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50 화. 정장공, 다시 움직이는가.

서 휴 2023. 4. 29. 15:47

     15. 네 나라의 싸움.

 

50 . 정장공, 다시 움직이는가.

 

정장공(鄭莊公)은 연합군이 물러가 사방이 조용해지자, 장갈(長葛)

소식이 궁금하여 알아보려 하는데, 그때 급한 보고가 올라왔다.

 

       주공. 공자 풍()이 장갈(長葛)에서 도망쳐

       나왔다며, 꼭 뵙기를 청하고 있사옵니다.

 

       어서 빨리 들라 하라

       공자 풍()은 어찌하여 예까지 온 것이오?

 

       장갈(長葛)은 송군(宋軍)에 함락되었사오며

       송()의 자객(刺客)들이 자꾸 죽이려 하는바

       신은 겨우 목숨만 부지(扶支) 하여 왔나이다.

 

       정후(鄭侯)께선 제발 살려만 주십시오.

       거참. 큰일 날 뻔, 하였구려

 

       정후(鄭侯), 불쌍한 이 몸을 부디 보살펴주시옵소서.

       공자 풍()은 더는 통곡하지 말라

       잠시 관사(官舍)에서 쉬도록 하라

 

며칠이 지나자, () 나라의 주우(洲吁)와 석후(石厚)가 진()

나라에서 참수 당했다는 소식이 들어오고, 또한 형() 나라에서

돌아온 공자 진()이 위선공(衛宣公)이 되었다고 하였다.

 

        위() 나라 주우(洲吁)에게 죽었으니

        복수할 일이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가?

        송()나라는 우리와 아무 원한이 없었는데도

        앞장서 우리 정() 나라를 친 것이다.

 

        이제 송()나라를 정벌할 때가 되었다.

        모두 출정할 준비를 철저히 하도록 하라

 

        주공. 신 제족(祭足) 이옵니다.

        갑작스럽게 송()나라를 친다면,

        다섯 나라가 모두 두려워하여, 다시,

        5개국이 연합을 할 수 있사옵니다.

 

       다섯 나라가 지난번처럼 연합군을 만들면

       아주 복잡하여져 승산이 힘들게 되옵니다.

 

       좀 더 쉬었다가 좋은 기회를 기다리십시오.

       허 어, 거기까지 미처 생각지 못하였소.

 

       좋소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겠소?

       주공. 지금 위() 나라는 국내문제가 급할 것이오니

       먼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진()나라와 우호를 맺으며

 

      또 다음 차례에 노() 나라와 친교를 맺으면서

      송()나라를 고립시키도록 하시옵소서.

 

       허 어, 거참, 탄복할 만한 좋은 계책이로다.

      좋도다. 순서대로 그리 하도록 합시다

 

정장공이 먼저 진() 나라에 사신을 보내자, 진환공(陳桓公)

서둘러 조례를 열면서 중신들의 의견을 모으려 하였다.

 

       우리보다 강국인 송()나라와 노() 나라를 놔두고

       어찌하여 우리 진() 나라에 먼저 왔겠는가?

 

       주공, 신 자겸(子鎌) 이옵니다.

       우리는 예부터 송()나라와 가까이 지냈습니다.

 

       우리가 송()나라와 함께 정() 나라를 쳤는데

       마땅한 이유 없이 정() 나라와 친교를 맺는다면

       반드시 송()나라가 분노하게 될 것입니다

 

       정() 나라는 송()과 노()와 우리 진()

       서로 갈라놓으려는 이간책(離間策)을 쓰는 것이옵니다.

 

       주공, 정장공(鄭莊公)은 아주 교활한 자이며

       왕실도 속이는 자이니 절대로 믿어선 아니 됩니다

 

       주공, 사신을 그냥 돌려보내십시오.

       아예 관계를 끊어버려야 하옵니다

 

정장공(鄭莊公)은 진환공(陳桓公)이 사신도 만나주지 않고, 그냥

돌려보냈다는 보고를 받자, 몹시 화를 내면서 고함지른다.

 

       사신을 만나주지도 않고 그냥 돌려보내다니

       어찌 나라 간의 예의를 저버린단 말이냐

 

       진()나라는 너무나 건방지도다

       작은 진() 나라가 믿고 있는 것은

       오직 송()나라와 위()뿐일 것이다.

 

       위() 나라는 국내문제로 돕지 못할 것이니

       노() 나라와 먼저 친교를 맺고 난 다음에

 

       노()와 제()와 우리 정() 나라가,

       먼저 송()나라를 치고 나서 반드시

       진() 나라를 짓밟아버리고 말리라

 

정장공(鄭莊公)이 흥분하여 큰 소리로 말하자, 또다시 제족(祭足)

일어나 흥분을 가라앉히려는 듯이 조용히 의견을 올리었다.

 

       주공. 우리 정() 나라는 강하고, ()은 작은 나라로

       힘이 약한데 우리가 서둘러 친교를 맺자 하니

       그들은 당연히 우리를 의심하는 것이옵니다.

 

       어떤 좋은 계책이 있겠는가?

       주공, 신의 계책을 들어보시옵소서.

 

       진() 나라의 허술한 곳을 침범하였다가, 깨끗이

       돌려주면서 친교를 맺자고 하시면 될 것입니다

 

       허 어. 그거 재밌는 좋은 계책이로다.

       고거미(高渠彌)는 출동할 준비를 하도록 하라

 

고거미(高渠彌) 장수는 변방의 정() 나라 읍제(邑帝)로 가장하여

()나라 변방의 두 읍()에 쳐들어가, 부녀자들 300명의 포로와

100여 대의 수레를 탈취해 놓고는 보고를 올리었다.

 

() 나라는 두 읍제(邑帝)가 긴급히 완구(宛丘) 성으로 쫓아와

진환공(陳桓公)에게 피해당한 사실을 다급하게 보고 하였다.

 

       그 자들이 정() 나라 군사들인가?

       주공, 아니옵니다.

       정() 나라 어느 읍제(邑帝)의 짓으로 보입니다.

 

       정() 나라 읍제(邑帝)가 그리 피해를 줬단 말인가?

       주공, 그러하옵니다.

       끌려간 부녀자들이 잘 있을지 걱정이 크옵니다.

 

       주공. () 나라에서 사신이 왔사옵니다.

       사신인 영고숙(穎考叔)이 뵙기를 청하옵니다.

 

       무슨 낯짝으로 찾아왔더란 말이냐

       찾아올 필요가 없다고 전하라

 

       주공. 신 공자 타입니다.

       사신이 왔다니 다행한 일이 옵니다.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왔을 것이오니

       물리치지 마시옵고 한번 만나나 보시옵소서.

 

       그러한가? 그도 일리가 있는 말이로다.

       어서 정()) 나라 사신을 불러드려라

 

       대부 영고숙(穎考叔)이 진후(陳侯)께 인사 올리나이다.

       변방의 두 읍제(邑帝)가 함부로 귀국을 침범하여

       큰 문제를 일으켰사옵니다.

 

      이에 백배사죄를 드리오며,

      잡아 온 포로 300여 명과 100여 대의

      수레를 돌려드리라는 엄명을 받고 왔사옵니다.

 

       이 모두 두 나라 사이에 친교가 없다 보니

       생각지 않게 생긴 일이라 말릴 수가 없었사옵니다

       넓은 아량으로 용서하시옵길 바라나이다

 

       어 흠, 별 탈 없이 돌려주겠다니 고맙도다.

       너희 정() 나라는 무엇을 바라는가?

 

       저희 주공께서는 앞으로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다만 우호를 맺고자 하나이다.

 

       정장공(鄭莊公)의 뜻이 정말 그러한 것인가?

       진후(陳侯)께선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신지요

       좋도다. 그대의 말을 믿도록 하겠노라

 

      공자 타()는 정() 나라에 가서, 포로와

      수레를 하나도 빠짐없이 회수하고

      정() 나라와 맹약을 맺고 돌아오도록 하라

 

진환공(陳桓公)은 영고숙(穎考叔)이 사과하는 뜻을 듣고 나자

동생인 공자 타()를 정() 나라에 보내어 친교를 맺게 하면서

잡혀간 포로와 수레들을 모두 받아 돌아오게 된다.

 

정장공은 모사(謀士) 제족(祭足)의 계책에 따라 진() 나라를

끌어들이는 좋은 효과를 보았으며, 또한 영고숙(穎考叔)의 높은

외교능력으로 진()나라와 우호조약을 맺게 되자, 이제는

본격적으로 송()나라에 대한 복수전(復讐戰)을 거론하였다.

 

       이제 진()나라와 친교를 맺었으니

       송()나라를 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오

 

       주공. 신 제족(祭足) 이옵니다.

       주공께서는 너무 서두르지 마십시오.

 

       송()나라는 작위(爵位)도 높사오며, 왕실에서도

       예의를 다하여 대접하는 나라이옵니다.

 

       왕실의 명령 없이 서둘러 쳐들어갔다가는

       주상의 노여움으로 심한 비난을 받게 될 것이며

       이리되면 제후들도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으음, 옳은 말이로다. 어찌하면 좋겠는가?

       어려우나. 왕실의 어명(御命)을 받아내시면

       정당한 명분을 얻는 것이 되옵니다.

 

       주공, 왕실의 정당한 명분으로 제후들을 설득해

       연합군을 만든다면, ()인들 어찌 견디겠사옵니까?

 

       좋은 방안(方案) 이긴 하나?

       주환왕(周桓王)을 만나기가 몹시 거북하도다

 

       주공, 온수(溫水)와 낙수(洛水) 땅을 우리가 침범한 것은

       주환왕(周桓王)이 주공의 경사직(卿士職)을 빼앗으며

       우리 주공을 멀리하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흉년이 들었다고 분명하게 이야기하였기에

       충분한 이유를 설명한 것이 되옵니다.

 

       이제 그만큼 곡식을 실어 보내며 사죄하시오면,

       주상도 용서할 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허 어, 거참, 옳은 말이로다

       그렇지. 잘못은 주상에게 있었도다

 

51 . 천총을 역이용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