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20 화. 이렇게 나라를 망가트리는가.

서 휴 2023. 4. 22. 13:37

       8. 포사의 시대

 

제 20 화. 이렇게 나라를 망가트리는가.

 

주선왕(周宣王)이 기원전 826년부터 기원전 780년까지 46년간을

오랜동안 재위하다가 죽자, 윤길보(尹吉甫), 소호(召虎) 등

 

중신들은 다 함께 주선 (周宣王) 의 고명(顧命)을 받들어,

태자 궁열(宮涅)를 제12대 주유왕(周幽王)으로 보위에 올렸다.

 

국어(國語)의 주어(周語) 편을 읽어 보면, 원래 제(齊)、허(許)、

신(申)、여(呂) 나라는 성씨(姓氏)가 대강(大姜)에서 유래되었다.

 

       삼국 시대 때 오(吳)나라 위소(韋昭)의 해설에 따르면

       네 나라는 모두 강성(姜姓)이었고, 신(申)나라 또한

       강융(姜戎)으로 동이족(東夷 )의 자손들이었다.

 

이들 나라는 일찍이 지금의 섬서성 보계(寶雞) 미현(眉縣)과

그 이북 지방에 근거를 둔 동이족 (東夷 )의 제후국으로

오래전부터 화하(華夏)족과 서융(西戎)과의 사이에 섞여 살았다.

 

선주(先周) 때부터 희성(姬姓)의 주족(周族)들과 대를 이어 혼인

관계를 맺었으며, 주태왕(周太王) 고공단보(古公亶父)를 비롯하여

왕계(王季), 문왕(文王), 려왕(厲王), 선왕(宣王) 그리고 유왕(幽王)의

왕비는 모두 대강(大姜)의 강씨(姜氏) 출신들이었다.

 

       주려왕(周厲王)의 폭정으로 쇠락해진 왕조를 이은

       주선왕(周宣王)은 이에 신후(申侯)를 사(謝) 땅에

       봉하면서, 남방의 초(楚)나라를 견제하며

       위세를 높이고자 빈번히 전쟁을 벌였었다.

 

       사(謝) 땅은 지금의 하남성 남양시(南陽市)

       당하현(唐河縣)으로 추정된다.

 

세자 궁열(宮涅)이 주유왕(周幽王)이 됨으로서, 이에 신(申)나라

신후(申侯)의 딸인 세자빈(世子嬪)이 신후(申后)가 되었으며,

그 아들 의구(宜臼)는 태자가 되었다.

 

       주선왕(周宣王)이 46년 동안이나 장기 집권하다 보니,

       왕자 시절의 주유왕(周幽王)은 왕도(王道)는 공부하지

       아니하고, 심심하다면서 또래들과 어울려 사냥이나 하고,

       술이나 마시면서 못된 짓만 일삼아 왔었다.

 

세자 궁열(宮涅)은 주유왕(周幽王)이 되었슴에도, 정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으며, 지금까지 하여 왔던 대로, 오르지 주색질 만을

일삼으면서, 날마다 유흥 놀이에 몰두하고 있었다.

 

       주상! 주상은 무얼 하고 다니는 것이오?

       어마마마, 무슨 일이 있었사옵니까?

 

       주상, 국사에 좀 집중하세요!

       신료들이 모두 걱정을 하고 있소!

 

어머니 되는 강후(姜后)가 크게 걱정하여 자주 타이르면서, 여러

가지 수단을 취하면서 못된 습성을 고쳐보려 하였으나,

 

주유왕(周幽王)은 그냥 그때 그뿐으로, 그저 어머니 강후(姜后)의

눈을 피해 가며 예전처럼 술이나 마시고 계집질에 열중했다.

 

       괵석보(虢石甫) 야! 뭐 좀, 재밌는 일이 없느냐?

       정말! 아주 예쁜 미녀를 구해놨사오나.

       강후(姜后)께서 아실까 봐 걱정이 되옵니다.

 

       허허, 내가 이제 왕이 되었노라!

       걱정하지 말고 몰래 궁으로 들여보내라.

 

       강후(姜后)께 혼나지 않도록 하셔야 하옵니다.

       허 어, 염려하지 말랬잖느냐!

 

아들 주유왕(周幽王)이 엉뚱하게도 정사에 몰두하지 않으면서

눈을 피해 가며 주색잡기만을 하자, 강후(姜后)는 아주 성실하였던 

주선왕(周宣王)이 너무 그리워지며 몹시 탄식하게 되었다.

 

       강후(姜后)는 아무리 만류해도 소용이 없게 되자,

       크게 걱정하다가 그만 애처롭게 죽고 말았다.

 

주유왕(周幽王) 은 그때부터  누구 하나 말리는 사람이 없게 되며,

더 난잡해지며, 심지어 어머니 상중에도 거리낌 없이 고기를 먹으며,

괵석보(虢石甫)가 뽑아온 어여쁜 여자들과 어울려 밤새 놀았다.

 

       그러나 사도使徒)로 있는 정(鄭) 나라 군주

       정백(鄭伯) 우(友)는 주선왕(周宣王)의 동생이면서

       주유왕(周幽王)의 숙부가 되므로, 언제나 올바른

       말을 하자. 주유왕은 그를 몹시 싫어하며 멀리했다.

 

몇 해가 지나자, 윤길보(尹吉甫)와 소호(召虎) 마져 늙어 죽으니,

이제는 왕후 신후(申后)가 혼자서 주유왕(周幽王)을 만날 때마다

만류하며 고치려 들었으며, 마침내 장인 되는 신(申)나라

신후(申侯)까지도 왕실에 올라와 간곡히 간언을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주유왕(周幽王)이 요리조리 변명만 하며

       끝내 말을 듣지 않게 되자, 신후(申侯)도 할 수 없이

       자기의 신(申) 나라로 되돌아가게 되었다.

 

드디어 마땅히 간섭하는 사람이 없게 되자, 주유왕(周幽王)은 국사를

모두 자기 마음대로 정하며, 즉흥적으로 삼공(三公)을 임명하였다.

 

       괵석보(虢石甫)와 채공(祭公)과 윤구(尹球)는

       어릴 적부터 나를 잘 보필하느라 고생이 많았도다!

 

       이제 세 사람을 삼공(三公)에 임명하노라.

       왕이시여!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자, 이제 우리 어릴 때처럼 마음대로 하며,

       재미나게 즐기면서 실컷 놀아보자!

 

태사(太史) 백양보(伯陽父)는 아첨이나 잘하고, 재물이나 탐내는

위인들이 삼공(三公)이 되면서, 하는 짓을 보게 되자, 이제 나라가

기울어지겠다면서 매일 중신들과 함께 탄식을 늘어놓게 된다.

 

       채공(祭公)은 뭐 재밌는 이야기 좀 해보아라!

       왕이시여. 건강에 관하여 이야기하겠나이다.

 

       남녀 간의 교접(交接)을 자주 하지 않으면,

       사람의 신기(神氣)가 널리 퍼지지 못하여

       음양(陰陽)의 기(氣)가 막혀버린다고 하옵니다.

 

       기(氣)를 자주 연마하여 낡은 기(氣)를 토해내고,

       새로운 기(氣)를 받아들여야! 건강에 좋다고 하옵니다.

 

       좋은 말이로다. 더 말을 계속해보아라!

       주상, 기(氣)를 연마하는 방법을 들어보소서!

 

       주상, 옥경(玉莖)을 옥지(玉池)에 얕게 넣고,

       서서히 움직여, 들고 나는 운동을 드물게 하다가,

 

       옥지(玉池)에 물이 가득차 오르면 깊이 밀어 넣고,

       들고 나는 운동을 힘차고 절도 있게 하면서,

 

       오래 교접(交接)하더라도, 옥경(玉莖)의 힘이

       오래도록 남아 있는 지경에 이르러야!

       옥지(玉池)는 몹시 기뻐하게 되며

 

       몸 안의 병이 사라지게 되오며, 또한 옥경(玉莖)도

       정력이 쇠하지 않는다고 하옵니다.

 

       하옵고, 옥경(玉莖)이 잘 참아내어, 사정(射精)을

       하지 않으면서 정액(精液)을 아낄 수만 있다면,

 

       몸이 두루 편안해지면서 오래도록 건강하게

       잘 사실 수 있다고 전해오고 있사옵니다.

 

       에 키! 어찌 사정(射精)을 안 할 수가 있단 말이냐?

       주상, 방중술(房中術)이 뛰어난 여자를 만나면 되옵니다.

 

       그래, 방중술(房中術)이 뛰어난 여자가 있겠느냐?

       그런 여자를 빨리 찾아보아라!

 

주유왕은 국정을 돌보지 않고 있지만, 매월 초하루와 보름날은

조례(朝禮)에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는 법이, 이미 정해져 있었다.

 

       왕이시여. 기산(崎山)을 관리하는 읍제이옵니다.

       알고 있노라. 무슨 일로 호경(鎬京)에 들어왔는가?

 

       경수(涇水), 하수(河水), 낙수(洛水), 세 강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지진(地震)이 일어나

       강과 산이 크게 흔들렸사옵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

       세 강은 기산(崎山)에서 발원(發源)하오며

       지금까지 한 번도 지진(地震)이 일어난 바가

       업 사와 크게 걱정되어 보고를 올리나이다.

 

       어느 곳이나 지진(地震)은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사소한 것까지 왜 보고 하러 올라오느냐?

 

조례를 마치고 나오는 태사 백양보(伯陽父)는 조숙대(趙叔帶)와

기산(崎山)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으며 크게 걱정한다.

 

       기산(崎山)은 우리 왕업을 일으킨 곳이오 

       세 강에 지진이 일어났다면, 강의 물이 마르고

       산이 무너질 징조를 보이는 것이 아니겠소?

 

       나라에 변고가 생긴다면 언제쯤이겠소?

       앞으로 10년은 넘지 않을 것입니다!

 

       10년이라니 요? 그 걸 어찌 아오?

       운수(運數)는 10년을 주기로 돌지요.

 

       10년 동안 선(善)이 가득 차면 복(福)이 따르고

       악(惡)이 가득 차면 화(禍)가 따라오지요!

 

       만약 나라가 망한다면 10년도 걸리지 않을 터이니, 

       그것은 10이 수(數)의 끝이기 때문입니다!
       하늘이 사물을 버리는 것은 10년을 넘기지 않습니다.

 

       왕께서 나랏일을 돌보지 않으시고, 

       아첨꾼들에 둘러싸여 있으니,

       10년 안에 변고가 일어나고 말 것이오!

 

       나. 조숙대(趙叔帶)가 간언할 수밖에 없소이다!

       그러나 간언도 아무 소용이 없을까 두렵소이다.

 

       조숙대(趙叔帶)께선 간언(諫言)도 잘하시어야 합니다?

       아첨꾼들에게 모함받을 수도 있어요

       조심해서 잘 말씀해 보시오 ? 

 

삼공(三公)이 된 아첨꾼들은 자기들의 비위(非違)를 어느 누가

고해바칠까? 하는 두려움으로, 항상 충신들의 언행을 조사하여

수시로 일러바치도록 하는 수하(手下)를 부리고 있었다.

 

제 21 화. 천하 절색이라 불릴만 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