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101∼200 회

제 118 화. 문강, 음기를 버리지 못하는가.

서 휴 2022. 7. 9. 14:04

제 118 . 문강, 음기를 버리지 못하는가.

 

제환공齊桓公 13년이며 기원전 673년인 이해에 노장공魯莊公

생모인 문강文姜이 세상을 떠난다.

 

문강文姜은 천성적으로 음기陰氣가 많은 여인인가 보다. 그녀의

음탕淫蕩 한 모습을 잠시 들여다 보자.

 

       연인이자 오라비인 제양공齊襄公이 비참하게 죽자,

       애통한 나머지 그녀는 몸까지 쇠약해져

       천식喘息 병에 걸려 병석에 눕는 일이 잦았었다.

 

효성이 지극한 노장공魯莊公은 어머니인 문강文姜의 병을 고쳐주기

위하여,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중에 어렵게 거나라의 명의名醫

불러오게 하였다.

 

       어마마마. 나라의 명의名醫를 불렀나이다.

       주공. 정말 고맙소.

 

       명의名醫 임, 어서오세요.

       명의名醫 라 하여 나이가 많은 줄 알았더니

       젊기도 하고 건장健壯 하며 잘 생겼구려!

 

       마마, 신이 진맥하고자 하나이다.

       조용히 팔을 내미십시오?

 

       마마, 천식喘息 이란 것은 기도氣道

       만성적慢性的 인 염증炎症이 생기면서,

       그로 인하여 기도氣道가 좁아지는 것이옵니다.

 

       마음을 편히 가지셔야 하오며

       매일 꾸준히 약을 드셔야 하오니

       당분간 찬 바람을 쐬지 마시옵소서.

 

문강文姜은 젊고 잘생긴 의원의 손길이 닿으며, 따스하고 부드러운

젊은 체온이 다가오자, 불현듯 음심淫心이 일어나, 참지 못하고

힘차게 침상으로 잡아끌어 당기었으며, 앙칼스럽게 끌어안으면서

기어이 남녀의 관계를 맺고 마는 것이다.

 

       오 호, 오랜만에 몸이 풀리는 구나.

       내 충분한 보물寶物 을 줄 터이니

       의원은 이곳에 오래 머물도록 하라!

 

       마마. 소문이 나면 어쩌시려 하나이까?

       소문은 걱정하지 마라!

 

       마마. 이곳에 머문 지 3개월이나 되옵니다.

       고향 집에 노모가 계시어 꼭 가봐야 하나이다.

 

       잠시만 다녀오겠나이다.

       잠시라고 하였느냐?

 

       예 예, 한 달이면 되겠나이다.

       한 달 안에 꼭 돌아오도록 하라.

 

겨우 문강文姜에게서 벗어난 의원은 도망치듯 자기 집이 있는 거 

나라로 돌아갔으며, 문강文姜은 기다려 보아도 돌아오지 않자,

 

성급히 참지 못하고 직접 치료治療를 받아야겠다며, 나라로

달려가 그 의원 집에 묵는 것이다.

 

       의원은 문강文姜의 끝없는 음욕淫慾

       만족시켜 주느라 나날이 수척瘦瘠 해지자,

 

       마침내 꾀를 내어 정력이 세다고 자처하는

       장사壯士 하나를 골라내어 천거薦擧 하여 주었다.

 

       문강文姜이 다행히 장사壯士에 흡족洽足 해하자,

       의원은 얼른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버렸다.

 

문강文姜은 늙어가면서도 더욱 음욕淫慾을 즐겼으나, 오라비였던

제양공齊襄公 만큼 자신을 만족시켜 주지 못한다는 걸, 몹시

아쉬워하며, 마침내 천식喘息이 심해져 임종臨終을 맞게 되었다.

 

       어서 주공을 부르라.

       어마마마, 부르셨나이까.

 

       아들아, 내가 이제 떠날 것 같구나.

       어마마마. 왜 그런 말씀을 하시나이까?

 

       나는 오랫동안 살았도다.

       나는 제나라 사람으로 노나라에 시집왔도다.

 

       내가 일찍이 너의 짝으로 제의 애강哀姜

       맺어주겠다고 언약한 바 있지 않으냐?

 

       지금까지 어지러운 변란의 연속이라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였으나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제나라에 청혼하여

       애강哀姜을 너의 배필로 맞아들이도록 하여라.

 

       더구나 제환공齊桓公이 패업覇業

       도모圖謀 하는 중이 아니겠냐.

 

       제환공齊桓公 과 좋은 관계를 이어가며

       두 나라의 우호를 증진시키도록 하여라

 

문강文姜이 떠나자, 노장공魯莊公은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후

문강文姜의 유언에 따라, 신료들과 혼사를 논의하게 되었다.

 

       주공께서는 지금 상을 당하시어

       빈소殯所를 모시고 있는 몸이므로

       성급히 혼인할 수 없나이다.

 

       제齊 나라는 선군이신 노환공魯桓公을 죽인

       철천지 원수의 나라입니다.

       주공께서는 절대로 혼인하여서는 아니 됩니다.

 

       주공, 어머니의 유언을 무시할 수는 없나이다.

       상중에 혼인하는 것이 빠르다면

       삼년상을 마친 후에 혼례를 치르도록 하십시오.

 

반대와 찬성이 팽팽한데, 특히 대부 어손御孫은 제나라와 혼인을

맺으면 장차 해로운 일이 생긴다면서 극구 반대를 하였다.

 

       주공, 선군께서 제나라의 음모로 죽었나이다.

       그러함에도 제나라 여인을 맞이하는 것은

       백성들이 보아도 그렇고, 이치에 맞지 않나이다.

 

       모친의 유언을 따르지 않는 것은 불효가 되오.

       유언에 따라 청혼 사절을 보낼 것이오.

 

노장공魯莊公은 부친인 노환공魯桓公을 위로하기 위하여 사당을

새로 짓고, 기둥에 붉은 칠을 하였으며, 서까래마다 화려한 장식을

하며, 정성껏 제사를 올림으로써 망자의 영혼을 달래주었다.

 

       주공, 노장공魯莊公이 청혼 사절을 보냈사옵니다.

       으 흠, 아주 오래전의 언약을 지키려 하는구나.

 

       두 동맹국同盟國 간의 혼례인바 쾌히 승낙하노라.

       혼례식을 성대하게 치러지도록 준비하라.

 

제환공齊桓公은 혼인을 쾌히 승낙하였다. 이때가 노장공魯莊公

재위 24년으로 37세였으며, 나라의 애강哀姜이 노나라의

정실부인正室夫人이 되면서, 아울러 잉첩媵妾으로 따라온 동생인

숙강叔姜도 노장공魯莊公의 부인이 되었다.

 

       제와 노두 나라는 좋은 뜻으로 혼례를 치뤘다.

       애강哀姜은 기대에 부풀어 노나라로 시집을 왔으나,

 

       장차 애강哀姜으로 인하여 나라의 공실에

       또 한바탕 피바람이 불어 닥칠 것을 짐작하는 사람은

      대부 어손御孫외에  아무도 없었다.

 

 나라는 바쁜 일정이 지나가자, 조당朝堂에 신료臣僚 들이

모여들어, 편한 마음으로 지난날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주공, 신 공손恭遜 습붕襲封 이옵니다.

       주공께서 맹주에 오른 지도 10년이나 되었나이다.

 

       10년이 지나는 사이에 천하뿐만 아니라

       우리 제나라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나이다.

 

       이제 우리나라 경제가 탄탄하게 이뤄졌으며

       군사력도 더욱 강건剛健 하게 구축이 되었나이다.

 

       산동반도山東半島 만 해도 곳곳에 하나의 마을 같은

       작은 나라들이 산재散在 해있어

 

       그곳에 군사를 파견派遣 하거나,

       항복降伏을 받아내며, 흩어져 있는

       소국小國 들을 많이 병탄倂呑 하였나이다.

 

       그렇긴 하나, 어려울 때도 많았소.

       옛날 선군이신 제희공齊僖公 때에는

 

       산융山戎의 강한 침략을 받아

       정장공鄭莊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였소.

 

사실이 그러하였다. 주무왕周武王 시절 태공망太公望 강상姜尙

광대한 지역을 제나라 영토로 삼는 데 성공했으나, 그 후 제

나라의 힘이 쇠약해지자, 다시 주변의 소국小國과 이족夷族 들이

자주 침범하면서 국경의 개념도 유명무실해졌었다.

        이런 상태가 3백 년 가까이 지속하여오던 중에

        정장공鄭莊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였고

 

        그 후로는 걸출傑出 한 제환공齊僖公

        명신名臣 관중管仲등장登場 하여

 

        10여 년 사이에 주변의 소국小國이족異族 들을

        모두 흡수하거나 통합시켰다.

 

병탄한 소국小國이족異族 나라의 수만도 35개국이나 되었다.

이족異族은 회수淮水와 제수濟水 유역에 살아가는 소수 민족이다.

    

제환공齊僖公 18년에는 지금의 안휘성 사수현에 위치한 제후국인

나라마저 병탄함으로써, 마침내 산동성 일대의 모든 소국을

통합하여 산동반도 일대를 모두 다스리게 되었다.

 

       이렇게 제나라 영토領土태공망太公望 시대보다

       더 넓어졌으며 국경지역도 확실하게 구분하여 놓았다.

 

       그러고 그 이듬해인 제환공 196월에는,

       또다시 의 네 나라 군주들을

       송나라 영토인 유땅으로 불러내어

       네 번째로 회맹을 가짐으로써

       제환공齊僖公 자신이 패공 임을 재확인하였다.

 

나라의 유땅의 회맹에서 돌아온 제환공齊桓公은 매사에

자신감이 생기며 기분이 좋아져, 나라로 돌아오자마자,

신료臣僚 들을 모아놓고 커다란 연회宴會를 베푸는 것이다.

 

       이제 과인寡人이 천하의 주왕周王

       다를 바가 무엇이겠는가?

 

       이제, 주왕과 같은 권위와 권력을

       과인이 행사하고 있지 않은가?

 

       그동안 모두 들 고생苦生 들이 많았소!

       술잔에 술을 가득 따르고 즐겨 봅시다.

 

       자. 모두 술잔을 높이 들어 보시 오.

       오늘은 정말 즐거운 날이 아니겠소.

 

       주공. 만수萬壽 만수萬壽 하시옵소서.

       포숙아鮑叔牙는 왜 술잔을 들지 않는 거요?

 

       이제 이룬 패업覇業이 즐겁지 아니한 것이오?

       신이 어찌 오늘이 즐겁지 아니하겠나이까?

 

       다만 총명聰明 하신 우리 군주와 어진 신하는

       비록 즐거울지라도 지난날의 근심하던 때를

       결코, 잊지 않는 법이옵니다.

 

       그런데 지금 좌석을 돌아보니

       군신들이 모두 즐거움에 도취陶醉 하여 있을 뿐으로

 

       지난날의 일들을 잊고 있는 것 같아

       잠시 마음을 추스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바라건대, 주공께서는

       지난날 망명亡命 하던 시절을 잊지 마시고,

 

       관중管仲은 지난날 함거轞車 속에 갇히어

       황곡黃鵠의 노래를 부르던 때를 잊지 말 것이며,

 

       대부 영척寧戚은 가난하고 외로웠던

       촌부村夫 시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여씨춘추呂氏春秋의 직간直諫에서 나오는 이야기인데

물망재거勿忘在莒 라는 말로, 땅에서 망명 생활할 때를 잊지

말라는 부탁으로 하는 말이었다.

 

       물망재거勿忘在莒

       말 물, 잊을 망, 있을 재, 봉국封國 이름 거.

 

       물은 무엇을 감거나 똘똘 마는 것을 뜻한다.

       곧 옛일을 잘 간직하자는 뜻이 되겠다.

 

       거나라에 있을 때를 잊지 말라.

       제환공齊僖公이 공자 시절에 어머니 나라인

       거나라에 망명하고 있던 시절을

       돌이켜보며 잊지 말라는 뜻이 되겠다.

 

영척寧戚은 위나라 사람으로 일찍이 경세제민經世濟民의 큰 뜻을

품고 있었으나, 처지가 너무나 궁곤하여 남의 천거를 받을 수가 없어

상인의 짐수레를 모는 하인으로 들어가 제齊 나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 같은 말에 제환공齊桓公은 깜짝 놀라며, 불현듯 자리에서

일어나 포숙아鮑叔牙에게 읍하고 난 뒤 좌우를 돌아보며 외쳤다.

 

       포숙아鮑叔牙의 말을 다들 들었소?

       지금, 이 순간부터 포숙아鮑叔牙의 말대로

       과인부터 어려웠던 시절을 절대 잊어선 안 될 것이오.

 

       포숙아鮑叔牙의 말은 이 모두,

       우리 제나라 사직社稷의 무궁한 복이오!

 

이때, 왕실의 주공周公 기보忌父와 소백召伯 는 왕자 퇴

이 일어났을 때, 주혜왕周惠王을 보호하며 따라다녔던 측근

중의 측근이었는데, 소백召伯 가 왕실의 사자로 제나라에 왔다.

 

       어서 오십시오.

       어찌 기별奇別 도 없이 오셨나이까?

 

       내가 온 까닭을 모르시오?

       왕명을 어찌 짐작斟酌 할 수 있겠나이까?

 

       혹여, 왕자 퇴의 난에 돕지 않은 것을

       탓하시려고 오신 것입니까?

 

소백召伯 는 의아해하는 제환공齊桓公을 바라보며, 가지고

온 함에서, 주혜왕周惠王의 칙서勅書를 꺼내어 읽어주는 것이다.

 

119 . 강한 자에게는 아첨꾼이 따르는가.