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13 화. 정적은 이렇게 정리한다.

서 휴 2023. 5. 22. 14:17

      33. 활 쏘는 관중.

 

113 . 정적은 이렇게 정리한다.

 

동곽아(東郭牙)가 곧바로 고혜(高傒)를 찾아가 옹름(雍廩)의 계획을

알리며 간청하자, 고혜(高傒)는 그 자리에서 쾌히 허락하였다.

 

      연칭(連称)과 관지보(管至父) 두 장수는

      내일 저녁에 바쁘신지요?

 

      동곽아(東郭牙)에게 무슨 일이 있소이까?

      아니요. 내가 아니오

 

      고혜(高傒) 임께서 두 장수를 초청하겠답니다.

      그러잖아도 찾아가려던 참이었는데 뜻밖이오.

 

      무슨 일러 부른답디까?

      고혜(高傒)께서 그동안 조정(朝廷)에 나가지

      못하였다고 미안함을 말하려는 것 같소이다.

 

      그렇다면 얼른 가봐야지요.

      대부 동곽아(東郭牙), 알려줘 고맙소이다.

 

      언제 가시렵니까?

      내일 저녁에 간다고 전해주시오

 

다음 날 저녁이 되자, 연칭과 관지 두 장수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원로대신인 고혜(高傒)의 집에 찾아가는 갔다.

 

      고혜(高傒), 원로께서는 안녕하시온지요?

      허 어, 어서들 오시 오.

 

      원로 어른께서 먼저 이 두 사람을 불러주시니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리나이다.

 

      아니요, 선군께서는 너무나 많은 실덕을 하시어

      이 노부(老夫)가 그 일을 항상 걱정하다가

      다행히 대부들께서 새로운 군주를 세우셨으니

 

      이 노부(老夫) 역시 아무 탈 없이 가문의 제사를

      지낼 수 있게 되는 은혜를 입게 되었소이다.

 

      원로께서는 과찬의 말씀을 하시옵니다.

      이제 하루속히 조정에 나오시어

      국사를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나이다.

 

      내 나이가 많은 탓으로 가벼운 병이 들어

      그동안 조정에 나가지 못하였소이다.

 

      요사이는 다행히 몸에 다소 차도가 있어.

      특별히 술상을 마련하여 보답하고자 하오.

 

      ()하여 네 집안의 후손들을

      두 분께서 잘 보살펴 주시길 바라는 바이오.

 

      원로 어른, 여부가 있겠습니까?

      고맙소. 이 항아리에는 우리 집에서 아끼는

      아주 좋은 술이 들어있지요.

 

      이제 두 분께서는 사양치 마시고

      조촐한 술상을 받아주시오.

      고혜(高傒) 어른. 정말 감사히 받겠나이다.

 

고혜는 잠시 나가더니 종자에게 조용히 두 분을 대접하겠다며

대문을 굳게 닫아걸게 하고는, 돌아와 두 사람 앞에 마주 앉는다.

 

      오늘은 술이 떨어질 때까지 맘껏 즐겨봅시다.

      고혜(高傒) 어른. 고맙사옵니다.

      앞으로 언제나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옹름은 원로대신인 고혜가 연칭과 관지보, 두 장수를 초청하여

술을 나누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날카로운 비수를 가슴에

품고는 다른 대부들과 함께, 매우 급한 일이 일어났다며,

궁궐의 문을 열게 하고는 공손무지에게 알현을 청했다.

 

      아니 이 밤중에 무슨 일이오?

      주공, 큰일 났사옵니다

 

      공자 규()가 노() 나라의 군사를 빌려

      내일 새벽이면 이곳에 당도한다. 하옵니다.

 

      주공. 노군()을 막아야 하옵니다

      국구(國舅), 연칭(連称)은 어디에 있는가?

 

      연칭(連称)과 관지보(管至父)는 성문 밖으로

      술을 마시러 나가, 아직 돌아오지 않사옵니다.

 

      주공, 백관들이 모두 조당에 모여 있사오며,

      오로지 주공과 상론하고자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알겠도다. 바로 나가겠노라

      , 그리고 빨리, 국구(國舅)를 불러오라

 

공손무지가 그 말을 믿고 조당에 나가 옥좌에 미처 앉기도 전에

대부들이 다가와 에워싸며, 그 틈에 옹름이 가슴 속에서 비수를

뽑더니 공손무지의 등에 깊숙이 꽂아 버렸다.

 

      공손무지는 두 눈을 부릅뜬 채 입술을 달싹이다가,

      옥좌에 흥건하게 피를 적시며 절명하게 되었다.

 

그때 그 시각에 고혜(高傒)는 두 장수와 한담을 나누며, 한창 술을

나누고 있는데, 시종이 뛰어와 갑자기 급하게 외쳐대었다.

 

      대감 어른, 횃불이옵니다.

      성안에서 횃불이 크게 치솟고 있습니다.

 

고혜(高傒)가 이 소리를 듣고는 곧바로 내당에 들어가 버렸다.

이때 연칭과 관지보가 뜻밖의 사태에 놀라 방 밖으로 나오자,

매복해 있던 장사들이 달려들어 목을 베어 버렸다.

 

      모두 무릎을 꿇어라

      연칭과 관지보 두 놈을 따라온 너희들은

      살려줄 터이니 어서 돌아가거라.

 

공손무지(公孫無知)가 군주로 있던 기간은 모두 합하여 한 달여

남짓하였으며, 내궁(內宮)에서 팔자를 고치려 하던, 연빈(連嬪)

안타깝게 스스로 목을 매달아 죽어버리니, 참으로 슬프고도

허무하며 안타까운 사람들의 운명이라 아니할 수가 없었다.

 

      고혜(高傒) 어르신

      옹름을 비롯한 대부들은 엎드려 절을 올리나이다.

 

      고혜(高傒) 어르신의 아낌없는 보살핌에

      거사(擧事)를 성공 할 수 있었사옵니다.

 

      허 어. 모두 나라를 위하는 일이 아니겠소?

      먼저 제양공(齊襄公)의 원한을 풀어주어야 하오.

 

이때부터 제() 나라의 국정은 원래대로 고혜(高傒)와 옹름(雍廩)

중심이 되었으며, 그들은 먼저 고분(姑棼)의 이궁(離宮)에서

제양공(齊襄公)의 시신을 찾아내어 도성으로 가져오게 하였다.

 

      이때 노() 나라에서는 축구(祝邱)에 있던 문강(文姜)

      급하게 달려와, 제양공(齊襄公)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며,

      울부짖으면서 매일 밤낮으로 출병을 졸라대었다.

 

() 나라 신료들은 연칭(連称)과 관지보(管至父) 두 도적의

()을 상위에 올려놓고, 제사를 지낸 후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여러분 상주(喪主)를 모셔 와야 하오.

      () 공자가 첫째이니, 빨리 노() 나라에

      사신을 보내 모셔 와야 하오

 

      () 나라에 있는 소백(小白) 공자는 어떻습니까?

      똑똑한 거로 봐서는 소백(小白) 공자가 좋지요.

      그러나 규() 공자가 첫째이니 먼저 모셔 와야 하오

 

조당(朝堂)에 모인 신료 중에 똑똑한 소백(小白) 공자를 모시자는

주장도 있었으나, 그러나 첫째인 공자 규()를 데려와 당연히

제후(齊侯) 자리에 앉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 소식은 노()와 거() 나라에도 금방 알려지게 된다.

 

      () 나라에 변(變)이 일어났다고 한다.

      공자 규()를 제후(齊侯)의 자리에 앉혀야 하니

      어서 노군(魯軍)를 제() 나라로 진군시키도록 하라.

 

      주공, 신 시백(施伯) 이옵니다.

      주공, 잠깐만 기다리옵소서.

 

      ()와 노()는 우리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서로 강약을 다투고 있는 사이입니다.

 

      ()에 군주가 없음은 우리 노()에 득()

      되는 일이오니 급히 움직이지 마시옵고

 

      ()에서 공자 규()를 모시러 올 때까지

      추이(推移)를 잠시 관망해 보시옵소서

 

또한, 문강(文姜)은 연칭(連称)과 관지보(管至父)를 죽였다는 말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공자 규()를 하루라도 빨리 제()

보내야 한다며, 노장공(魯莊公)에게 연이어 재촉하였다.

 

      주공. ()에서 사자가 당도하였사옵니다.

      () 나라 대부 옹름(雍廩) 이옵니다

 

      어서 오시 오. 지금 제()는 어떻게 되가 오?

      공손무지(公孫無知)는 살해되었사옵니다.

 

      () 나라의 군주 자리를 잇게 하고자

      () 공자를 모셔 가려 하오니 허락하시옵소서!

 

      대부 옹름(雍廩)은 오느라 고생하였소.

      () 공자는 우리 노군(魯軍)과 함께 갈 것이니

      제(齊) 나라 대부 옹름(雍廩)은 먼저 돌아가시오.

 

드디어 노장공(魯莊公)은 노군(魯軍)을 출병시키기로 하였으며,

직접 공자 규()를 데리고 제() 나라 임치(臨淄)로 가기로 했다.

 

      이제 조말(曹沫)을 대장으로 삼고, 진자(秦子)

      양자(梁子)를 좌우의 호위(護衛)로 삼아

 

      내 친히 병거(兵車) 3백 승을 이끌고

      내 직접 공자 규()를 호송하리라

 

      , 관중(管仲)이 노후(魯侯)께 말씀드리나이다.

      공자 소백(小白)이 거() 나라에 있사옵니다.

 

      () 나라는 제() 나라와 매우 가깝나이다.

      만약에 공자 소백(小白)이 먼저 임치(臨淄)에 들어가면

      () 나라의 주객이 바뀌게 될 수도 있사옵니다.

 

      () 나라의 신료 중에는 소백(小白) 공자를

      받드는 자가 만사오니 결코, 늦춰선 아니 됩니다.

 

      노후(魯侯), 정말 급하게 되었습니다.

      대군을 출병시키면 매우 늦게 도착하게 됩니다.

 

      우선 소백(小白) 공자의 출발을 막아야 하오니

      저에게 얼마간의 군사를 주시옵소서

 

      병거(兵車)를 얼마나 주면 되겠는가?

      기마병(騎馬兵) 30명이면 족하겠습니다.

      좋도다. 어서 빨리 달려가라!

 

한편 거() 나라에 망명하고 있던 소백(小白) 공자도, 고국에서

반란이 일어나 군주 자리가 비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포숙아(鮑叔牙)는 거후(莒侯)에게 쫓아가

       급히 병거(兵車) 100승을 지원받자마자

       제()의 임치(臨淄) 성으로 달려가게 된다.

 

114 . 누가 먼저 임치로 가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