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101∼200 회

제 164 화. 진 나라의 계보는 어떠한가.

서 휴 2022. 8. 17. 14:15

      53. 백리해의 인생

 

164 . 진 나라의 계보는 어떠한가.

 

       진나라는 황하黃河의 서쪽 끝에 있어,

       중원中原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으며,

       오제五帝 중의 한 명인 전욱顓頊이 선조였다.

 

전욱顓頊의 후예後裔에 여수女修 라는 여인이 어느 날 베틀에

앉아 베를 짜고 있었는데, 제비 한 마리가 알을 떨어뜨리고

날아가자, 여수女修는 그 알을 받아먹고, 아들 대업大業을 낳았다.

 

        대업大業은 소전少典 씨의 딸인 여화女華

        부인으로 삼아 아들 대비大費를 얻었으며

 

        대비大費는 우를 매일 열심히 도우며

        물을 다스리는 치수治水 공사를 하게 되었는데

 

        공사를 잘 하였다며 순임금이 우를 칭찬하자

        는 대비大費의 도움이 컸기 때문이라고

        그 공을 대비大費에게 돌려주었다.

 

        그래서 순임금이 대비大費의 공을 칭찬하며

        검은 깃털 장식인 지휘봉 조유皂游를 상으로 내렸으며

 

        옥녀玉女 라는 여자를 주어 부인으로 삼게 하며

        그리고 영이라는 성씨를 하사하였다.

 

조유皂游는 끝에 장식품이 달린 지휘봉을 말하는 것 같다.

대비大費는 우와 함께 물을 다스리며, 흉악한 짐승들을 몰아내며,

또한, 축목畜牧의 일을 맡아보면서 모든 일을 성심껏 잘 해낸다며,

칭송하는 말을 듣게 되면서, 백예伯翳 라 불리게 되었다.

 

        백예伯翳는 대렴大廉과 약목若木 이라는

        두 아들을 낳았는데, 약목若木

        나라를 받아 비씨의 선조가 되었다.

 

        대렴大廉은 아들인 비렴蜚廉을 낳았는데

        그는 달리기를 매우 잘하여, 하루에 5백 리를

        갈 정도로 뛰어났다고 한다.

 

비렴蜚廉의 아들 중에 오래惡來 가 있었는데, 힘이 장사여서

맨손으로 능히 호랑이 가죽을 찢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하며

 

주왕紂王이 비렴蜚廉과 그의 아들 오래惡來를 총애하자, 그들은

주왕紂王이 포악무도한 일을 저지르는 일에 돕게 되었다.

 

        주무왕周武王이 주왕紂王을 죽이고,

        상나라를 평정하자, 제일 먼저

        비렴蜚廉과 그의 아들 오래惡來를 죽였다.

 

비렴蜚廉5대손으로 조보造父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말을

기르고 다루는 데 아주 탁월한 솜씨를 발휘하였다.

 

        이때는 주목왕周穆王 시대로

        한 번은 주목왕周穆王이 서쪽으로 순수巡狩를 나갔다가

        도성에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에 조보造父는 주목왕周穆王의 수레를 몰아

        천릿길을 하루 만에 돌파하였으며

 

        그 덕분에 손쉽게 난을 진압하게 되자

        그 공으로 조보造父는 조땅을 하사받았다.

 

이로써 조보造父는 조씨趙氏가 되었으며, 그 후 조씨의 일족 중에

조숙대趙叔帶 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주왕실에서 벼슬을

하다가, 주유왕周幽王의 악정을 피하여 진나라로 망명했다.

 

        후일 진문공晉文公이 패업을 이루는 데

        일등공신이 되었던 조쇠趙衰가 바로

        이 조보造父와 조숙대趙叔帶의 후손인 셈이다.

 

        또 조보造父의 자손으로 비자非子 라는 사람이 있었다.

        비자非子는 견구犬丘 땅에 살면서

        말의 사육과 번식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주효왕周孝王이 이 소문을 듣고서

        비자非子에게 견수肩水와 위수渭水 사이에서

        말을 기르게 하였는데 말을 잘 번식시켰다.

 

주효왕周孝王은 크게 기뻐하여 비자非子에게 진땅을 봉읍으로

내려 주었고, 끊어졌던 영씨의 제사를 다시 잇게 하였다.

 

        비자非子로 부터 6대가 지나 진양공秦襄公 대가 되었는데

        이때는 주유왕周幽王이 악정을 펴다 견융犬戎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진양공秦襄公은 제일 먼저 달려가 견융犬戎

        진압鎭壓 하였으며, 연이어 주평왕周平王이 즉위하여

        낙양洛陽인 동주東周로 천도 하는데 공을 세우자

        그 공으로 백작伯爵의 관작을 받았다.

 

        또한, 왕실의 발원지인 기산岐山 땅을

        하사받음으로써, 이때부터 정식으로 제후국이 되었다.

 

진양공秦襄公이 죽고 진문공秦文公이 즉위하자, 그는 진양공의

뜻을 이어받아 끊임없이 침공하는 융족들을 몰아내고,

 

기산岐山 땅에서 풍읍豊邑까지 진나라 땅으로 삼는 등으로,

영토를 크게 넓히면서, 기산岐山에다 커다란 성읍을 구축하니,

바로 평양平壤 이며, 옹성雍城 이라고도 부르게 되었다.

 

        나라가 안정되기까지 융족들과 100여 년 동안

        끊임없이 싸우며, 여러 명의 군주가 전사하기도 하였다.

 

        이윽고 100여 년이나 지나며, 기원전 659년경에

        6대 진덕공秦德公은 개를 잡아 충재蟲災

        방지하는 제사를 올림으로써

 

        처음으로 복날을 만들었으며 개를 잡아먹으며

        열독熱毒을 다스리게 하였다니, 날에 개고기를

        먹도록 하는 풍습을 만든 장본인이 되었다.

 

        진덕공秦德公의 아들인 진목공秦穆公

        기원전 660년에 진나라 제9대 군주로

        즉위하여 현명한 군주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이때 이웃인 진나라 진헌공晉獻公은 상하 2二軍을 창설하여,

, , , , 등을 점령하여 병탄하였다.

 

또한, 대륙의 동쪽인 산동반도에는 제나라의 제환공齊桓公

패공霸公을 자처自處 하며 천하에 이름을 날리고 있을 때였다.

 

        천하의 군주들이 활발히 움직이는데, 나는 겨우

        모진茅津 땅의 융족戎族을 토벌하여

        황하黃河 북쪽으로 몰아내는 성과만 올렸을 뿐이다.

 

        언제까지 이 궁벽한 곳에만 머물러야 하겠는가.

        그러나, . 진목공秦穆公은 이대로 머물지 않으리라.

       

        융족戎族 들을 하루빨리 모두 제압하여야 하고

        제압하고 나면, 언젠가는 중원中原에 진출하여

        한 번쯤 천하의 패공覇公이 되기도 하여야 할 것 아닌가.

 

        먼 동쪽에는 제나라의 제환공齊桓公

        천하의 강력한 패공覇公으로 군림하고 있으며

 

        중원中原으로 나가려 하여도 진나라가

        앞을 가로막고 있는 형편이 아닌가.

 

        또한, 진헌공晉獻公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어.

        진군晉軍의 막강한 군사력을 당할 수가 없도다.

 

        그러나 먼 앞날에 내 기필코 힘을 키워내

        , 반드시 중원中原의 패공覇公이 되고 말리라

 

나라는 황하黃河의 맨 서쪽 상류 지역으로 산악이 많아 궁벽한

작은 나라로 알려졌으므로,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들지 않았다.

 

        우리 진나라에는 왜 인재들이 모여들지 않는가.

        나라의 관중管仲 같은 뛰어난 인재를 찾아내

        우리 국력을 키워내며, 나의 야망을 펼쳐보리라.

 

나라 진목공 秦穆公은 한창 젊은 나이에 군주가 되었으며

젊은 패기만큼이나 포부가 큰 만큼, 언젠가는 패업霸業을 이루어

한 번쯤은 기어이 패공霸功 이 되고 싶은 야망이 있었다.

 

        주공, . 공자 칩이옵니다.

        장차 중원中原에 진출할 기반을 갖추려면

        먼저 국력을 키워내야 하옵니다.

 

        지금 우리 진나라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이오니

        우선 침략이 없도록 주변 나라들과 우호를 맺어

        나라를 안정시켜야 힘을 키울 수가 있나이다.

 

        옳은 말이오. 무슨 좋은 방법이 있겠소.

        지금 진나라는 괵과 우나라를 병합하여

        이제 황하黃河 강변을 모두 점령하였으므로

        얼마든지 중원中原으로 곧바로 나갈 수 있습니다.

 

        주공. 이제 가까운 융족戎族 들은 다스렸으므로

        우선으로 진나라와 친분을 두터이 하여

        국력을 키우며 기회를 봐야 하나이다.

 

        좋은 방안을 말해 보시 오.

        주공께선 군위에 오른 지 6년이나 돼 오나?

        정실부인正室夫人 자리가 비어있습니다.

 

        나라의 진헌공晉獻公에게는 백희伯姬라는

        어여쁜 큰딸이 있사오니, 먼저 진나라에

        청혼하여, 우호를 맺는 것이 좋을듯합니다.

 

        백희伯姬라는 큰딸이라. 좋은 생각이오.

        누가 혼사를 추진할 수 있겠소.

 

        주공, 신이 진나라를 찾아가

        진헌공晉獻公에게 청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진헌공晉獻公은 이웃 나라인 진나라에서 청혼이 들어오자

혼사를 성사시키는 게 좋은지 시초점蓍草占을 쳐보라고 하자

태사太卸 는 대나무 통에 대나무 젓가락을 넣고 흔든다.

 

       주공, 뇌택귀매雷澤歸妹 라는 괘를 얻었나이다.

       그 육효六爻의 점사는 다음과 같사옵니다.

 

       士刲羊     (사규양   ) 장사가 양을 찔렀는데

       亦无衁也 (역무황야) 왠 일인지 피가 나지 않는구나

       女承筐     (여승광   ) 여자가 광주리를 이고 있는데

       亦无貺也 (역무황야) 그 안에 아무것도 없구나!

       西鄰責言 (서린책언) 서쪽의 이웃이 꾸짖으나

       不可償也 (불가상야) 갚을 길이 없구나!

 

       태사太卸 는 그 괘를 풀이해보라.

       주공, 천천히 들으시옵소서.

 

       서쪽에 있는 섬진이 앞으로 당진을 꾸짖는다는

       괘는 서로 사이좋게 지낼 수 없다는 뜻입니다.

 

       또한, 귀매歸妹란 젊은 여자가 시집을 간다는 말입니다.

       진이 변하여 가 되면, 그 괘는 규가 되는데,

       규나 이는 모두 길한 괘가 아닙니다.

       결코, 혼인을 허락하여선 아니 됩니다.

 

       허 어, 뭐 그리 안 좋게 나오는가.

       어서 태복太卜 곽언郭偃을 부르라.

 

진헌공晉獻公은 태복太卜 곽언郭偃을 불러 거북점龜卜을 치게 하니,

곽언郭偃은 거북의 등껍질인 귀갑龜甲을 불에 구워본다.

 

       주공, 그 징조가 대길로 나옵니다.

       어서, 풀이해보라.

       주공, 육효六爻의 점사를 말하겠나이다.

 

       松柏爲鄰 (송백위린) 소나무와 잣나무가 서로 이웃하고 있으니

       世作舅甥 (세작구생) 대대로 혼인할 사이며 

       三定我君 (삼정아군) 세 번이나 우리 군주를 정해주니.

       利于婚媾 (이우혼구) 혼인하면 이로움이 있을 것이며

       不利寇    (불리구    ) 싸우면 좋지 않으리!

 

중요한 일이었기에 태사太卸 와 태복太卜인 곽언郭偃은 서로

자기 점괘占卦가 맞는다며 언성을 높여 서로 주장을 하는 것이다.

 

       옛말에 거북점이 산가지 점에 우선한다고 했다.

       거북점에 대길이라고 하니 어찌 의심하겠는가?

 

       소문에 듣자 하니 진목공秦穆公이 패기도 있어.

       나라가 점점 강해진다고 하오.

 

       과 혼인婚姻을 맺으면 서쪽이 편안해질 것이니

       그들의 청혼請婚을 받아드리는 게 좋겠도다.

 

과 진나라는 서로 이웃하고 있어, 서로의 이익을 위해

동맹처럼 가까이할 필요성이 있을 때였으므로, 진헌공은 청혼을

흔쾌히 승낙하였고, 공자 칩은 청혼 승낙을 받아 돌아간다.

 

       공자 칩이 진나라를 벗어나기 전에 밭을 가는

       한 농부를 만나는데 몸집이 유별有別 히 크며

 

       얼굴빛이 붉은 사과와 같고,

       콧수염은 교룡蛟龍 처럼 굵게 틀어 올렸으며,

 

       보통사람 보다 서너 배나 큰 쇠스랑을

       들어 올려 흙을 찍으며 밭을 매고 있었다.

 

       큰 쇠스랑을 들어 밭을 찍으니, 엄청 깊게 파이며,

       많은 흙이 앞으로 쏟아져 나오는 걸 보아

       저자는 보통사람의 서너 배나 되는 힘이 있으며

       건장한 장사로 일하는 소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공자 칩은 대단한 힘을 가진 장수 감임을 알아보았으며, 가까이

다가가 사람 된 모습을 살펴보며 말을 걸게 되었다.

 

        댁의 성씨가 어찌 되오.

        성은 공손公孫 이며 이름은 지라 하고

        자를 자상子桑 이라 하오.

        우리 진나라 주공의 먼 일가 뻘 입니다.

 

        그대는 인재가 분명한데

        세상에 나가 출세할 수 있으련만

        어찌하여 농사만 짓고 있는 것이오.

 

        뛰어나다고는 하나, 아무도 천거해주지 않으니

        열심히 농사만 짓고 있을 따름입니다.

 

        나는 진나라 중대부重大夫로 있소이다.

        나와 같이 진나라에서 살면 어떻겠소.

 

        남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충성을 다 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저의 앞날을 진정으로 돌봐주신다면

        기꺼이 신명을 바쳐 충실히 임하겠습니다.

 

165 . 나의 운명인가, 한때의 시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