, 소금밭을 바닷물을 끌어들여 소금을 만들며

       이를 나라에서 관장(管掌)하고, 천하에 유통하도록

       하면서 그 이익을 얻는 것입니다

 

       천하의 온갖 물산(物産)을 값이 쌀 때 걷어 들여,

       나라의 창고에 보관하였다가

       필요할 때 유통이 되도록 무역을 일으키고

 

       장사꾼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창기(娼妓)를 두어 장사꾼들을 즐겁게 해준다면

 

       장사하는 사람들이 기대감 속에 떼를 지어 몰려오고

       장사꾼들로 인하여 온갖 재화가 모여들게 한다면

 

       이는 곧 세금을 걷을 수가 있는 재원이 되는 것이며,

       나라의 재정으로 쓸 수가 있나이다.

 

       또한, 군사를 일으키고 유지하는 데 쓰이는

       군비(軍備)로 충당할 수가 있게 되나이다.

 

군비가 이미 충족되었다 하더라도 군사의 수가 많지 못해, 위세를

떨치지 못할 때는 어찌하여야 합니까?

 

       백성은 누구나 자기 자식이

       군역(軍役)에 얽매이게 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므로 군사는 적은 수를 뽑아야 하며

       아주 귀하게 만들어야 하나이다.

 

       군사의 수가 귀해야만 정예병이 되며

       그냥 수가 많기만 하면 귀하지 않게 되나이다.

 

       군사의 강함은 일반 조직이나 개인의 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오라, 거듭된 훈련을 반복함으로써

       다져진 몸과 정신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신은 아직, 단지 군사의 수가 많다고 하여

       싸움에서 이기는 전례(前例)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만약에 먼저 보졸(步卒)과 갑사(甲士)를 키우신다면

       천하의 제후들도 모두 따라서 하게 되나이다.

 

       주군께서 만약 강한 군사를 원하신다면

       소문이 나지 않도록 그 명목(名目)을 숨기시고

       소리 없이 실속을 추구해야 하나이다.

 

 122 . 군사의 증강은 어떻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