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열국지( 001∼94회 )

제 25 화. 드디어 왕비가 되는가.

서 휴 2023. 3. 17. 20:02

25 . 드디어 왕비가 되는가.

 

       세자 의구(宜臼)는 예법을 전혀 모르는바

       잘못 가르친 태부(太傅)와 소부(少傅)를 면직시키노라.

       다시는 태부(太傅)와 소부(少傅)를 뽑지 마라

 

       세자는 내궁(內宮)을 심히 어지럽혔는바,

       세자는 지금 당장 곧바로 신()나라로 가서

       신후(申侯)에게 예절을 다시 배우고 있어라.

 

세자 의구(宜臼)는 아버지 주유왕(周幽王)에게 억울함을 이야기하려

하였으나, 내시에게 막혀, 할 수 없이 외가인 신()나라로 떠난다.

 

포사(褒姒)는 후궁(後宮)이 되어 아들 백복(伯服)을 낳았다.

이렇게 삼 년이 지나자, 소위 삼공이란 세 사람은 세자(世子)

거취 문제로 불안해지며, 이에 서로 만나 계책을 짜게 된다.

 

       세자 의구(宜臼)가 신() 나라에 있잖소?

       그가 돌아와 왕이 된다면 우리는 죽은 몸이오

 

       세자는 자기의 서러움을 우리에게 풀려 할 터인바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겠소?

 

       그렇소! 백복(伯服)이 세 살이 넘은바

       이제 예절(禮節)을 모르는 의구(宜臼)를 폐하고

       백복(伯服)을 세자로 세우면 어떻겠소?

 

        그리되면 좋기는 합니다만, 신후가 내궁에 있으니

        신후(申后)를 먼저 몰아내야 할 것이오!

 

        유왕(幽王)은 안에서 포사(褒姒)가 설득하게 시키고

        밖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하든 설득해 나갑시다

 

주유왕(周幽王)은 천성이 매우 난폭하고 은혜를 베풀 줄 모르며

또한, 하는 행동마다 정상적이지 않았다.

 

이런 주유왕(周幽王)의 성격에 편승한 소위 삼공(三公)이라는

아첨꾼 괵석보(虢石甫), 채공역(祭公易), 윤구(尹球). 세 사람은

자기들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으면서, 오히려 세자 의구(宜臼)

보복이 두려웠으므로, 신후(申后)를 몰아낼 계획을 짜고 있었다.

 

       왕비 신후는 세자 의구가 유배나 다름없이

       신나라로 떠나버리자 큰 충격을 받게 되었으며,

       그리고 유왕의 얼굴조차 볼 수가 없게 되자,

       점점 기력을 잃으면서 침상에 드러눕고 말았다.

 

왕비 신후는 이삼 년이 지나도 유왕이 세자를 불러들이지 않자,

아들 의구를 간절하게 보고 싶어졌으며, 더구나 침상에 누우면

더욱 그리움이 굴뚝의 연기처럼 피어올라 잠을 이루지 못했다.

 

       왕후마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마음을 풀어낼 방도를 찾으시옵소서

 

       오. 예사(禮紗)인가?

       좋은 방법이 있겠는가?

 

       왕후마마. 동궁(東宮)이 주상께 편지를 보내시어,

       동궁(東宮)께서 주상에게 하소연하는 겁니다.

 

       주상께서 동궁(東宮)의 편지에 다행히 감동하시오면

       이곳 호경(鎬京)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건 좋은 방법이긴 하다만,

       감시가 심한데 누가 다녀올 수 있겠는가?

 

       제 어미, 온오(温媼)가 의술을 좀 아시는바

       진맥과 치료를 받으시면서 몰래 편지를 주시오면,

       제 어미가 반드시 전하도록 하겠나이다.

 

       거참, 다행이로다!

       어서 어머니를 빨리 부르도록 하여라.

       예에, 곧 오도록 부르겠나이다.

 

왕비 신후는 궁녀 예사(禮紗)의 말에 따라, 동궁에게 편지를 썼으며,

예사(禮紗)의 어미 온오(温媼)을 불러 내궁으로 들어오게 하였다.

 

       예사(禮紗)의 어미 되는 온오(温媼) 이옵니다.

       반갑네. 내 몸이 어떠한가?

 

       근심 걱정으로 아주 쇠약해지셨사옵니다.

       왕후마마. 마음을 너그럽게 가지시오며,

       매일 산책을 조금씩이라도 하시옵고,

 

       끼니마다 적당한 음식을 꼭 챙겨 드시면서

       원기를 회복하시어야 하옵니다

 

       알겠노라. 막중한 부탁을 하게 되는구나.

       부디 조심하여 잘 다녀오도록 하라.

 

       왕후마마. 알겠나이다.

       조심조심해서 잘 다녀오겠나이다.

 

채공(祭公)이 내궁(內宮)에 심어놓은 궁녀로부터 긴급한 전갈이

오자, 그는 연락받자마자 군사들을 앞세워 궁문(宮門)을 지키고

있다가, 내궁(內宮)에서 나오는 온오(温媼)을 붙들었다.

 

       거기 서라. 어디서 나오는 길이냐?

       왕후 마마님을 진맥하고 나옵니다.

 

       몸에 지닌 것을 다 보여라

       왕후께서 주신 비단 두 필뿐이옵니다.

 

       더 지닌 것이 없는가?

       침구(鍼灸)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서 샅샅이 뒤져 봐라

       젖무덤 속의 이 작은 편지는 무엇인가?

       이 늙은 년을 옥()에 가두어라

 

괵석보(虢石甫), 채공(祭公), 윤구(尹球)는 편지를 들고 서는

포사(褒姒)가 있는 경대(璚臺)에 모여들었으며, 다 함께 왕비

신후(申后)의 편지를 촘촘히 읽어가며 좋은 기회를 잡았다면서

모두 회심(會心)의 미소를 지으며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세자는 읽어보아라

       세자는 어떻게 지내고 있느냐?

 

       이 어미는 세자를 본지가 하도 오래되어

       눈물로 밤을 새우고 있노라

 

       주상이 요망한 계집을 총애하여

       우리 모자를 떨어져 살게 하였구나

 

       이제 요망한 계집이 아들까지 낳아

       벌써 삼 년이나 지나니 박해가 심하도다

 

       주상은 요망한 계집을 더욱 총애하며

       요망한 계집과 그 무리 들이 언제나 나를

       감시하고 있으니 너무나 비통하구나

 

       세자는 어미의 말을 잘 들어라.

       이 어미가 바라는 바는 오직 하나이다.

 

       세자가 왕실로 빨리 돌아오는 일이다

       세자는 거짓으로라도 죄를 인정하여

       하소연의 상소문을 잘 써서 올려야 하며,

       어떻게 하든 주상의 마음을 움직여야 할 것이다.

 

       주상을 감동하게 만들어야만,

       세자가 호경(鎬京)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자가 둘이 함께 있어야만

       간악한 무리 들을 몰아낼 수 있으며

       세자의 장래를 기약할 수 있는 바가 될 것이다

 

       세자가 호경(鎬京)에 돌아와야만, 우리 모자가

       주상의 무도(無道) 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며,

       요망한 계집과 간악한 무리 들을

       하루빨리 몰아낼 수 있도다

 

       세자는 앞날을 잘 생각하여야 한다.

       신중하게 상소문을 잘 써서 올리도록 하여라

 

포사(褒姒)는 온오(温媼)가 갖고 나온 비단 두 필을 갈가리 찢고는

방바닥에 뿌렸으며, 아들 백복(伯服)과 함께 평민 옷으로 갈아입고,

궁녀 몇 명도 평복으로 갈아입혔으며, 이제 경대(璚臺)를 떠날

듯이 짐을 싸놓고, 유왕(幽王)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아니, 웬 비단을 갈가리 찢어놨느냐?

       이 쌓아 놓은 짐들은 또, 다 무엇인고?

 

       소녀, 백복(伯服)을 데리고 궁을 나설 때가

       되었기에, 주상께 인사드리고자 하옵니다.

 

       무슨 말이냐? 자세히 말해보아라

       여기 왕비의 편지를 보시옵소서

       어 흠. 왕비의 친필(親筆)이 맞는구나

 

       세자 의구(宜臼)가 호경(鎬京)에 돌아오기만 하면,

       저희 모자뿐만 아니라, 주상께서도 위태로워지겠는바,

       주상을 위하여 저희 모자는 떠나고자 하옵니다.

 

       여봐라, , 누구 없느냐?

       이 편지를 가져온 자가 온오(温媼) 라 하였느냐?

       옥()에서 끌어내 곧바로 대령(待令)시켜라!

 

주유왕(周幽王)은 온오(温媼)을 끌어내 단칼에 죽이고, 긴급히

조례를 열어, 신후(申后)의 편지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왕비가 세자 의구(宜臼)와 공모하여

       짐()을 해치려 하고 있었소

 

       신후(申后)의 질투(嫉妬)가 너무 심해져

       짐()을 끊임없이 저주하고 있는바

       신후(申后)를 잡아들여 문초하여야 하겠소

 

       어찌하면 좋겠는가? 의견들을 말해보라

       주상, . 윤구(尹球) 이옵니다.

       윤구(尹球)는 어서 말해보라

 

       신후(申后)는 왕비로서 내궁의 주인이 되시는바

       죄가 있더라도 붙잡아 문초할 수 없나이다.

 

       다만 왕비의 덕이 지위에 맞지 않는다면

       성지(聖旨)를 내리시어 폐하시면 되나이다

 

       세자 의구(宜臼)는 어찌해야 하겠는가?

       주상, . 채공(祭公) 이옵니다.

 

       세자 의구(宜臼)는 예절 문제로 이미

       세자 자리에서 면직(免職)된 거와 같사옵니다.

 

       만약 왕비를 폐하게 하신다면,

       세자는 왕비의 아들이므로 원한이 쌓이게 되어

       장차 주상께 누가 될까 염려되옵니다

 

       그렇구나. 으음, 알겠노라

       왕비 신후(申后)를 냉궁(冷宮)에 유폐(幽閉)시켜라

       의구(宜臼)는 칙지(勅旨)를 내려 서민이 되게 하라

 

왕비 신후(申后)는 편지 사건으로 감옥인 냉궁(冷宮)에 갇히게

되며, 세자 의구(宜臼)에게 성지(聖旨)를 내려 서민이 되게 했다.

 

26 . 포사를 누가 웃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