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101∼200 회

제 142 화. 조급한 야망이 큰 전쟁을 불러오는가.

서 휴 2022. 7. 31. 20:52

      46. 초성왕의 중원침략

 

142 . 조급한 야망이 큰 전쟁을 불러오는가.

 

       왕이시여, 신 투곡어토鬪穀於菟 이옵니다.

       이제부터 우리 초나라는

       어진 사람을 찾아 등용登用 하고,

 

       유능有能 한 사람에게는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마땅히 벼슬을 내리겠나이다.

 

       왕이시여, 학식과 지혜가 풍부한 굴완屈完에게

       대부 벼슬을 내리고자 하오며,

 

       재능과 무술을 겸비한 투장鬪章에게는

       투씨鬪氏 일족과 함께 군사를 통솔하게 하면서

       군사를 양성하게 하고자 하나이다.

 

       왕이시여, 비록 신의 아들이오나 투반鬪班에게

       옛 신나라의 땅이었던 신현申縣

       다스리게 하면서 새롭게 성을 쌓게 할 것이며,

 

       아울러 중원中原으로 나가는 길목인

       한수漢水 일대를 장악하게 만들겠나이다.

 

       알겠소, 영윤令尹께서는 모든 권한을 가지고

       소신껏 국정을 잘 살펴주시오.

 

투곡어토鬪穀於菟는 초성왕楚成王에게 이야기하여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면서 부국강병책을 펴나가기 시작하였다.

 

       왕이시여, 이제 우리나라가 안정되고 있는바

       영성郢城은 좁사오니 가까운 형승形勝 땅으로

       새롭게 옮기고자 하나이다.

 

       좋은 생각이나 어려움이 따르지 않겠소.

       모든 일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옵니다.

 

초성왕楚成王은 단양丹陽 땅에서 형승形勝 땅으로 도성을 옮기자,

이미 점령하였던 신나라 땅을 투곡어토鬪穀於菟 아들인

투반鬪班을 신공申公으로 삼아 다스리게 함으로써, 중원中原으로

나가는 주요한 길목인 한수漢水 일대를 장악하게 되었다.

 

       . 여러분 고생 많이 하였습니다.

       이제 예전의 국력 이상으로 회복하게 되었소.

 

       나라에서 관중管仲을 중보仲父라 부르듯이

       우리 초나라 사람들도 앞으로,

 

       투곡어토鬪穀於菟 라는 이름으로 부르지 말고

       이제부터 모두, 자문子文 이라 부르시오.

 

초성왕楚成王은 투곡어토鬪穀於菟의 등장으로 국력이 예전보다

강성해지자, 본격적으로 중원 진출에 대한 야망을 밝히게 된다.


       우리 초나라도 패업覇業을 이뤄야 하지 않겠소.
       제환공齊桓公의 위세가 너무 강하니 어찌하면 좋겠소.


초성왕楚成王은 초문왕楚文王에 못지않은 야심을 품고 있었으므로

제환공齊桓公에 대한 칭찬이 들려올 때마다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투곡어토鬪穀於菟를 불러놓고 한숨짓는 일이 잦아졌다.

 

       자문子文은 어찌 생각하시오.

       세상에 온통 제환공齊桓公의 이야기뿐이오.

 

       왕이시여, 제환공齊桓公은 꾸준히 덕을 펼쳐

       민심과 명성이 그에게 귀의歸依 하게 하였나이다.

 

       자문子文, 중원中原에는 세 살 먹은 어린아이까지

       패공霸公의 자랑을 운운云云 하며

       제환공齊桓公을 노래처럼 부르는 모양인데

 

       우리 초나라는 한수漢水 서쪽 구석에 처박혀

       도 펴지 못하고 이름도 날리지 못하고 있소.

 

       이 넓은 세상에는 제나라만 있고

       우리 초나라는 없는 것이오.

       정말 한심스럽고 부끄러운 생각뿐이오.


       왕이시여. 신 투곡어토鬪穀於菟 이옵니다.
       제환공齊桓公은 군위에 오른 지 30년이 지났으며

       또한, 패업覇業을 경영한 지 20년이 넘었나이다.

 

       그동안 제환공齊桓公은 해낸 일이 많습니다.

       산융山戎을 정벌하여 연나라를 안정시켰고

       끊어질 뻔한 노나라의 대를 잇게 해주었으며

 

       북융北戎에 쫓겨 피난 가며, 거의 망할 뻔한

       나라의 백성들을 위하여

       초구楚丘 땅에다 초구성楚丘城 을 새롭게 세워

 

       나라의 도성都城을 다시 만들어 주었으며

       따라서 사직社稷을 다시 이어가게 하였나이다.

 

       왕이시여, 그뿐만이 아니옵니다.

       북적北狄 에게 망한 형나라에게

       도성都城 인 이의성夷儀城을 새롭게 쌓아줌으로써,

       망한 형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었나이다.

 

       왕이시여, 齊 나라에 비하여 우리 초楚 나라는

       웅간熊艱과 자원子元으로 인하여 어지럽던 나라가

       이제 겨우 안정되기 시작한 지 불과 3, 4년이옵니다.

 

       왕께서 앞으로 5년간만 기다리시면

       우리 초나라가 천하의 강대국이 되옵니다.

 

       왕이시여, 너무 상심하지 마시옵고

       조금만 더 기회를 기다려야 합니다.


       허 어, 자문子文의 말씀대로라면 그때까지

       제환공齊桓公의 그늘에 살아야만 하겠소.


       왕이시여. 지금은 제나라를 우리 혼자

       상대하기가 매우 벅찹니다.

 

       하지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하실 수 있는 일이 하나 있나이다.


그 말에 초성왕楚成王은 귀가 번쩍 뜨여, 상체上體를 내밀면서

다급하게 투곡오토 鬪穀於菟에게 큰 기대를 걸며 물어보는 것이다.

 

      방금 무어라 하였소.
      나라도 천하를 경영할 수 있단 말이오.


      그렇습니다, 먼저 하실 일로써 

      먼저 정나라를 점령하시옵소서.

 

      만약에 그보다 먼저 제나라와 직접 부딪친다면

      보다는 실이 더 많을 것입니다.

      지금 중원中原을 살펴보시오면 남북 사이에

      나라가 병풍屛風의 안팎처럼 끼어 있사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정과 가깝습니다.

      만일 왕께서 중원中原을 다스릴 마음이 계신다면

 

      가장 먼저 정나라부터 제압하여

      우리 것으로 만들어 놔야 합니다.


      이란, 나라라.
      좋소. 나라를 먼저 점령할 것이오.


투곡오토 鬪穀於菟는 초성왕楚成王이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고 있어,

할 수 없는 답변으로 정나라 정벌하자고 제안하고 말았으나,

제안하고 나자 막상 장차 생길 일에 몹시 걱정하게 된다.

 

       투곡어토鬪穀於菟는 단지 초성왕楚成王

       위로하고자 한 말이었으나, 초성왕楚成王

       투곡어토의 깊은 뜻을 알아차리지 못하며

       자기의 뜻대로 결심하고 마는 것이었다.

 

초성왕楚成王은 모든 신하를 한 자리에 불러놓고, 중원中原으로

나갈 것을 결연한 어조로 과감하게 천명闡明 하는 것이다.


      우리가 정나라를 점령함으로써,

      우리 초나라가 중원中原 으로 나아가는

      교두보로 삼아야겠다는 결심을 하였소.

 

      누가 과인의 뜻을 같이하여

      저 정나라를 한번에 점령하겠소.


      왕이시여, 신 대부 투장鬪章 이옵니다.
      신이 왕의 염원을 풀어드리겠나이다.


      투장鬪章은 대부 투렴鬪廉의 동생이 아닌가.
      투장鬪章의 용기가 가상嘉賞 하도다.

 

      투장鬪章은 우리 초군楚軍을 이끌고

      정나라를 정벌하고 돌아오라.

 

초성왕楚成王은 투장鬪章의 용기를 가상히 여기며, 신하들이 보는

앞에서 칭찬하고는 그에게 초군楚軍과 병거兵車를 내주었다.


이에 투장鬪章은 병거兵車 2백 승을 앞세워, 나라를 향해

쳐들어가니, 이때가 초성왕 13년으로 기원전 659년의 일이었다.

 

        이미 시대는 변하여 약한 나라에

        새로이 강한 나라가 나타나 침범하게 되면

 

        약한 나라는 살아남기 위해,

        더 강한 나라에 의지하여

        그쪽의 침공을 막아내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는 모두 제나라에 의지하였으며

        제환공齊桓公 역시 패공으로써 즉각적으로 원조하여

        최근 10여 년 동안 큰 피해 없이 지낼 수 있었다.

 

        다만 채나라 만이 초나라에 굴복하여

        초나라의 속국이 되어있을 뿐이었다.

 

그런 사이에 투곡오토鬪穀於菟가 등장함으로써 초나라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였으며, 이에 초성왕楚成王이 야망을 드러냄으로써

그 첫 번째 목표로 지목된 나라가 바로 정나라가 된 것이다

 

      , 다들 들으시오.
      우리 정나라는 중원中原의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어.

      나라의 동향動向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소이다.


      옛날 정장공鄭莊公 께옵서는 중원中原

      한복판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여

 

      왕실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였지만,

      국력이 약해진 지금은 오히려

 

      중원中原 진출을 노리는 초나라의 목표가

      되고 말았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신정新鄭 성 밖의 교외에다 길질관桔秩關 이라는

      요새를 구축하면서 외성外城을 쌓은 것도,

      나라 침공에 대비한 것이었잖소.

 

      그 덕분에 3년 전 초나라 자원子元

      쳐들어왔을 때 무사히 위기를 넘긴 바 있었소.


정문공鄭文公은 모든 신료臣僚를 모아놓고 초나라의 침공에

대비하고자, 연일 회의를 거듭하며 묘책妙策을 짜고 있었다.

 

      이번에 또 초군楚軍이 쳐들어온다니

      초나라 장수는 누구인가.

 

      주공, 투장鬪章 이란, 장수이옵니다.

      만만치 않을 텐데 어찌 방비하면 좋겠소.


      주공, 신 대부 담백聃伯 이옵니다.

      신이 외성外城인 순문純門으로 나아가

      형만荊蠻의 침공을 막아내도록 하겠나이다.


      그 대가 막아낼 수 있겠는가.

      주공, 최선을 다하겠나이다.

 

      좋도다. 아울러 사자使者를 제나라로 급히 보내

      우리의 위험한 처지를 빨리 알리도록 하겠노라.

 

나라 사자使者가 급히 제齊 나라에 찾아와 정나라의 위급

상황을 알리었으며, 이에 제환공齊桓公은 천하의 패공霸公 으로써

 

나라를 돕자면서 신속하게 송나라 땅에 모이자고

연락하자,  曹 나라 등이 먼저 병거兵車를 몰고 왔다.

      투장鬪章 장수께 아뢰오.

      긴급한 파발擺撥 이옵니다.

 

      나라를 비롯한 연합군

      정나라를 구하고자, 나라의

      정땅에 모여 회합을 하고 있습니다.

 

      뭣이라고. 큰일이로구나.

      나라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고

 

      여기에 연합군까지 오게 된다니

      우리가 정鄭 나라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연합군을 어찌 막아야 할지 정말 큰 일이로구나

 

      우리의 병거兵車 2백 승으로는

      나라 하나만도 벅찬데

 

      연합군聯合軍까지 덤벼든다니
      아무리 생각하여도 승산이 있을 것 같지 않구나.


      어쩔 수 없이 그냥 돌아갈 수밖에 없겠도다.

      돌아가 더 준비하여 다시 찾아오리라.


이렇게 생각한 투장鬪章은 정나라 국경에 다다르게 되었으나,

연합군이 온다고 하자,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여, 공격도 해보지

못하고, 미리 철군하게 되니 식량만 낭비하고 군사들만 피로하게

만들었다, 초성왕楚成王은 불같이 화를 내었다.

 

      뭣이라 하였느냐.

      투장鬪章이 싸우지도 않고 그냥 돌아온단 말이냐.

 

      국법國法의 처단處斷을 면하려면,

      반드시 스스로 공을 세워야 하느니라.

 

      투렴鬪廉은 어서 이 앞으로 나오시오.

      , 이 칼을 주노니 투장鬪章의 목을 베어 오시오.

 

      결코, 성안으로 들어서게 하여서는 아니 되오.

      투렴鬪廉은 반드시 그리하고 돌아오시오.

      투렴鬪廉은 어서 가서 죽이고 오시 오.

 

나라를 점령하고 돌아오길 학수고대鶴首苦待 하며 기다리던

초성왕楚成王은 뜻밖으로, 투장鬪章이 한번도 싸워보지 않고,

 

그냥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 불같이 화를 내면서, 그 즉시

투렴鬪廉을 부르며, 그에게 보검寶劍을 내주면서 외쳐댔다.

 

      학수고대鶴首苦待

      학 학, 머리 수, 쓸 고, 기다릴 대.

 

      학의 목처럼 목을 길게 늘여 빼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애타게 기다리고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143 . 죽고 살기로 싸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